​"굿바이 코로나" 베트남, 대내외 개방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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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베트남)=김태언 특파원
입력 2022-03-24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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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심 재개방, 등교정상화, 서비스업 제한 해제 등

  • 국제관광 전면재개 추진 속 백신여권 17개국 확대

  • 확진자도 격리없어..."코로나, 풍토병으로 간주할 것"

“모처럼 온 가족이 함께 나오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코로나 이후 2년 만에 다낭, 사파 등 휴양지가 아닌 하노이 도심에서 즐겁게 여유를 즐기는 것 같습니다.”

“호안끼엠 지역에 모처럼 사람들이 모인 것 같습니다. 정부의 방역정책 때문에 저녁시간에는 사람들을 찾아보기 어려웠지만, 북적이는 사람들로 마치 2년 전으로 돌아간 것 같습니다.”

지난 16일 하노이 중심부의 관광 명소인 호안끼엠(Ho Hoan Kiem) 인근 지역이 재개방되자 시민들과 관련 서비스업 종사자들의 얼굴에 모처럼 웃음꽃이 폈다. 호안끼엠 주변의 소위 맥주 거리로 불리는 따히엔(Ta Hien) 지역도 다시 손님들이 붐비면서 활기로 가득찬 모습이 연출됐다. 현지매체 VN익스프레스는 코로나19로 유령의 도시로 변했던 하노이 구도심 지역이 이제 4월의 무르익는 봄기운처럼 활력이 넘치는 거리로 변모했다고 전했다.

 

사람들로 붐비는 지난 18일 저녁 하노이 따히엔(Ta Hien)거리의 모습 [사진=징뉴스(Zing) 누리집 갈무리]

 
◆위드코로나 정책 지속...호안끼엠 등 도심 주요거리 다시 활기넘쳐
베트남의 코로나19 관련 대내외 개방 정책이 가속화하고 있다. 베트남 정부가 지난해부터 위드코로나(코로나 공존)와 뉴노멀(새로운 일상) 정책 기조를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본격적인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앞당기고 있다.

현지매체에 따르면 최근 베트남은 하노이 도심 재개방, 학교재등교, 서비스업 영업해제 등 제한조치가 연이어 풀리고 있다. 하노이시 당국은 16일 정부 상임위원회 권고결정에 따라 관광지역 재정비 내수 활성화를 위해 구도심 지역 개방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4월 코로나19의 재확산 이후 호안끼엠 호수 산책로와 주변지역이 폐쇄된 지 1년 만이다. 이에 따라 그간 중지됐던 호안끼엠 광장과 주변 지역에서 대중 집회가 허용되고 주말마다 진행했던 각종 행사들도 다시 이벤트를 시작할 예정이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지난달 중지된 각급 학교의 등교도 다시 시작했다. 교육당국은 하노이의 코로나19 지역 안정화 등을 이유로 학생 개인의 특별한 문제의 소지가 없다면 등교를 허용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하노이 12개 시내 구역에 위치한 초등학교뿐 아니라 중·고등학교도 온라인 수업에서 다시 대면수업이 가능해졌다.

유흥업을 제외한 일반서비스업도 자정까지 영업이 늘어났다. 하노이, 호찌민 등 주요도시 관계당국은 이달 초부터 식당, 스파, 커피숍 등 서비스업의 영업시간을 기존 저녁 9시에서 3시간 더 완화했다. 사실상 베트남 대부분의 서비스업이 통상 저녁 12시 이전에 문을 닫는다는 점에 비춰볼 때 완전한 영업 정상화다. 하이퐁 등 일부 지역은 가라오케(일본식 노래방), 바, 나이트 등 유흥업소의 영업제한도 철폐했다.

코로나19 확진자에 대한 자가격리 조치도 사실상 철회됐다. 베트남에서 코로나19가 확진돼도  더 이상 의무적으로 격리조치를 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베트남 보건부에 따르면 그동안 검사 결과 양성인 확진자들은 자가 또는 검역소 등 시설에 머물러야 했지만, 이 같은 7일 의무 격리와 PCR 음성 판정 시 해제 방침 규정을 풀어 확진자의 이동을 허락하기로 했다. 다만 보건부는 “코로나19 확진자는 외출 등 이동을 할 수 있지만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다른 사람과의 일정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팜민찐 총리는 이달 초 코로나19에 대해 팬데믹(감염병의 대유행)에서 엔데믹(풍토병)으로 전환해 관리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총리는 관련회의에서 “이제 우리는 팬데믹에서 엔데믹으로 전환할 때가 됐다”며 “앞으로 정부는 코로나19를 풍토병으로 정상화해 효과적이고 적절한 통제를 유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매일 10만 이상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도 총리의 언급을 통해 베트남 정부의 지속적인 개방 의지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하노이 노이바이 국제공항의 의료 신고 부스 [사진=베트남 정부 공보]

 
◆“거꾸로 간 관광시계 되돌린다” 입국요건 완화하고 17개국 대상 무비자 허용
베트남이 코로나19 관련 내부 제한 규정을 대폭 완화하고 있는 가운데 외부개방도 한층 가속화되고 있다. 베트남 보건부는 15일 해외입국자에 대해 무격리 입국이 가능하도록 한 정부 공식공문(1265호)을 발표했다. 기존 모든 해외입국자에 대한 3일 격리방안에서 음성확인서 또는 코로나19 완치자의 경우 자가격리의무 제도를 철회했다.

보건부의 새로운 공문에 따르면 지금부터 입국하는 모든 외국인은 격리 없이 코로나19 음성증명서(2세이하 제외)만 제출하면 된다. 음성증명서는 출발 72시간 이내 유전자증폭검사(RT-PCR) 또는 역전사고리매개등온증폭법(RT-LAMP) 검사나 24시간 이내 신속항원검사를 통한 확인서다. 신속항원검사의 경우 해당국의 인증을 받아야 한다. 입국자가 음성증명서를 제시하지 못한 경우 24시간 이내 검사를 받고 대기하게 된다. 검사결과 음성이면 즉시 숙소(지정 호텔 등)를 떠날 수 있다. 

다만 모든 승객들은 입국 전에 의료신고서를 작성하고, 체류기간 동안 코로나19 전용 애플리케이션(PC-COVID)을 깔아야 한다. 또한 입국 후 10일 동안은 스스로 건강을 모니터링하고 증상이 있는 경우 즉시 당국에 신고해야 한다. 입국자가 양성으로 나타날 경우 지역 보건 당국에 보고해야 하고 별도의 추가 지침을 적용받는다. 이 규정은 항공편뿐만 아니라 도로, 해상, 철도 등을 통해 입국하는 사람들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외교부도 같은 날 관광목적의 해외입국자에 대한 무비자 사증발급 요건을 발표했다. 그동안 베트남 해외입국에서 관광비자는 입국 대상요건에 제외돼왔다. 외교부 신규 방안에 따르면 베트남 입국 시 해당국의 유효한 여권을 소지하고 코로나19 음성증명서 또는 완치회복자, 백신접종증명서 등을 보유한 자는 이달 15일부터 별도의 사전 승인 없이 베트남 입국이 가능해졌다. 

대상국가는 17일 기준, 기존 14개국에서 3개국이 추가돼 호주, 벨로루시, 캄보디아, 이집트, 인도, 일본, 몰디브, 뉴질랜드, 팔레스타인, 필리핀, 세인트루시아, 싱가포르, 한국, 스리랑카, 터키, 영국, 미국 등 총 17개국이다. 해당 국가의 입국자들은 비자 없이도 여권 종류와 입국 목적에 관계없이 15일에서 최대 30일까지 베트남 체류가 가능하다.

현재 베트남은 세계보건기구(WHO), 유럽연합(EU) 등이 정보를 제공하는 ‘코로나19 백신 추적·환경(COVID-19 vaccine tracker and landscape)'의 백신여권 시스템 도입을 고려 중이다. 외교부에 따르면 이 시스템에는 여권에 이름, 생년월일, 국적, 대상 질병, 백신 종류, 접종일자, 접종횟수, 백신 로트번호, 백신 제품명, 백신 제조업체, 인증코드 등 11개 정보가 자체적으로 담겨 있다.

레티투항 외교부 대변인은 “국제관광의 문을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개방하기 위해 현재 다른 국가들의 무비자 적용도 점차 확대할 예정”이라며 “정부 정책은 3월 15일을 기점으로 국제 관광을 완전히 재개함에 따라 베트남과 전 세계 국가 간의 여행을 용이하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레티투항 외교부 대변인 [사진=베트남통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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