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 설립자 게이브 뉴웰, NFT 악용하는 세력이 진짜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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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우 기자
입력 2022-03-0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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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이브 뉴웰, "블록체인 기술은 훌륭하지만, 현재 활용 방식은 그렇지 않아"

  • 스팀, 2017년 암호화폐 통한 게임 구메 제거하고 2021년엔 NFT 게임도 금지

  • 체이널리시스, 보고서 통해 자전거래로 NFT 가치 조작사례 소개...평균 1억원 챙겨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대체불가능토큰(NFT)와 블록체인은 오늘날 콘텐츠 산업에서 가장 주목받는 기술이다. 기존 콘텐츠 IP를 NFT로 발행하고 블록체인에 기록하면 이 정보는 영구적으로 보관된다. NFT는 복제가 가능한 디지털 데이터에 대해 고유한 값을 부여하는 기술이다.

NFT를 통해 데이터의 원본성과 소유권을 입증하는 것이 가능하며, 각 데이터마다 고유한 가치도 생긴다. 가령, 게임 내 아이템을 NFT로 발행하면 데이터에 대한 소유권을 게임 개발사가 아닌 사용자가 가질 수 있으며, 수집이나 거래도 가능하다.

이러한 특성은 NFT를 새로운 투자수단으로 만들었다. 오늘날 디지털로 작업한 예술 작품은 물론, 사진이나 동영상 등의 파일, 소스코드, 텍스트 등 다양한 데이터가 NFT로 발행된다. 한정된 수량으로 발행된, 의미 있는 작품은 아주 비싼 가격에 거래되기도 한다. 하지만 NFT의 가치 상승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지나친 변동성 우려...NFT와 블록체인 게임 금지한 스팀
게이브 뉴웰 밸브 코퍼레이션 설립자는 최근 NFT와 블록체인 게임에 대해 기술의 형태로서는 훌륭하지만, 현재 사용되고 있는 방식은 그렇지 않다고 밝혔다. 특히 암호화폐의 변동성 문제와 이를 악용하는 세력에 대해 우려했다. 똑같은 게임을 구매할 때 어제 가격과 오늘 가격이 지나치게 달라지는 것은 소비자에게 피해를 주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그는 또 다른 문제로 암호화폐 거래 중에는 사기성이 있거나 불법적인 출처에서 나온 자금도 있다는 점을 들었으며, NFT 역시 기반이 되는 기술보다는 투기나 자금세탁과 연관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과거 밸브 코퍼레이션이 운영하는 PC 게임 플랫폼 스팀은 과거 암호화폐를 게임 구매에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하지만 지나친 변동성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 등을 고려해 지난 2017년 암호화폐를 결제 수단에서 제외했다.

지난해 10월에는 자사 플랫폼에서 NFT 등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게임을 퇴출한다고 밝혔다. 에이지 오브 러스트(Age Of Rust) 개발사인 스페이스파이럿 게임즈(SpacePirate Games)는 공지를 통해 스팀 약관 변경을 알렸다. 당시 스팀의 공지에 따르면 플랫폼에 게재할 수 없는 유형의 게임 중 하나로 암호화폐·NFT를 발행하고, 교환할 수 있는 블록체인 기반 게임이 추가됐다. 이에 따라 P2E(돈 버는 게임)를 지원하던 개발사도 스팀 버전에서는 해당 기능을 제거하는 업데이트를 진행한 바 있다.
 
NFT·암호화폐 사기, 생태계 성장에 악영향 준다
최근 블록체인 데이터 플랫폼 기업 체이널리시스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NFT를 실제 가치보다 더 높게 보이도록 하기 위해 '자전거래(wash trading)'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전거래란 판매자가 스스로 구매자인 것처럼 NFT를 구매하며 가치와 유동성을 호도하는 거래를 의미한다. NFT에서 자전거래는 특정 NFT의 가치를 실제보다 더 높게 보이도록 만든다.

체이널리시스는 블록체인 네트워크 분석을 통해 NFT 자전거래를 추적한 결과, 자전거래를 통해 큰 수익을 낸 사용자를 다수 발견했다고 밝혔다. 자금을 자체 조달한 암호화폐 지갑 주소로 NFT를 25회 이상 판매한 사용자(자전거래자) 262명을 추적한 결과 이 중 110명이 거둔 수익은 약 890만 달러(약 107억원)에 이른다. 한 명당 평균 1억원을 번 셈이다. 이러한 자금은 대부분 NFT 가치가 올라갈 것이라고 믿은 투자자들에게서 나온다.

NFT를 이용한 자금세탁 역시 우려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불법적인 활동에서 쓰였던 암호화폐 지갑에서 NFT 거래소로 전송된 금액은 암호화폐 가치로 2021년 3분기 기준 100만 달러 이상(약 12억원)이며, 2021년 4분기에는 140만 달러(약 17억원)에 육박했다. 자금세탁은 대부분이 사기와 관련한 주소에서 발생했으며, 도난 자금도 크게 증가했다. 한편, 체이널리시스는 약 28만 달러(약 3억원) 가치의 암호화폐가 제재 우려가 있는 지갑 주소에서 전송됐다고 분석했다.

NFT뿐만 아니라 암호화폐 시장에서도 이같은 사기가 이뤄진다. 2021년 암호화폐 사기 범죄 피해액은 총 77억 달러(약 9조2142억원)로 2020년보다 81% 증가했다. 특히 새롭게 출현한 러그풀은 디파이(탈중앙화 금융·DeFi) 생태계에서 볼 수 있는 대표 유형이다.

러그풀은 개발자가 암호화폐 기반 자금 모집, 투자 기회 제공 등 그럴듯하게 꾸민 암호화폐 프로젝트를 진행한다고 사용자에게 발표한 뒤 중도에 이를 포기해 토큰 가치를 떨어뜨리는 방식이다.

2020년 전체 암호화폐 사기 피해액 중 1%에 불과했던 러그풀은 2021년 전체 사기 피해액에서 37%를 차지하는 등 비중이 가파르게 커지고 있다. 공격자는 쉽게 새로운 토큰을 만들어 탈중앙화 거래소(DEX)에 상장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피해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보고서는 사기 건수가 증가할수록 사기 조직의 평균 활동 기간이 줄어든다고 분석했다. 실제 피해가 발생한 사기는 2020년 2052건에서 2021년 3300건으로 크게 증가했지만 평균 활동 기간은 2020년 192일에서 2021년 70일로 짧아졌다. 암호화폐 사기를 수사하고 기소하는 수사당국의 역량이 발전하면서 범죄자가 캠페인을 지속하는 기간 역시 줄어들었다는 설명이다.

국내에서도 '진도지코인'과 '스퀴드코인'으로 대표되는 러그풀 사기가 전체 피해 중 3분의 1을 차지했다. 따라서 투자자는 해당 암호화폐 프로젝트의 정보를 면밀히 살피고, 공신력 있는 제3자에게 감사를 받았는지, 개발자 신원이 명확하게 공개됐는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 특히 개발자가 지나치게 많은 물량을 갖고 있다면 대량 매각으로 인한 가치 하락 우려가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NFT 구매 시에도 해당 작품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NFT에 포함된 권리 내용과 범위를 잘 확인해야 하며, 저작권을 침해한 사칭 작품이 아닌지도 확인해야 한다.

특히 구매자가 산 것은 작품 자체가 아니라 작품에 담긴 '스토리'인 셈이다. 때문에 투자 시 작품과 함께 IP와 콘텐츠로서 가치를 충분히 고려해야 하며, 남발된 NFT는 언제든 가치가 하락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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