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JU 초점] 대선 앞두고 쏟아진 정치 영화…반응 어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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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송희 기자
입력 2022-03-09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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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앞두고 개봉한 정치 영화들[사진=각 영화 포스터]

드디어 '그날'이 왔다. 향후 5년간 대한민국을 이끌어 갈 대통령을 뽑는 제20대 대선이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정권 교체' '정권 유지'를 두고 국민의 높은 관심과 집중을 받았던 이번 대선은 막판까지 결과를 예측할 수 없어 더욱 혼란한 분위기다.

이번 대선을 향한 국민의 높은 관심을 반영하듯 극장가에도 대선 관련 콘텐츠들이 쏟아졌다. 지난 1월과 2월 극장가에는 정치사, 정치인을 소재로 한 극영화나 다큐멘터리들이 개봉했고 대선 정국과 맞물리며 많은 관심을 얻었다.

먼저 지난 1월 26일에는 영화 '킹메이커'(감독 변성현)가 개봉했다. 세상을 바꾸기 위해 도전하는 네 번 낙선한 정치인과 존재도 이름도 숨겨진 선거 전략가가 치열한 선거판에 뛰어들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밀도 있게 담아낸 작품이다. 1960~70년대를 배경으로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과 그의 선거 참모였던 엄창록의 선거 과정을 모티브로 하였으며 영화적 상상력을 더해 새롭게 창작해냈다.

'불한당'으로 제70회 칸국제영화제 비경쟁부문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공식 초청, 국내외 언론의 극찬을 받았던 변성현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그의 '페르소나' 격인 설경구가 김대중 전 대통령을 모델로 한 김운범 역을 맡았다. '기생충'으로 세계 영화인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이선균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선거 참모였던 엄창록을 모티프로 한 선거 전략가 서창대 역을 연기, 섬세하고 깊은 연기 호흡을 보여주었다.

변 감독은 '킹메이커'를 통해 "옳은 목적을 위해서 옳지 않은 수단은 과연 정당한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3월 대선을 앞두고 관객들 역시 깊이 생각해 봐야 할 문제이기도 하다.

다큐멘터리 개봉도 쏟아졌다. 주진우 기자와 배우 김의성이 공동 연출을 맡은 다큐멘터리 영화 '나의 촛불'은 지난 2월 9일 개봉해 총 4만명의 관객을 모았다.

진보·보수 정당 정치인들의 인터뷰와 함께 지난 2016년 9월부터 2017년 5월까지 이어진 촛불광장의 뒷얘기를 기록했다. 지난 2020년 개봉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여파로 개봉을 연기해 대선 시기에 관객과 만나게 됐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 엄창록 모티프로한 '킹메이커'[사진=영화 '킹메이커' 스틸컷]


MBC '탐사 기획 스트레이트'에서 호흡을 맞춘 바 있는 김의성, 주진우가 연출을 맡았으며 촛불집회에 참여했던 시민들과 고영태, 박영수, 손석희, 유시민, 추미애 등의 인터뷰 내용이 담겼다. 여기에 현 대선 후보인 윤석열, 심상정 등의 인터뷰를 통해 비폭력 시위로 화제를 모은 촛불집회를 집중 조명했다.

2월 17일 개봉한 '대한민국 대통령'(감독 배상국)은 5년마다 찾아오는 대한민국 최고의 정치 이벤트 대선을 앞둔 지금 대한민국 대통령이 갖춰야 할 덕목과 가치를 묻고 대통령을 향한 국민의 바람을 솔직한 목소리로 담은 다큐멘터리다. 고(故)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 10주기 다큐멘터리 영화 '노무현과 바보들' 제작진이 참여했다.

영화는 대선 후보인 이재명, 윤석열, 심상정과 안철수, 이재오, 정성호, 김민석, 등 유명 정치인과 일반인 70여명의 인터뷰를 담으며 우리가 바라는 '대통령'에 관한 솔직한 담화를 펼쳤다. 여기에 대선후보들이 약속하는 공약을 포함해 약 5개월간의 대담회, 회담 등의 기록을 만나볼 수 있다.

대선과 맞물려 개봉한 영화들은 엇갈린 반응과 평가를 받기도 했다. 열성 지지자들이 극장을 찾아 응원의 뜻을 전하지만, '영화'까지 '정치' 이야기를 보아야겠느냐며 피로감을 호소하는 이들도 있었다. 다큐멘터리 영화들은 장르 특성상 많은 스크린, 상영 횟수를 얻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높은 좌석 점유율을 기록하며 알찬 성적을 거두었으나 극영화들은 만듦새보다 저조한 관객 수로 아쉬움을 얻기도 했다. 특히 '킹메이커'의 경우 관객들의 호평에도 불구하고 누적 관객 수 77만명을 모으며 개봉 29일 만에 VOD 서비스를 시작했다. 손익분기점인 300만명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아쉬운 성적표였다.

30대 직장인 김 씨는 "대선 기간과 맞물려 정치 영화들이 쏟아지고 있어 극장에서도 선뜻 볼만한 영화들이 눈에 띄지 않았다. 정치 영화는 진입 장벽이 높다는 인상이 있어서다. 게다가 정치색이 강하면 가끔 불편하게 느껴지기도 해서 보기가 망설여진다. 이번 대선을 앞두고 피로감이 컸기 때문에 극장에서 상영한 정치 영화에도 큰 관심이 없었다"라며 부정적인 반응을 내보였다.

반면 극장에서 만난 30대 직장인 관객 이 씨는 "대선 기간 정치 관련 콘텐츠들이 쏟아지는데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영화를 본 뒤 더욱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특정 정치인, 정치사를 알아보기도 했다. 이번 투표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는 부분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다큐멘터리 영화, 극 영화까지 관객들의 흥미를 끌어서 더 많은 이가 투표에 참여했으면 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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