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내 증시가 급등락 하는 상황에서도 대표적 전쟁 수혜주인 방산주는 단기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반면교사로 삼아 전 세계적으로 군사력 증강에 관심을 가지며 최근 힘을 받는 'K국방'의 무기수출에도 판로가 넓게 열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방산주로 꼽히는 LIG넥스원을 비롯해 한국항공우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AP위성 등 5개 종목은 지난달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본격화한 이후 평균 15%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 기간 중 가장 높은 상승 흐름을 보인 종목은 유도무기체계 및 방산전자 기업인 LIG넥스원이다. 지난달 23일 6만900원이던 LIG넥스원의 주가는 7일 7만3900원으로 이 기간 중 21.35% 상승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지정학적 긴장감이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는 점을 주가 상승 배경으로 꼽고 있다. 지난달 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 양측의 전면전 없이 러시아가 비교적 빠른 속도로 항복을 얻어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지만 예상과 달리 장기전 양상으로 흐르면서 방산주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흐름이 글로벌 주요국의 방위력 증강 이슈로 이어진 점도 영향을 끼쳤다. 지난달 27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의 2%까지 증액하고 1000억 유로(약 130조원) 규모의 국방기금조성 계획을 밝혔다. 또 스웨덴, 스위스의 러시아 제재와 핀란드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가입 검토 소식 등도 전해지면서 글로벌 방산 업체의 주가가 급등하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록히드마틴과 제너럴다이내믹스 등 글로벌 방산주도 상승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이봉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요 무기 수출국인 러시아의 방산 수출이 서방국가의 경제 제재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각국이 방위비 예산을 늘릴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한 영향으로 해석된다"며 "이에 국내 주요 방산 기업들의 수출 확대 기대감도 높아지며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대선 이후 대북정책 방향도 국내 방산주 주가 흐름에 추가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이동헌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사태로 약소국들은 안보 중요성을 다시 되새기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지정학적 긴장은 광범위하게 퍼지는 경향이 있는 만큼 북한의 경우 핵 포기 가능성이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선 결과 야당 후보가 당선될 경우 우크라이나 사태와 맞물리며 북한과의 긴장 관계가 심화되면서 과거 이명박 정부, 박근혜 정부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커보인다"고 덧붙였다.
다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지정학적 긴장감이 다소 완화되거나 전쟁이 종결될 경우 주가 되돌림 현상이 나타날 수 있는 만큼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이 연구원은 "현재는 전쟁이 장기화되는 분위기이지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3차 회담에서 양측이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하거나 제3국의 중재로 지정학적 긴장이 다소 완화된다면 방산주의 주가가 단기간에 오른 만큼 되돌림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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