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국책·시중銀 본점 부산 이전' 언급에 금융권 발끈…"발언 철회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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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근미 기자
입력 2022-03-07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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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융업, 대선 맞아 선심성 공약 대상 전락…후보 무지 스스로 드러낸 격"

금융노조가 3월 7일 오전 11시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윤석열 대선 후보의 산업은행 부산이전 공약에 항의하는 규탄 긴급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사진=금융노조]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한국산업은행 본점의 부산 이전 공약을 필두로 국내 대형·외국계은행 본점을 부산으로 이전하겠다고 언급하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일찌감치 산은의 부산 이전에 대한 부정적 견해를 피력한 가운데 금융권 노조는 윤 후보를 상대로 발언 철회를 요구하는 등 강력 규탄에 나섰다.

7일 금융노조는 이날 오전 11시 국민의힘 당사가 위치한 서울 여의도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금융업이 대선을 맞아 ‘당선을 위한 선심성 공약 대상’으로 전락하고 있다"면서 "윤 후보의 발언은 금융산업에 대한 무지를 스스로 드러낸 것으로 즉각 철회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후보는 앞서 지난 4일 부산광역시 사상구 유세에서 산은을 포함해 많은 은행들의 본점이 부산에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발언했다. 단순 국책은행뿐 아니라 국내 대형 시중은행과 외국계은행 본점도 부산에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 윤 후보 측 구상이다.

이에 대해 금융노조는 "금융업은 은행 본점 건물에서 유형의 제품을 찍어내는 제조업이 아닌, 지식과 노하우, 네트워크를 가진 전문가들이 국내외의 많은 규제하에서 다양한 상대방과의 관계를 기반으로 유형의 서비스를 만드는 사업"이라며 "만약 은행들이 수도권을 떠나 부산으로 이전할 경우 그간 축적된 네트워크와 노하우 등 무형자산이 일시에 무너지고 이는 금융산업뿐 아니라 국가 경제 자체를 흔들게 될 것"이라며 난색을 표했다.

노조는 특히 "(국책은행뿐 아니라) 정부 지분이 단 한 주도 없는 대형은행과 외국계은행 본점까지 부산으로 이전시키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 공약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견지했다. 이들 단체는 "전 세계 모든 정책금융기관이 그 나라 수도나 경제 중심지에 입지해 있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면서 "오죽했으면 산은 경영진까지 나서 '지방 이전은 진보가 아닌 퇴보'라고 언급했겠는가"라고 비판했다.

실제 이동걸 산은 회장은 연초 기자간담회에서 "(산은 본점의 부산 이전은) 진보가 아닌 퇴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 회장은 "산업과 금융, 기업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모르니까 하는 말"이라며 "말이 마차 앞에 있어야 마차를 끌 텐데, 말 앞에 마차를 놓고 끌어봐라 하는 격"이라며 부산 이전에 대한 반대 입장을 강하게 밝혔다.

박홍배 금융노조 위원장은 "아무리 선거가 급하다 해도 오직 ‘당선되고 보자’는 식의 공약(空約)을 남발해서는 안 된다"며 "윤 후보는 산업은행을 비롯한 국책은행, 시중은행 그리고 외국계은행에 종사하는 금융노동자들에게 사과하고 은행 본점 이전 망언을 취소하라"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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