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20년 서울이 지향할 도시공간의 미래상을 담은 장기계획이 공개됐다. 기존 정비사업의 걸림돌이었던 35층 규제 등을 삭제하고, 용도지역 개편 등 내용이 담겼다.
서울시는 디지털 대전환시대 미래공간전략을 담은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을 3일 발표했다.
해당 계획은 서울시가 추진할 각종 계획의 지침이 되는 최상위 공간계획이자 ‘국토계획법’에 따른 법정계획이다.
시는 110명의 전문가, 시민 등의 의견을 고려해 다음 세대를 위한 사회적‧환경적 지속가능성을 담아내는 등 우리 주변을 둘러싼 사회여건을 반영했다.
시민들의 일상생활공간 단위에 주목해 시민 삶의 질을 높이고 서울의 도시경쟁력을 강화하는 데에도 무게를 더했다.
시는 이를 공간적으로 구현할 6대 공간계획을 제시했다. △‘보행 일상권’ 도입 △수변 중심 공간 재편 △중심지 기능 강화로 도시경쟁력 강화 △다양한 도시모습, 도시계획 대전환 △지상철도 지하화 △미래교통 인프라 확충이다.
우선, 주거‧업무 등 공간경계가 사라지는 상황에서 ‘보행 일상권’ 개념을 새롭게 도입한다. 주거 용도 위주의 일상공간을 전면 개편해서 서울 전역을 도보 30분 범위에서 주거‧일자리‧여가를 모두 누리는 공간으로 만든다.
또한, 서울 전역에 고르게 분포돼있는 61개 하천의 잠재력을 이끌어내 수변을 시민의 일상을 풍요롭게 하는 생활공간으로 만든다. 특히, 안양천‧중랑천‧홍제천‧탄천 등 4대 지천은 특화거점을 찾아 명소화하고 접근성을 강화한다.
성장이 둔화된 3도심(서울도심‧여의도‧강남)은 기능을 고도화해 서울의 도시경쟁력을 높인다.
특히 서울도심의 경우 보존 중심의 규제, 정비사업 제한으로 떨어진 활력을 되살리기 위해 정책방향을 재정립하고, 남북 4대 축(광화문~시청 ‘국가중심축’, 인사동~명동 ‘역사문화관광축’, 세운지구 ‘남북녹지축’, DDP ‘복합문화축’)과 동서 방향의 ‘글로벌산업축’의 ‘4+1축’을 중심으로 서울도심 전체를 활성화한다.
도시를 주거와 공업, 산업, 녹지로 구분하는 ‘용도지역제’는 새로운 도시계획 패러다임인 ‘비욘드 조닝(Beyond Zoning)’으로 전면 개편을 준비한다. 용도 도입에 자율성을 부여하고 복합적인 기능 배치를 가능하게 하는 새로운 도시계획체계다.
일률적이고 절대적인 수치기준으로 작용했던 ‘35층 높이기준’도 삭제해 더욱 유연하고 창의적인 건축이 가능한 스카이라인 가이드라인으로 전환한다. 구체적인 층수는 개별 정비계획에 대한 위원회 심의에서 지역 여건을 고려하여 결정함으로써 다양한 스카이라인을 창출한다.
35층 높이 기준이 없어진다고 해도 건물의 용적률이 상향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동일한 밀도(연면적‧용적률) 하에서 높고 낮은 건물들이 조화롭게 배치될 수 있다. 시는 슬림한 건물이 넓은 간격으로 배치되기 때문에 한강 등 경관 조망을 위한 통경축이 확보되고 개방감도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상철도는 지하화해 신 도심활력을 이끄는 새로운 공간으로 전환한다. 또한, 자율주행 등 새로운 미래교통 인프라를 도시계획적으로 확충한다. 서울 전역에 ‘모빌리티 허브’를 구축하고 서로 연계해 입체적인 교통도시 서울을 완성한다.
서울시는 이번에 수립한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에 대해 공청회, 국토교통부 등 관련 기관·부서 협의, 시의회 의견청취,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등을 통해 각계각층의 의견을 청취하고 시민 공감대를 형성해 연말까지 최종 계획안을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공간 간 기능의 경계가 사라지는 디지털 대전환의 시대에 공간은 시민의 삶을 규정하고 도시의 미래를 좌우한다”며 “향후 20년 서울시정의 이정표 역할을 할 이번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에는 비대면·디지털전환 및 초개인·초연결화 등 최근의 다양한 사회적 변화와 요구를 수용하는 동시에 한 걸음 더 나아가 미래지향적인 고민 또한 충분히 담아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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