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 재테크] 마이데이터 시행 한 달, 아직까지 체감효과는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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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훈 기자
입력 2022-02-1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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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신한플레이 지출관리 & 금융추천, 페이북 내 자산, 현대카드 내 자산 화면. [출처=카드고릴라]

내 소비패턴을 바탕으로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세상이 왔다. 지난 1월 5일부터 마이데이터 서비스가 정식으로 시작됐다. ‘내 손안의 금융비서’란 슬로건을 앞세운 마이데이터가 시작된 지 한 달, 과연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고 어떤 평가를 받고 있는지 점검해봤다.
 
◇ 마이데이터와 오픈뱅킹, 차이점이 뭘까?
 
신용카드 전문사이트 ‘카드고릴라’에 따르면, 현재 5대 시중은행을 비롯한 총 33개 업체가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다른 업체들도 시스템을 마련해 올해 안으로 참여할 예정이다.
 
마이데이터란 흩어진 개인 신용정보를 개인이 모아 관리하는 서비스다. 원하는 카드사·은행·핀테크 등과 정보를 연동하는 게 가능하다. 필요 없는 금융사에 저장된 정보도 삭제할 수 있다. 즉 금융정보의 주체가 금융사가 아닌 ‘개인’으로 바뀌는 것이다. 이후 고액 자산가들만 받던 맞춤형 자산관리를 누구나 받을 수 있게 되는 효과가 발생한다.
 
일부 소비자들의 경우, 마이데이터와 오픈뱅킹을 혼동하는 경우도 있다. 오픈뱅킹은 은행권과 핀테크(기술+금융) 기업이 공동으로 이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앱을 통해 모든 은행 계좌의 잔액, 거래내역, 계좌실명 등을 조회할 수 있다. 실시간 입금이체, 출금이체 등의 금융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반면 마이데이터는 카드사•증권사•보험사•공공기관 등에 있는 데이터까지 모두 연결이 가능하다. 개인정보가 걸려 있기 때문에 허가를 받은 기업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통해 조회할 수 있는 정보에는 사용 빈도수가 높은 대부분의 금융권 정보가 포함돼 있다. 단 금융사마다 조회할 수 있는 곳은 각각 다르다.
 
◇ 카드사 마이데이터, ‘자산관리’에 초점
 
카드사의 마이데이터 서비스는 ‘자산관리’에 초점을 뒀다. 자사가 지닌 ‘신용카드결제정보’를 바탕으로 금융회사를 비롯해 공공 마이데이터까지 데이터 활용을 넓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
 
각 사별로 보면, 신한카드의 ‘플레이 자산관리’는 자사 앱 ‘신한플레이’에서 인공지능(AI) 기반의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소비 관리, 자산 조회, 맞춤형 금융상품 추천 등을 조회 및 활용할 수 있다. 또 마이데이터 소개 및 활용법을 담은 콘텐츠도 볼 수 있다. KB국민카드의 '리브메이트 자산관리‘는 앱 ‘리브메이트’에서 또래비교, 우리동네 비교 등 소비•자산을 비교할 수 있다. 투자 정보 제공, 맞춤 상품 추천과 함께 ‘챌린지’를 통한 소비습관 코칭 서비스를 제공한다.
 
하나카드는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하나합’을 선보였다. 하나합은 자산관리, 소비진단에 맞춰 금융상품을 추천한다. 외화자산 적립을 도와주는 ‘환테크 챌린지’, 핫플레이스 추천 등의 8가지 서비스를 내놓았다. 현대카드의 경우, 앱을 실행해 우측 상단의 ‘내 자산’을 누르면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시행할 수 있다. 현대카드 마이데이터 서비스 중 신용정보 제공 서비스에 중점을 둔 ‘내 신용점수 비교’ 서비스가 눈에 띈다. NICE와 KCB 신용점수를 한눈에 볼 수 있으며, 신용정보 변동 이력과 신용정보 조회 이력 서비스도 함께 누릴 수 있다.
 
BC카드는 페이북 앱에서 ‘내 자산’ 서비스를 선보였다. 결제데이터 기반의 소비알림, 맞춤형 카드상품을 추천해준다. 계좌 잔액이 부족하거나 의심거래를 확인할 수 있는 기능도 추가됐다. 우리카드의 마이데이터 서비스도 일상생활에서 필요한 자산관리 혜택에 중점을 뒀다. 간편결제·쇼핑몰 포인트 등의 포인트를 관리해주는 서비스와 카드값 및 보험료 등의 고정지출을 알려주는 ‘금융 캘린더’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롯데카드도 지난 1월 마이데이터 서비스인 '자산매니저'를 오픈했다. 이 서비스는 고객 자산 및 지출 분석, 맞춤 카드·보험·대출 상품 추천, 고객 소비패턴 기반 개인화 콘텐츠 추천 등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롯데카드 디지로카앱에서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향후 카드사들은 마이데이터 사업에 더욱 적극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수익성 상쇄를 위한 의미도 크다. 올해부터 카드론에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이 50%로 적용되고, 카드가맹점 수수료율이 인하되면서 카드사의 영업 환경 전반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이를 대신할 먹거리가 절실한 시점이다.
 
◇ 출시 한 달, 사용 효과는 ‘아쉽다’ 지적 많아
 
마이데이터 출시 한 달이 지난 시점의 관련 평가는 다양하다. 다만 출시 초기인 만큼, 아직까진 개선사항을 지적하며 고도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많다. 일단 사용 과정이 생각보다 번거롭다는 지적이 크다. 이용자 입장에선 회사별로 데이터를 가져올 때마다 ‘개인 동의’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간에 포기하는 경우도 잦다.
 
개인정보 보안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마이데이터로 연결되는 데이터 범위가 크기 때문에 새어 나갔을 때 피해 규모도 클 수밖에 없다. 실제로 마이데이터 시범 운영 기간에 네이버파이낸셜이 선보이는 마이데이터 서비스에서 100명의 고객 정보가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금융사별 연동되는 정보도 차이가 난다. 카드사만 보더라도 BC카드와 정보가 연동되는 곳은 197곳으로 가장 많지만, 현대카드는 52곳으로 가장 적었다. 마이데이터가 시행되는 업체별로 연동되는 정보의 차이는 심각했다. 이에 기존 카카오페이·네이버페이·토스 등 핀테크 업체가 선보이던 서비스와 특별한 차이를 못 찾겠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더불어 ‘카드 상품추천 서비스’의 경우, 자사 상품만 소개할 수 있는 것도 한계점으로 지적된다. 핀테크처럼 다양한 카드상품을 추천하려면 제휴모집인으로 등록해야 하지만 금융당국이 제동을 걸었다. 이러한 문제들로 카드사들의 마이데이터 서비스는 아직까지 오픈뱅킹 수준에 가깝다는 평가가 많다. 이와 관련해 금융위원회는 미반영된 금융권 및 빅테크 정보를 올해 중으로 개방하는 등 서비스 환경 전반을 개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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