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적분할의 양면성 下] 자금조달ㆍ성장동력 발굴 수단…카카오도 국가대표 플랫폼으로 우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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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범 기자
입력 2022-02-0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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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물적분할이 '사회악'으로 치부되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유력 대권 후보들이 물적분할 후 분할 상장 시 기존 주주에게 혜택을 부여하는 공약을 내세우는 등 물적분할과 관련된 문제점들이 부각되고 있다.

그러나 기업이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자금조달과 성장동력을 발굴할 수 있다는 뚜렷한 장점도 갖고 있다. 최근 물적분할을 발표한 기업들의 주가가 하락하는 케이스가 늘어나는 가운데 일방적으로 문제점만 부각시키는 것은 옳지 않다는 반론도 나오고 있다.
 

[출처=금감원 전자공시]


물적분할이란 주요 사업부를 법인화시켜 자회사로 두는 지배 구조 변화를 의미한다. 자회사를 법인화시킬 때 모회사가 지분 100%를 소유하게 되는데 모기업 입장에서는 자회사의 지분을 매각하거나, 신주를 발행하더라도 50%가 넘는 지분율을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신규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많은 자금이 소요될 경우, 지배력을 잃지 않으면서 자금을 조달하는 효율적인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이 같은 이점을 가장 많이 활용한 곳은 카카오그룹이다. 카카오는 △카카오엔터 △카카오게임즈 △카카오페이 △카카오뱅크 △그라운드엑스 등 다양한 자회사를 두고 있다. 카카오에서 물적분할 한 자회사들은 이후 투자 유치를 받으며 성장했다. 카카오가 테크 공룡으로 성장하는 데 물적분할은 자금 수혈 루트로 요긴하게 활용된 것이다. 

카카오란 플랫폼이 확장되는 가운데 주가도 고공행진을 벌였다. 2010년대 중반부터 코로나19가 창궐하기 이전까지 8만~15만원 선에서 등락을 거듭했던 카카오 주가는 2020년 '언택트' 분위기가 고조되며 75만원(액면분할 전 기준)을 웃돌았다. 투자은행(IB) 업계 전문가는 "카카오는 물적분할을 통해 자금을 수혈해 독보적인 플랫폼으로 발전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2차전지 소재 기업인 에코프로비엠의 경우 물적분할을 통해 사모펀드 등으로부터 대규모 자금조달에 성공하면서 신성장동력인 2차전지 사업부를 키우는 데 성공했다. 모기업인 에코프로의 주가는 물적분할 당시(2016년) 1만원 중반이었으나 현재 7만원 수준까지 상승했다.

그러나 물적분할 사례가 늘어나면서 주식시장을 중심으로 곱지 않은 시선도 늘어나고 있다. 각각 SK온과 LG에너지솔루션을 물적분할시킨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이 대표적으로, 분할 상장의 부정적인 측면이 크게 부각되며 '물적분할=악재'란 공식이 굳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카카오의 사례처럼 기업이 성장세를 증명한다면 장기적으로는 주가가 우상향 곡선을 그릴 수 있다. 

전문가들은 물적분할을 "기업의 목적과 비전, 그리고 적절한 '수단'이 있는지 여부"로 판단하라고 주문한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에 대입해 보면, 양 사는 대세로 굳어진 전기차 시장의 점유율 확보를 위한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생산능력을 2025년 200GW로 확대하는데 이는 2020년 초의 20GW와 비교해 10배 수준이다. LG에너지솔루션도 마찬가지로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능력을 2021년 160GWh에서 2025년 430GWh로 늘릴 계획이다. 전기차용 배터리 수주잔고는 2021년 말 260조원으로, 향후 10년간 글로벌 시장의 23%를 차지할 수 있는 수준이다. 양 사 모두 전기차 배터리 글로벌 리더 그룹으로서 공급처도 확보돼 있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 물적분할은 효율적인 수단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아울러 주가 하락의 주범으로 지목받는 '더블 카운팅'(이중 계산)은 관점에 따라 달리 해석이 된다. 자회사의 가치가 자회사에 한 번, 모회사에 한 번, 총 두 차례 인식된다는 개념인 더블 카운팅은 회계상으로는 인정되지 않는다. 모회사가 자회사의 지분을 보유하며 금융자산으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한 배터리 관련 증권사 연구원은 "더블 카운팅을 근거로 맹목적으로 물적분할을 나쁘다고만 말할 수 없다"며 "대선 전 어수선한 정국에 편승해 일부 그룹들이 악용하는 게 문제"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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