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미의 여기는 세종] 세계로 뻗어가는 K-농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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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미 기자
입력 2022-02-0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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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진청 '해외농업기술개발센터' 등 운영

  • 동남아·중남미·아프리카에 농업기술 전파

볼리비아 농민들이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어촌공사가 구축한 감자연구혁신센터에서 재배한 감자를 선별하고 있다. [사진=한국농어촌공사]

지난달 21일 감자 원산지인 볼리비아에서 씨감자 재배 기술 전수식이 열렸다. 한국농어촌공사가 '볼리비아 씨감자 생산체계 구축·생산 기술전수사업'을 통해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구축한 기자재를 볼리비아 정부에 인계한 것이다.

레미 곤잘레스 아틸라 볼리비아 농림부 장관은 "전수받은 한국 농업기술 노하우가 볼리비아 경제 발전에 큰 도움을 주고, 특히 감자 재배 농가 소득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며 고마움을 표했다.

K-농업이 세계로 뻗어가고 있다. 한국식 농업기술을 전파하는 것은 물론 현지에 특화한 작물 개발·재배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
 
캄보디아 옥수수·아프리카 벼품종 개발 지원
6일 정부에 따르면 농촌진흥청은 나라별 맞춤 기술을 지원하기 위해 현재 22개국에 해외농업기술개발센터(KOPIA)를 개설해 운영 중이다. 농업 현안을 같이 해결하고 국가 간 기술 격차를 해소할 대륙별 농식품기술협의체(3FACIs)도 만들어 이끌고 있다. 3FACIs에는 아시아 13개국과 중남미 12개국, 아프리카 23개국이 속해 있다.

KOPIA와 대륙별협의체는 개발협력 국가 실정에 맞는 맞춤형 기술 개발과 보급을 위한 공공기술 혁신 플랫폼 역할을 한다. 이들은 유엔식량농업기구(FAO)·아프리카벼연구소(AfricaRice)·세계은행(WB)과 손잡고 세계 식량 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사업도 수행 중이다.

농진청 관계자는 "우리나라 경제 발전을 이끈 농업기술과 농촌개발 경험이 국제사회 농업 발전에 이바지하면서 'K-농업기술'이란 이름으로 조명받고 있다"고 밝혔다.

국제기구와 협업한 공동사업과 대륙별 협력사업은 이미 기대를 뛰어넘는 성과를 올리고 있다. 2018년 KOPIA 캄보디아센터는 캄보디아 연구기관이 현지 1호 옥수수 종자 'CHM01(Cambodia Hybrid Maize 01호)'을 개발하고 품종을 등록하는 데 힘을 보탰다.

노균병에 강한 CHM01 옥수수 종자는 기존 품종보다 수확량이 많고, 종자 가격은 주요 수입국인 미국·태국보다 30%가량 저렴해 현지 농가 소득 증가에 이바지하고 있다.

'농촌진흥청 KOPIA 협력사업 캄보디아 옥수수 종자 개발'은 2019년 유럽상공회의소 백서에 소개되면 우리나라 공적개발원조(ODA) 성과 우수성을 널리 알리기도 했다.
 

농촌진흥청 지원으로 캄보디아 연구기관이 개발한 옥수수 종자 'CHM01'. [사진=농촌진흥청]

K-농업은 아프리카 식량안보 문제 해결 역할도 하고 있다. 농진청이 만든 '한-아프리카 농식품 기술협력협의체(KAFACI)'가 아프리카벼연구소와 함께 추진 중인 '아프리카 벼 개발 파트너십'도 성과를 내고 있다.

아프리카 벼 개발 파트너십은 2016년부터 2025년까지 10년간 아프리카 19개 참여국에 적합한 벼 품종을 개발하는 사업이다. 국가별로 2품종 이상 모두 55품종 이상을 개발하는 게 목표다.

이미 세네갈 2품종, 말라위 2품종, 말리 1품종 등 모두 5품종이 이 사업의 지원을 받아 개발·등록을 마쳤다. 우간다·케냐·가나 등에선 6품종에 관한 등록을 진행 중이다.

박병홍 농촌진흥청장은 "국제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지원하고, 국제기구·개발협력 파트너 국가와 지구촌 농업 분야 공동 문제를 해결하고자 기술 협력을 계속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전남 나주시 한국농어촌공사 [사진=아주경제DB]

감자 원산지 볼리비아에 씨감자 기술 전수
농림축산식품부 국제농업협력사업 시행기관인 농어촌공사의 활약도 눈에 띈다. 

농어촌공사는 볼리비아 농림혁신청과 긴밀히 협력해 볼리비아 씨감자 생산체계 구축·생산 기술전수사업을 기획·발굴하고 사업화했다. 실무를 맡은 통합사업관리(Project Management Consultancy·PMC) 관계자들의 원활한 사업 추진도 도왔다.

볼리비아는 감자 원산지인데도 경작 가능한 지역이 국토의 3%를 밑돌아 감자 수입 의존도가 높다. 농민들의 경제 상황도 어렵다. 전체 인구 가운데 3분의1을 차지하는 볼리비아 농촌인구의 빈곤율은 50% 이상이다.

볼리비아 사업 PMC인 단국대 산학협력단은 농어촌공사 도움 아래 현지 코차밤바주 트라타시에 토양을 사용하지 않는 재배 방법인 양액재배 온실, 작물 재배·번식용 어린 식물을 기르는 육묘 하우스, 시범포를 갖춘 '한국-볼리비아 감자연구혁신센터(CNIP)'를 만들었다. CNIP는 일회성 원조가 아닌 장기적으로 개발도상국 농업 발전을 돕는 역할을 한다.

농어촌공사는 센터에 필요한 실험기자재와 농기계, 저온 저장시설 등 각종 기자재도 지원했다. 8개 분야 전문가 15명을 총 66개월간 현지에 파견해 재배와 수확 후 관리법 교육·지도도 벌였다. 그 결과 볼리비아 지역에 맞게 개량한 씨감자 재배 기술을 현지 농민에게 보급할 기틀이 만들어졌다.

특히 이런 노력에 힘입어 헥타르(ha)당 씨감자 생산량이 2017년 6만4000t에서 지난해에는 12만3t으로 두 배가량 늘었다. 사업 전 2410달러(약 288만원)에 머물던 수입도 7041달러(약 843만원)로 뛰었다.

김인식 농어촌공사 사장은 "공사가 110여년간 축적한 농업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선진 기술을 지원, 개도국 식량 문제 해결에 이바지했다"고 말했다. 이어 "베트남·우즈베키스탄 등에서도 씨감자 기술 전수 사업을 추진하며 K-농업을 대표할 원조사업 모델을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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