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흔들리는 서민경제] 설 끝나자마자 '물가 공습'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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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미 기자
입력 2022-02-0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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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절 이후 인하억제 정책 줄줄이 종료

  • 국제유가 급등에 휘발윳값도 오를 듯

  • 4월부터 전기·가스요금 단계적 상승

2일 서울 시내 주유소 모습. 우리 국민이 체감하는 유가가 이미 배럴당 100달러 선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유가 급등과 원화 가치 급락(원·달러 환율 상승)이 겹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2일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국내로 들여오는 원유 기준인 두바이유 현물 가격(싱가포르 거래소 기준)은 지난달 28일 기준 배럴당 87.58달러를 기록했다. [사진=연합뉴스]

물가 흐름이 심상치 않다. 설을 앞두고 성수품 가격 누르기에 나섰던 정부 조처가 끝나면서 밥상 물가 오름폭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국제유가가 급등하는 상황이라 휘발윳값 인상도 불가피하다. 4월부터는 전기·가스요금 등 공공요금도 줄줄이 올라 서민 부담은 한층 더 커질 전망이다.

2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유통정보 통계를 보면 지난달 28일 기준 국산냉장 삼겹살 100g 소매가격은 2293원으로 1년 전보다 9.1%, 평년과 비교하면 26.5% 올랐다. 같은 기간 한우등심 100g은 1만3957원으로 14.7%, 17.0% 각각 뛰었다.

정부가 수개월째 수급 관리 중인 달걀 가격은 6177원으로 1년 전보다는 12.8% 내렸지만, 평년(5859원) 수준에는 여전히 못 미치고 있다. 청상추와 깻잎 가격도 평년보다 30% 이상 비싸졌다.

농·축·수산물 수입가격도 불안정한 상황이다. 한국무역통계진흥원 자료를 보면 지난해 12월 농·축·수산물 수입가격지수는 109.9(2015=100)로 1년 전보다 33.5%, 전달보다는 7.9% 올랐다. 오름폭도 커졌다. 지난해 10월에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25.6%, 11월에는 27.1% 각각 상승했다.

국제유가도 물가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임박했다는 우려 때문에 지난해 말 배럴당 70달러대로 내려갔던 두바이유와 브렌트유,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이 일제히 치솟았다.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국내로 들여오는 원유 기준인 두바이유 현물 가격은 지난달 27일 배럴당 87.80달러로 고점을 경신했다. 같은 달 28일 브렌트유 3월 인도분은 배럴당 90.03달러를 기록하며 2014년 10월 9일(90.21달러) 이후 처음으로 90달러를 돌파했다. 3월물 WTI는 31일 배럴당 88.15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88달러를 넘어선 건 2014년 10월 6일(88.85달러) 이후 처음이다.

이런 가운데 물가 인상을 억제했던 각종 정책이 이달부터 줄줄이 종료된다. 당장 설 명절을 앞두고 지난달 시행에 들어간 성수품 수급 관리 조처가 끝난다. 휘발유 가격 인하를 이끌던 유류세 인하 정책은 4월 말 이후 종료한다.

코로나19로 2년간 동결됐던 전기요금과 가스요금은 4월부터 잇달아 오른다. 전기요금은 4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기준연료비와 기후환경요금 등이 인상된다. 가스요금은 오는 5월과 7월, 10월에 단계적으로 상승한다. 

이에 따라 1월 물가 상승률은 3% 후반에 머물겠지만 2월부터는 4%대 수준으로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도 현재 물가 여건이 녹록하지 않다고 보고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지난달 28일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전 세계적 물가 상승세가 계속되고, 우크라이나 정세 불안 등 지정학적 요인으로 물가 상방 압력이 추가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그러면서 "물가 안정을 정부 정책 최우선순위로 두고 총력 대응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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