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실적에 백기사까지···금호석화, 조카의 난 2차전 '이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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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입력 2022-02-03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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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년 주총 표대결 이후 경영권 방어 행보

  • OCI와 자사주 맞교환···역대급 실적 훈풍

지난해 주주총회 직전 경영권 분쟁을 일으켰던 박철완 전 상무를 상대로 금호석유화학 경영진은 1차전에서 완승을 거뒀다. 그러나 박 전 상무는 첫 패배 이후 경영권 분쟁 2차전을 예고한 상태다. 언제든 회사 측이 틈을 보이면 다시 공세에 나서겠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다만 올해는 무사히 주주총회를 맞이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최근 1년 동안 금호석유화학이 자사주를 활용해 백기사를 확보했으며, 역대 최고 수준의 실적을 기록해 소액주주들의 지지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2일 화학업계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은 지난해 주주총회에서 박 전 상무와 표 대결한 이후 경영권 확보를 감안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중 하나로 금호석유화학이 지난해 말 OCI와 단행한 자사주 맞교환을 꼽을 수 있다. 이를 통해 금호석유화학은 OCI 지분을 1.25%, OCI는 금호석유화학 지분을 0.56% 보유해 각각 백기사 역할을 맡게 됐다.

양사 간 주식 교환은 전기차 및 풍력발전용 에폭시의 경량화 소재로 사용되는 에피클로로히드린(ECH) 신사업 진출을 합작하면서 공고한 협력 관계를 맺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재계에서는 금호석유화학이 아직도 개인 최대주주인 박 전 상무를 의식한 행보라는 분석도 나온다.

회사가 자체 보유한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지만 다른 회사에 넘기면 의결권이 회복된다는 점에 주목했다는 시각이다. 금호석유화학이 OCI에 넘긴 지분율 0.56%는 향후 경영권 분쟁이 재발했을 때 든든한 우호 지분이 될 수 있다.

박 전 상무는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둘째 형인 고(故) 박정구 금호그룹 회장의 장남으로, 금호석유화학 지분율 10.16%를 보유한 개인 최대주주다. 그는 지난해 초 박 회장과의 특수관계인 자격을 해소하면서 경영권 확보를 위해 움직였다.

첫 분쟁 결과 박 전 상무가 완패했다. 지난해 주주총회 결과 자신을 포함한 사내·사외이사 후보 선임안 및 정관 변경안 모두 부결됐다. 회사 측에서 박 전 상무 측 제안보다 한 발 앞선 정관 변경과 이사 후보를 추천한 결과다.

박 전 상무는 주주총회 직후 "이는 끝이 아닌 시작에 불과하다"며 향후 분쟁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어 지난해 8월에는 본인 주식 총 1.5%를 누나 3명에게 증여해 인척을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등 회사 측과 긴장 관계를 지속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8월 이후에는 움직임이 다소 둔한 편이다. 박 전 상무 일가의 추가적인 지분 확보 움직임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오는 3월로 예정된 주주총회를 겨냥한 주주제안도 아직까지 실행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는 추정치 [사진=금호석유화학]

이는 회사 측이 OCI를 백기사로 끌어들이고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는 등 유리한 환경을 조성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은 지난해 2조500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20년 영업이익 7422억원의 3배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소액주주들이 주목하고 있는 배당금 총액도 2020년 1158억원 수준에서 지난해에는 2000억원 이상일 것으로 관측된다. 회사와 표 대결을 위해 소액주주들의 지지를 이끌어내야 하는 박 전 상무에게 불리한 환경이다.

재계에서는 "박 전 상무가 분쟁을 일으킨 이후 금호석유화학이 경영권을 잘 방어하고 있다"며 "지난해 말 백기사 확보에 성공하고 실적도 좋을 것으로 보여 박 전 상무가 움직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왼쪽)과 박철완 전 상무 [사진=금호석유화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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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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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철완 상무님 소액주주들하고 힘합쳐 경영권다시 찾아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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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액주주들은 박철완을 지지한다.
    실적이 좋으면 뭐하냐? 경영권 승계를 위해 공매도 세력과 손잡고 주가하락을 유도하면서 주가가 개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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