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우크라, 나토 가입 후 크림 반도 공격하면 전쟁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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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혜원 기자
입력 2022-02-02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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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몇 주 간의 공백을 깨고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미국과 러시아 간 갈등에 대해 입을 열었다. 특히 우크라이나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해 크림 반도를 무력으로 탈환하려고 할 경우 나토와 전쟁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사진=스푸트니크·연합뉴스]



푸틴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와의 회담 이후 이뤄진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해 크림 반도를 공격할 경우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로이터·NPR·BBC 등 외신들은 이날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나토 회원국이 되어 (크림 반도 탈환 등) 군사적인 조치를 취하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보자"라며 "이 경우 (러시아는) 나토와 전쟁을 할 수 있지만 서방의 누구도 이러한 가능성에 대해 생각을 해보지 않은 것 같다"라고 언급했다. 러시아는 지난 2014년 우크라이나로부터 크림 반도를 무력으로 강제 병합했다.

지난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에 10만 명의 병력을 배치하며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키웠지만, 푸틴 대통령은 이날 미국이 러시아를 우크라이나 전쟁에 끌어들이려 한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그는 이날 회담에서 "미국은 우크라이나의 안보에 대해 그다지 관심을 두는 것 같지 않다"라며 "(미국의) 주요 목표는 러시아의 발전을 억제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미국에게 있어 우크라이나는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도구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의 이른바 안보 보장안에서 러시아가 요구한 핵심 요구를 서방이 무시하고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러시아의 기본적인 우려가 고려되지 않았다는 점은 분명하다"라며 "우리의 세 가지 핵심 요구에 대해 적절한 논의가 없었다"라고 평가했다. 앞서 러시아는 나토 확장 금지, 러시아 국경 지역 주변의 공격 무기 배치 금지, 유럽 내 (나토의) 군사 인프라의 러시아와 나토 간 협정이 체결된 1997년 수준으로 되돌리는 것을 핵심으로 한 안보 보장안을 서방 국가들에게 제출하고, 이에 대한 서면 답변을 요구해 왔다. 이후 지난달 26일 미국은 러시아 측에 러시아가 요구한 서면 답변을 보냈지만 이러한 요구를 받아들일 생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푸틴 대통령은 어떠한 해결책도 제시하지는 않았지만, "이 대화가 계속되기를 바란다"라며 외교적 해결을 위해 서방 국가들과의 대화를 이어 나갈 생각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비록 해결책을 찾아내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결국 해결책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라며 "그러나 해결책이 무엇일지에 대해서는 오늘 말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전화 통화를 통해 우크라이나 문제와 관련해 미국이 제출한 서면 답변에 대한 양측 입장을 1일 논의했다. 미국 국무부는 블링컨 장관은 통화에서 미국이 동맹국 및 파트너 국가들과 함께 양측의 안보 우려에 대해 논의했으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신속하고 강력한 조치가 뒤따를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밝혔다.

이날 CNN은 미국 국무부 고위 관리를 인용해 약 30분 간 진행된 전화 통화 속에서 라브로프 장관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철수하는 것을 시사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블링컨 장관은 라브로프 장관에게 푸틴 대통령이 전쟁이나 정권교체를 의도하는 것이 아니라면 군대와 무기 배치를 철수하고 진지한 외교적 논의에 참여할 때라고 말했지만, 라브로프 장관은 러시아는 자국 국경 내에서 군대를 이동시킨 것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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