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 에피스 지분 100% 확보…호재일까 악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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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창 기자
입력 2022-01-28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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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분식회계 논란이 일었던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지분을 전량 사들인다. 주식시장에서는 호재로 받아들이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가는 오름세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증권가는 신중한 투자를 권고하고 있다. 지분 인수를 위해 대규모 유상증자를 진행해야 하는 데다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향후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상장할 가능성도 높기 때문이다.

1월 28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미국 바이오젠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바이오에피스 주식 1034만1852주 전량을 2조7655억원에 사들인다고 공시했다. 주식 취득 이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율은 100%가 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번 지분인수를 바이오젠의 지분매입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추가로 이번 지분인수 자금 등을 마련하기 위해 약 3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도 실시한다고 공시했다. 유상증자는 주당 59만9000원에 진행된다. 

바이오젠은 지난 2012년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설립 당시 492억원을 들여 15%의 지분을 투자한 뒤 지난 2018년에는 약 7981억원을 들여 콜옵션을 행사해 '지분 50%-1주'를 보유하게 됐었다. 인수가 마무리되면 바이오젠은 삼성바이오에피스 투자로 약 2조원 가량의 차익을 거둔다.

한편 이번 인수와 유증을 두고 투자자들은 일단 반기는 분위기다. 이날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가는 전날보다 2만7000원(3.79%) 오른 73만9000원을 기록했다.

주주게시판 등에서는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이 그동안 분식회계 논란으로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 등이 소송을 진행하는 등 악재로 작용했는데 지분을 전량 인수할 경우보다 단순해진 구조로 회사가 정리된다며 호재로 보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015년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독자적인 경영권을 잃었다고 판단해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전환했었다. 

이 과정에서 삼성바이오에피스 주식을 재무제표에 반영할 때 '장부가 2900억원' 규모로 평가하던 것을 '시가 4조8000억원'으로 재평가해 반영했다. 이에 금융당국이 분식회계라며 고발을 진행해 현재도 관련 재판 일정을 이어지는 중이다.

한편 다른 증시 전문가들은 이번 지분 인수가 호재인지는 좀 더 따져볼 것이 많다는 설명이다. 

우선 지분인수를 위한 대규모 유상증자에 대한 부담이 있다. 유증은 주주배정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진행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주들이 돈을 들여야 하는 것이다. 유증으로 마련한 자금은 시설자금으로 1조7980억원, 타법인 증권 취득자금으로 1조2024억원이 쓰일 예정이다.

결국 바이오젠이 가져가는 차익 2조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보유한 현금과 이번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주주들의 유증대금으로 이뤄지는 것이다.

이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지분을 모두 사들인 뒤 진행할 수 있는 경우의 수 중 유력한 것이 '상장'이라는 점도 따져봐야 한다.

최근 LG화학이나 SK이노베이션 등의 사례를 살펴보면 유망한 자회사의 상장은 모회사의 가치를 하락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일명 지주할인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향후 지주할인이 발생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모회사의 지분을 더 확보하는 것이 현명한지 의문이 든다"며 "지분 인수로 재무제표상 매출과 이익은 성장하겠지만 그게 투자에 대한 수익으로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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