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없는 사회 도래하나…한은이 내놓은 디지털화폐 청사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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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근미 기자
입력 2022-01-24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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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태평로에 위치한 한국은행 본부.[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한국에서 중앙은행 주도하에 실물화폐가 아닌 디지털통화로 송금과 거래가 이뤄지는 사회가 곧 도래하게 될까. 한국은행이 오는 6월까지 CBDC(중앙은행 디지털화폐) 송금 기능을 삼성전자 갤럭시 스마트폰에 담는 CBDC 2단계 실험에 나섰다. 한은은 이번 모의실험을 기반으로 내년 중 CBDC 정식 발행 여부를 결정한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은 작년 말 카카오 블록체인 기술 계열사 그라운드엑스 등과 진행한 CBCD 모의실험 연구사업 1단계를 마치고 현재 2단계 사업을 수행 중이다. 유희준 한국은행 금융결제국 디지털화폐기술반장은 "지난달 22일 완료된 1단계 모의실험 결과 클라우드 내에 구현한 CBDC 제조와 발행 등 기본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CBDC란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전자적 형태의 화폐다. CBDC는 법정통화로 동일한 비율로 현금과 교환 가능하다는 측면에서 가치 변동이 있는 가상자산(가상화폐)과는 차별성을 띤다. 한은의 이번 실험은 CBDC 도입을 위한 준비 과정으로, 우선 가상 클라우드 환경에서 CBDC가 화폐로서 기능을 하는지 실험한 뒤 상용화 여부를 검토하는 것이 골자다.

한은이 현재 추진 중인 2단계 사업에서는 보다 직접적인 디지털화폐 유통 실험이 이뤄지고 있다. 현재는 삼성전자 갤럭시 휴대폰 등에 내장된 온라인 지갑에 CBDC를 보관하는 기술 등을 실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통해 인터넷과 연결되지 않은 오프라인 상황에서 모바일에 담긴 CBDC 송금과 대금결제 등 거래 기능을 고안하고 원활하게 작동하는지를 확인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다른 플랫폼에서 유통되는 음원과 영상 등을 CBDC로 거래할 수 있는 기술도 마련할 계획이다. CBDC를 바탕으로 NFT(대체불가능토큰)를 거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아울러 국가 간 송금 시스템을 마련해 각국 중개기관들로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양국 간에 CBDC를 교환하는 방식으로 외환을 송금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한은은 2단계 사업이 종료되는 올해 하반기 이후에는 가상 환경에 조성된 CBDC 모의실험 환경을 실제 서비스 환경과 유사하게 발전시키기 위해 금융기관 등과 협력해 활용성 실험에 나설 계획이다. 이를 위해 1분기(1~3월) 활용성 실험에 참여할 금융기관을 선정한 뒤 협의를 통해 연계 실험 세부 계획을 수립한다는 방침이다.

국내 CBDC 도입에 대한 한은 측 결론은 늦어도 내년 중 도출될 예정이다. 한은은 다만 이 같은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실제 CBDC 상용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일단 선을 긋고 있다. 유 반장은 "올해 하반기 금융기관 등과 협력해 CBDC 활용성 실험과 기술 검증을 확대 수행하는 등 CBDC 활용 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할 계획"이라면서도 "이번 시험을 마무리한 뒤 기능 시연회를 열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만약 한은이 CBDC 도입을 결정하더라도 실제 발행까지는 오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이날 발표한 'CBDC 주요 이슈별 글로벌 논의 동향' 보고서를 통해 "현재 바하마 등 일부 신흥국이 CBDC를 발행한 것은 해당 국가들은 지급결제 시스템 발달이 더디기 때문"이라며 "중국을 제외한 주요국들은 CBDC 도입 여부를 결정한 바 없다"고 설명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작년 국정감사에서 "(CBDC) 도입을 결정한다고 해도 실제 발행까지는 3~4년 더 소요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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