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올해부터 성과급 지급률 줄어든 국책은행장이 섭섭지 않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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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종호 기자
입력 2022-01-24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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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송종호 금융부 기자]

지난해 12월 KDB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이 일제히 이사회를 열고 성과급 지급률을 낮췄다. 정부가 공기업·준정부기관 임원 보수지침을 개정했기 때문이다. 

새롭게 바뀐 산업은행 임원보수규정 시행 세칙에 따르면 회장의 경우 성과급 지급률이 연 기본급의 120%에서 100%로 줄었다. 이에 따라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올해부터는 새로운 지급률을 적용받게 된다. 산업은행 전무이사, 감사, 상임이사의 경우도 성과급 지급률이 연 기본급 100%에서 80%로 줄었다. 

또 다른 국책은행인 한국수출입은행도 같은 기준이 올해부터 적용된다. 방문규 수출입은행장 역시 성과급 지급률이 기존 120%에서 100%로 변경됐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2019년 이동걸 회장은 연봉 3억8420만원을 받았는데, 이 중에서 성과상여금은 1억9153만원이었다. 다음 해인 2020년에는 연봉이 3억8879만원으로 올랐으나 성과상여금은 1억9266만원으로 전년보다 약 113만원 오르는 데 그쳤다.

방문규 행장도 이 회장과 같은 기간 동안 동일한 연봉 인상률을 기록했다. 공교롭게도 이 둘의 올해 기본금으로 책정된 예산은 2억160만원이다. 여기에 경영평가 결과에 따른 성과금이 더해져 연봉이 결정된다. 

이 회장과 방 행장 모두 억대 연봉을 받고 있지만, 민간 금융사 최고경영자(CEO)와 비교하면 격차가 크다. 유명순 한국씨티은행장은 지난해 상반기에만 9억49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박종복 SC제일은행장은 8억6300만원, 권광석 우리은행장은 6억1300만원 순이었다.

민간 금융사 CEO들의 연봉은 하루가 다르게 오르는데,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임원의 성과금 지급률이 축소됐으니 여느 CEO라도 섭섭함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동걸 회장, 방문규 행장 모두 이번 지급률 축소 조치에도 기죽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 과거 대우조선 부실관리 책임으로 금융공공기관 경영실적 C등급을 받았던 이들 은행이 상위 등급을 회복했기 때문이다. 경영평가 결과는 S, A, B, C, D, E로 총 6개 등급으로 매겨진다.

금융위에 따르면 올해 금융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수출입은행은 지난해와 같은 A등급을 받았다. 특히 산업은행은 지난해보다 한 등급 높은 S등급을 받았다. 이로써 지난 2016년 금융위가 C등급 판정을 하며 “두 은행은 기업구조조정을 포함한 경영정상화 지원과 조선·해운을 포함한 대외위기 취약산업 지원 노력 등 주요 정책실적에서 부진한 평가를 받았다”라고 한 지적을 털어냈다.

올해도 이 회장과 방 행장은 이에 걸맞은 경영평가 상위 등급에 적합한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 현대중공업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좌초되면서 두 조선사의 통합을 주도했던 산업은행에 대한 책임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이 회장은 조선업계와 금융시장이 모두 납득할 수 있는 플랜B를 제시해야 한다.

수출입은행은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침체된 산업들 속에서 수출입 활기를 되찾을 물꼬를 터야 한다. 특히 산업통상자원부는 올해 선박·철강·가전 수출이 5% 넘게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침체를 극복할 수 있는 역량을 보여줄 때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왼쪽)·방문규 수출입은행장 [사진=각 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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