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5㎓ 전국망 구축에 주력...28㎓ 단말기 한 대도 없어
  • 미국서 실패한 28㎓ 상용화 "안 터지고 비싸"
  • B2B 이어 지하철...주파수 특성 맞는 새 상용화 계획 내놔

[사진=게티이미지뱅크]

28㎓(광대역) 5G 상용화를 두고 정치권의 압박에 정부와 이동통신 3사가 난색을 표했다. 주파수 특성에 대한 검토 없이 무리하게 28㎓ 5G 상용화에 나섰다가 서비스 범위는 좁아지고 통신비와 단말기 가격만 오른 미국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수치에 매몰되지 않고 이용자 편의를 고려한 새 5G 상용화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23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양정숙·박성중 의원실을 포함한 정치권은 SKT, KT, LG유플러스 등 이통3사가 지난해 말까지 28㎓ 5G 기지국 총 4만5000여개를 의무 구축하기로 한 것을 이행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이통3사가 실제로 준공을 완료한 28㎓ 5G 기지국은 총 138대(SKT 99대, KT 39대, LG유플러스 0대)로 집계됐다.

3.5㎓ 전국망이 우선..."28㎓ 단말기도 없다"

이통3사는 정치권의 압박이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사용처도 마땅치 않은 28㎓ 5G보다 이용자가 실제 체감할 수 있는 3.5㎓(중대역) 5G 전국망 구축에 집중했는데, 그런 부분에 대한 고려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5G 상용화 3년을 앞둔 지금까지 국내에 28㎓ 5G에 연결할 수 있는 스마트폰은 한 대도 출시되지 않았다. 반면 3.5㎓ 5G의 속도와 서비스 범위는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 2021년 12월 기준 다운로드 속도는 전년보다 16% 빨라졌고, 서비스 범위는 3.5배 확대됐다. 영국의 시장조사업체 오픈시그널은 2021년 5G 경험 보고서에서 한국의 5G 서비스가 속도와 서비스 범위 면에서 세계 최고라고 추켜세웠다.

한국과 같이 5G 상용화에 나선 미국이 28㎓ 5G 상용화에 실패한 것도 이통3사가 28㎓ 5G 기지국 구축에 적극적이지 않은 이유로 꼽힌다.

미국 1·2위 이동통신사인 버라이즌·AT&T는 각각 2019년 4월과 2021년 7월 광대역(28㎓·39㎓) 5G를 상용화했다. 하지만 오픈시그널에 따르면 지난해 7월 기준 버라이즌의 광대역 5G 도달률은 0.5%, AT&T의 도달률은 0.3%에 불과했다. 광대역 5G 도달률은 전체 스마트폰 사용 시간에서 이용자가 실제로 광대역 5G에 접속할 수 있는 시간 비율을 말한다. 지난해 12월 기준 국내 이통3사의 5G 도달률이 평균 28.5%로 집계된 점을 고려하면 턱없이 모자란 수치다.

그런데도 미국 이통사와 단말기 제조사는 광대역 5G를 핑계로 통신비와 단말기 가격을 올렸다. 버라이즌의 일반 5G 요금제(Nationwide)는 월 65달러(약 7만7000원)인 반면 광대역 5G 요금제(UW)는 월 75달러(약 8만9000원)다. AT&T는 무제한 데이터를 이용하려면 월 75달러를 내고 강제로 광대역 5G 요금제(5G Plus)에 가입해야 한다. 구글 픽셀6 스마트폰의 경우 일반 5G 단말기는 599달러(약 71만원)이지만, 광대역 5G 단말기는 699~739달러(약 83만~88만원)에 판매 중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도달거리 짧고 자주 끊겨...28㎓ 실내에서만 사용 가능

결국 한국·미국 정부가 초기 주파수 기술에 대한 분석을 제대로 하지 않고 28㎓ 5G도 일반 이용자용(B2C)으로 활용한다는 무리한 계획을 세운 것이 상용화 실패의 근본적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8㎓ 전파는 도달거리가 수백 미터 수준으로 짧으며, 중간에 조금만 간섭이 생겨도 연결이 끊어진다. 전파 신호가 얇은 벽조차 제대로 뚫지 못한다. 때문에 야외 구축은 어렵고, 실내에서 3.5㎓ 5G를 뒷받침하는 역할을 하거나 기업 내부망(B2B) 구축용으로만 활용할 수 있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도 28㎓ 5G의 한계를 인정하고 두 번째 5G 주파수 대역 할당을 실시해 3.7~4.0㎓의 중대역을 미국 이통사에 할당했다. 다만 미국 시민단체들은 이통사가 새 주파수 할당을 위해 809억 달러(약 96조4000억원)에 달하는 거금을 투자한 만큼 통신요금이 올라가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28㎓ 특성 고려한 새 상용화 방안 모색 중...지하철 와이파이 속도 5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이통3사도 마냥 28㎓ 5G를 놀리는 것은 아니다. 이음5G(5G 특화망)와 지하철 와이파이 속도 개선이라는 활용처를 찾고 올해부터 본격적인 상용화에 나선다. 이용자의 통신요금 부담을 줄이면서 더 빠르게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게 하려는 것이 목표다.

이음5G는 이통3사 외에 다른 기업이 특정 건물이나 지역에 28㎓ 5G망을 구축하고 사업에 활용할 수 있는 제도다. 완전 무인 스마트 팩토리나 브레인리스 로봇이 사람을 돕는 스마트 오피스 구축에 활용될 전망이다. 네이버가 분당 제2 사옥에 이음5G를 구축하는 것을 시작으로 카카오·삼성SDS·LG CNS·부산시 등이 이음5G를 활용한 스마트 팩토리와 스마트 시티 구축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들. [사진=연합뉴스]

지하철 와이파이 속도 개선은 서울 지하철 2·5·6·7·8호선에 28㎓ 5G망을 활용한 차세대 와이파이를 보급하는 사업이다. 이를 통해 기존 5G보다 느렸던 지하철 와이파이 데이터 전송속도가 5배 이상 향상될 전망이다. 28㎓ 5G 신호를 와이파이6와 와이파이6E로 바꿔서 전달하는 만큼 이용자들은 사용하던 단말기를 교체하지 않아도 무료로 빨라진 속도를 체감할 수 있다. 

이통3사는 오는 4월까지 서울 지하철에 총 1616대의 28㎓ 5G 기지국을 구축할 계획이다. 현재는 지하철 노선에 와이파이 수신 라우터를 설치하고 있어 신호 연결이 끊기는 문제가 있지만, 오는 6월 움직이는 지하철 내에 설치하는 신형 와이파이 수신 라우터를 도입해 이용자가 끊김 없이 쾌적하게 무료 와이파이를 이용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이에 맞춰 본격적인 상용화 시점도 올해 연말로 설정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정부와 이통3사가 협의해 28㎓ 5G 상용화를 위한 효과적인 방안을 찾고 있다. 이음5G와 지하철 와이파이 개선이 그 대표적인 사례다. 특히 지하철 와이파이 개선은 정부의 비용이 아닌 이통3사가 이용자 편의를 위해 자발적으로 투자하는 사업인 만큼 서울교통공사 등과 협의가 필요한 부분에 대한 지원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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