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낭기의 관점 미니박스]"정치의 기술은 '진짜 국민 이익' 아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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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낭기 논설고문
입력 2022-01-20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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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플라톤, "아무나 의사 될 수 없 듯 아무나 정치가 될 수 없어"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사진)은 정치를 ‘기술(craft)’에 비유했다. 그가 말하는 기술이란 의술, 항해술 같은 전문적 지식과 기능을 뜻한다. 의술은 의사가 환자를 치료하는 지식과 기능, 항해술은 선장이 배를 항해하는 지식과 기능이다. 플라톤은 아무나 의사가 되고 선장이 될 수 없듯이, 아무나 정치가가 될 수 없다고 했다.  정치가는 어려서부터 정치 기술을 배우고 익혀야 한다고 했다.

 

플라톤에 따르면 의사에게 필요한 기술은 병을 정확히 진단해 올바로 치료하는 능력이다. 선장에게 필요한 기술은 거친 파도가 이는 바다에서 배를 안전하게 목적지로 이끌어가는 능력이다. 그렇다면 정치가의 기술이란 무엇인가? 플라톤은 국민에게 정말로 이익이 되는 게 무엇인지를 알아내고 이를 실천에 옮기는 능력이라고 말했다. 그런 능력을 갖춘 정치가를 지혜로운 통치자를 뜻하는 '철인왕(哲人王, philosopher-king)'이라고 부르며 철인왕이 나라를 이끌어야 한다고 했다. 

 

플라톤은 민주주의를 부정했다. 민주주의는 인민 즉 보통사람들이 지배하는 정치다. 그런데 이들은 탐욕적이고 근시안적이라서 눈앞의 이익에만 급급하다고 했다. 진짜로 자기들한테 이익이 되는 게 무엇인지를 모른다고 했다. 그래서 이들에게 진짜 이익이 되게 하려면 이들의 의견을 따르지 말고 철인왕에게 맡겨야 한다고 했다. 철인왕만이 진짜로 국민에게 이익이 되는 게 무엇인지를 알기 때문이다. 

 

플라톤의 민주주의 비판론은 국민 주권이나 여론 정치 같은 개념을 부정하는 것이란 점에서 요즘 시대에는 맞지 않는다. 그러나 여론 정치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정치가의 역할을 강조한 것은 새겨볼 만하다. 정치가가 여론을 따라만 가서는 안 되고 국가와 국민을 위해 진짜로 필요한 일이 무엇인지를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는 가르침이 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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