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 北, 美제재 카드에 네번째 무력 시위...강대강 힘겨루기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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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원 기자
입력 2022-01-17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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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북한이 사흘 만에 또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해 무력 시위에 나섰다. 연초부터 이어지는 북한의 도발은 ‘강대강 선대선’ 원칙하에서 미국의 대북제재에 맞대응하면서도 미사일 주권은 결코 포기하지 않겠다는 메시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 8시50분과 8시54분에 평양시 순안비행장에서 함경도 길주군 무수단리 앞바다 무인도(알섬)까지 KN-23으로 추정되는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2발 쐈다. 비행 거리는 약 380㎞, 고도는 약 42㎞로 탐지됐다. 북한이 지난 14일에 이어 17일에도 개량형 이스칸데르 단거리 탄도미사일(KN-23)을 시험 발사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이날 발사는 지난 14일 열차에서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한 지 사흘 만이다. 지난 5일 새해 첫 무력시위를 시작으로 벌써 네 번째 무력시위다. 북한은 앞서 5일과 11일에는 자강도 일대에서 '극초음속 미사일'이라고 주장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고, 14일에는 평안북도 의주 일대 철로 위 열차에서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쏘아 올렸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의 두 차례 미사일 발사에 대응해 첫 제재 카드를 빼들자 북한은 사흘 간격 미사일 발사로 응수하면서 되레 도발 강도를 높이고 있다. 북·미 관계가 미사일 도발과 제재를 이어가는 전통적 악순환 고리에 빠져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앞서 미국은 지난 12일(현지시간) 미사일 물자 조달 등에 관여한 북한인 6명과 러시아인, 러시아 기업에 대한 독자제재안을 발표했다. 제재 대상에 포함된 4명은 북한 국방과학원 소속이다. 미 재무부는 국방과학원이 북한의 국방 연구와 개발 프로그램을 지원하기 위한 물품과 기술 확보에 이용하기 위해 조달 등을 담당하는 조직을 갖추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번 제재는 지난달 조 바이든 행정부가 발표한 첫 대북 추가 제재 이후 약 한 달 만이자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선 처음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이 사흘 만에 또다시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쏜 것과 관련, "서훈 국가안보실장을 중심으로 한반도 상황의 안정적 관리에 만전을 기해 달라"고 지시했다.

중동 3개국을 순방 중인 문 대통령은 이날 아랍에미리트(UAE) 현지에서 북한이 올해 들어 네 번째 미사일 발사를 했다는 보고를 받은 뒤 이같이 언급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에서 밝혔다.

다만, 청와대는 이번에도 ‘도발’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고 유감을 표명하는 데 그쳤다. 통일부도 연초부터 이어진 북한의 무력 시위를 '도발'로 보지 않는지에 대해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발사가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발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매우 유감스러운 행동이라고 인식한다"고만 답했다. 

통일부는 "북한은 한반도 평화와 정세 안정을 위해 미사일 발사가 아니라 평화를 만드는 대화를 선택해야 한다"며 "북한의 연속적인 미사일 발사로 인한 우려가 근본적으로 해소될 수 있도록 유관 부처 및 유관국들과 한반도 정세를 평화·안정적으로 유지하며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발전을 진전시킬 수 있게 일관되게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런 가운데 북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닫아 걸었던 국경을 개방할 조짐을 보이고 백신 도입을 위한 협의에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전날 신의주에서 중국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으로 건너간 북·중 화물열차가 이날 오전 생필품과 의약품 등 긴급물자를 싣고 북한으로 돌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북·중 화물열차가 운영된 건 지난 2020년 여름 이후 약 1년 반 만이다. 북한의 이 같은 '투트랙' 행보는 자위권 차원의 국방력 강화를 통해 미국과는 대립각을 세우면서도 중국과는 밀착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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