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중독(中讀)]징둥·시그룹 지분 판 텐센트, 지난해도 광폭 투자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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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예지 기자
입력 2022-01-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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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해 투자 건수 268건 사상 최다

  • 게임·엔터 회사에 집중 투자

  • 해외 투자는 49건.. 영국-인도-독일 순

텐센트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중국 대표 IT공룡 텐센트가 지난해에도 벤처 투자 광폭 행보를 이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징둥그룹과 시그룹의 지분을 대거 매각하면서 중국 당국의 눈치를 보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었는데, 그보다는 신생 기업들의 가능성에 투자하기 위한 전략적 조치였다는 해석이 더 맞았다.
 
지난해 투자 건수 2020년보다 100건 가까이 늘어
중국 시장조사업체 IT쥐쯔(IT桔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4일 기준 지난해 텐센트가 기업에 투자 한 건수는 총 268건에 달한다. 이는 2020년 총 175건에 비해 무려 100건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게다가 이는 역대 텐센트의 연간 투자 건수 중 최다 기록이다.
 
사실 최근 시장에서는 텐센트의 투자 행보보다는 매각 행보에 더 이목이 쏠렸었다. 워낙 대형 업체들의 지분을 잇달아 매각했기 때문이다.
 
텐센트는 지난해 12월 23일 중국 2위 전자상거래 업체 징둥그룹의 지분 약 4억6000만주를 매각했으며, 이후 약 2주 만인 이달 4일에도 싱가포르 게임·전자상거래 업체인 시그룹의 지분을 대거 축소했다. 두 업체의 매각으로 텐센트가 확보한 자금은 모두 195억 달러(약 23조300억원)다.

이외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지난해 상반기에도 중국 대표 내비게이션 업체인 쓰웨이투신(四維圖新·네비인포)과 의류업체 하이란즈자(海瀾之家) 지분을 내다 팔았다.
 
IT쥐쯔는 “텐센트가 이미 상장을 완료해 투자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주식을 매도하고 다른 한쪽으로는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사실 텐센트는 지난 2011년부터 과감한 투자를 이어왔다. 투자 속도도 빨라지고 있는데 2020년 투자 증가율이 43%였고, 지난해 투자 성장률은 53%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게임업체에 가장 많이 투자
IT쥐쯔 통계에 따르면 텐센트는 지난해 게임, 기업서비스, 엔터테인먼트 미디어, 헬스케어 모두 18개 업종에 투자했다. 이 중 가장 많이 투자한 업종은 게임으로, 지난달 24일 기준 59개 게임 기업에 투자했다.
 
흥미로운 점은 텐센트가 2011년부터 2021년까지 지난 11년간 엔터테인먼트, 게임 업계에 많은 돈을 쏟아부었다는 점이다. 구체적으로 텐센트는 11년간 엔터테인먼트 미디어 업체 233곳에 투자했다. 2018년에는 무려 관련 업체 60곳에 투자했다. ‘중국판 지식인’ 즈후(知乎)와 ‘중국판 팟캐스트’로 불리는 오디오 콘텐츠 플랫폼 히말라야, 중국 뉴스정보 애플리케이션(앱) 취터우탸오(趣頭條)가 대표적이다.
 
11년간 게임 분야에는 총 188건의 투자를 단행했다. 아무래도 텐센트가 가장 주력하는 사업 중 하나가 게임이기 때문으로 해석됐다. 실제 지난해 5월 텐센트는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게임 부문에 투자를 늘려 세계 시장 점유율을 늘리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아울러 텐센트는 일명 '관시'(關係·관계: '인맥'을 의미)를 위한 전략적 투자에도 비중을 많이 뒀다. IT쥐쯔에 따르면 텐센트는 지난해 ‘오랜 지인’에 해당하는 기업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는데 그 비중은 47.6%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지난해 4월과 11월 단행한 샤오훙수에 대한 투자와 상하이 미디어 회사 샤오궈원화에 대한 투자가 모두 전략적 투자라는 설명이다.
 
이외 텐센트는 지난해 해외 투자에도 적극적이었다. 268건 중 48건이 해외 투자였는데 영국에 7건, 인도에 6건, 독일에 5건, 브라질과 인도네시아에 각각 4건을 투자했다.
 
다만 국가마다 투자 분야는 상이했다. 영국에서는 의료, 건강 분야에 투자한 반면 인도에서는 자동차와 교통, 엔터테인먼트 업종에 투자했다. 브라질과 독일에서는 금융 업종 위주로 투자했다.
 
투자 성과는 엇갈려... 코너스톤 투자는 부진
그렇다면 텐센트의 지난해 투자 성과는 어떨까. IT쥐쯔는 지난해 텐센트가 코너스톤 투자자로 참여한 사례를 통해 보면 성과가 썩 좋지 않다고 평가했다. 코너스톤 투자란 기관투자자가 IPO 이전에, 추후 결정되는 공모가격으로 공모주식 일부를 장기투자하기로 확정하고 그 대가로 공모주식을 배정받는 투자계약 제도다.
 
지난해 텐센트는 총 4차례 코너스톤 투자자로 참여했는데 현재 이 중 3개 회사가 상장을 완료한 상태다. 한 곳은 지난해 뉴욕 증시에 상장한 즈후다. 즈후는 지난해 3월 설립 10년 만에 뉴욕 증시에 상장했는데 실적이 몇 년 째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는 이유로 주가 성적도 부진하다. 지난해 12월 30일 기준 종가는 5.1달러인데 이는 공모가 9.1달러를 밑도는 것이며, 시가총액도 반토막이 났다.
 
또 다른 상장사는 의료 학술정보 제공 플랫폼 이마이퉁(醫脈通)이다. 이마이퉁은 지난해 7월 홍콩거래소에 상장됐는데 상장 후 주가 하락 폭은 30%에 가깝다.
 
지난해 10월 19일 상장된 웨이타이의료도 성적이 부진하다. 상장 후 지난해 주가 하락 폭이 35% 이상이다. 웨이타이의료는 의료기기 연구개발 및 생산 판매 업체로 주로 당뇨병 관련 의료기기를 생산하는 업체다.
 
그러나 코너스톤을 제외한 다른 투자부문에서 텐센트는 우수한 성적을 내고 있다. 지난해 3분기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텐센트의 수익 중 절반 수준이 투자에서 나왔다. 업계에서 우스갯소리로 텐센트가 본업보다 투자에 더 강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이와 관련 ‘텐센트 넘버투’로 불리는 류츠핑(劉熾平) 총재는 “투자는 텐센트의 핵심 업무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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