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제재 피해 중국·러시아 등서 자금·부품 조달 혐의자 대상
  • '실질 효과' 위해 미 국무·재무부 독자 제재·UN 추가제재 추진
북한의 연이은 탄도미사일 발사 시험에 결국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추가 제재 카드를 꺼내들었다. 미국 국무부와 재무부의 독자 제재 발효에 이어, 국제연합(UN·유엔) 제재까지 추진하고 있다. 미국의 제재를 우회해 중국과 러시아에서 펼쳐지는 북한 당국의 미사일 개발 조력 활동을 원천적으로 막아 실질적인 타격을 입히겠다는 의도다. 

11일(현지시간) 린다-토마스 그린필드 UN  주재 미국 대사는 트위터를 통해 이날 UN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미국이 북한에 대한 추가 제재 조치를 제안했다고 밝혔다. 

그린필드 대사는 "미국은 2021년 9월 이후로 북한의 6번의 탄도 미사일 발사에 대해 유엔 제재를 제안하고 있으며, 각각은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했다"면서 "북한의 계속되는 탄도미사일 발사와 대량살상무기(WMD) 확산 활동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며, UN 안보리 결의에 따른 의무를 완전히 이행할 것을 북한에 촉구한다"고 밝혔다. 

미국의 이번 추가 제재 제안은 북한 당국이 지난 5일과 11일 연달아 탄도미사일 발사 도발을 단행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대해 북한 당국은 군 당국이 '극초음속 탄도미사일' 기술을 개발했다고 공표했다.

또한, 그린필드 대사는 해당 트윗에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의 글을 리트윗하며 "이번 조치는 오늘 국무부, 재무부가 (북한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한 데 이어 제안한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해당 트윗은 이날 블링컨 장관의 명의로 발표한 미국 국무부 성명을 전하는 내용으로, 북한의 미사일 도발과 관련한 미국의 독자 제재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린다-토마스 그린필드 유엔주재 미국대사가 올린 트윗. [사진=트위터/린다-토마스 그린필드]


따라서, 그린필드 대사는 자국이 UN 안보리에 제안한 추가 제재의 구체적인 내용이 무엇인지는 언급하진 않았지만, 이날 앞서 같은 사안에 대해 발효된 미국 국무부와 재무부의 독자 제재와 연관성이 있다는 점을 암시한 것이다. 

이날 앞서 공개된 미국 국무부의 성명에서 블링컨 장관은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와 탄도미사일에 대응하기 위해 모든 적절한 수단을 사용할 것"이라며 "이번 제재는 북한의 계속되는 핵 확산 활동과 이를 지지하는 사람들에 대한 우리(미국)의 심각하고 지속적인 우려를 나타낸다"고 설명했다. 

성명에 따르면, 미국 국무부는 북한 국적의 개인인 오용호(O, Yong Ho)와 러시아 국적의 개인인 로만 아나톨리예비치 알라르(ALAR, Roman Anatolyevic) 와 러시아 기업 파섹(PARSEK) 1곳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이는 미국의 '행정명령 13382'에 따른 제재로, 이들 대상은 미국 국무부에 의해  'WMD 및 WMD 운반 시스템 확산자'로 지정된다. 미국 국무부는 이들 대상이 러시아에서 북한 당국으로 탄도미사일 관련 장비를 조달하는 일에 연루했다고 밝혔다. 

오용호는 북한 군수산업부 산하 로켓산업부를 대표해 2018~2021년 사이 제3국(러시아로 추정)에서 아라미드 섬유, 스테인레스 튜브, 볼베어링, 방열 소재의 실인 '케블라실' 등 미사일에 적용가능한 부품을 조달했다. 

오용호는 또다른 제재 대상인 로만 아나톨리예비치 알라르가 개발이사로 재직 중인 러시아 모스크바에 소재한 기업인 파섹과 거래를 한 것으로 추정된다. 파섹은 대외적으로 아날로그-디지털 변환기(A/D 컨버터) 등의 전자 부품을 제조·판매하는 회사로 활동하고 있다. 

미국 국무부는 알라르가 파섹을 통해 탄도미사일 관련 부품을 공급했을 뿐 아니라, 로켓용 고체연료 혼합물을 제조하는 지침도 제공했다고 보면서 "오용호와 알라르, 파섹 사이의 조달·공급 관계는 북한의 미사일 개발 프로그램 기술의 핵심 원천"이라고 평가했다. 
 

12일(현지시간) 미국 국무부(위)와 재무부가 발표한 관련 성명문. [자료=미국 국무부/재무부]


한편, 미국 재무부 산하 해외자산통제국(OFAC) 역시 북한의 핵 개발과 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에 연루한 북한 국적의 개인 6명과 러시아 국적의 개인 1명과 기업 1곳에 대한 제재를 발효했다.

개인으로는 △로만 아나톨리예비치 알라르(ALAR, Roman Anatolyevic) △최명현(CHOE, Myong Hyon) △강철학(KANG, Chol Hak) △김송훈(KIM, Song Hun) △오용호(O, Yong Ho) △변광철(PYON, Kwang Chol) △심광석(SIM, Kwang So'k) 등 총 7명에게, 기관으로는 러시아 기업 파섹(PARSEK) 1곳에 자산 동결과 금융 거래 중지 등의 제재 방안이 포함됐다. 또한, 국적을 무관하고 지정 대상과 거래하는 모든 기업·개인에게도 같은 제재가 적용되는 '세컨더리 보이콧' 역시 적용된다. 

오용호와 알라르, 파섹을 제외한 5명의 제재 대상은 북한의 첨단무기 연구·개발 기관인 국방과학원(제2자연과학원) 소속으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중국 심양과 다롄 등에서 활동하며 해당 기관에 자금과 물품, 서비스 활동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국무부는 지난 2010년 국방과학원을 WMD 제재 대상으로 지정한 상태다. 

이와 관련해, 이후 로이터와 미국 공영라디오 NPR 등은 익명의 미국 외교관을 인용해 미국이 UN에 요청한 추가 제재 수준에 대해 보도했다. 

해당 외교관은 로이터에서 "워싱턴(미국 행정부)가 이들(미국 국무부·재무부가 지정한 제재 대상) 중 5명에게 UN 여행 금지와 자산 동결을 제안했으며 "추가로 3명의 개인과 단체에 대한 UN 제재 제안을 준비하기 위해 파트너들과 계속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감안했을 때, 미국이 국무부와 재무부의 독자 제재 뿐 아니라 UN 추가 제재를 추진하는 것은 중국과 러시아 내에서도 이들 대상의 관련 활동에 제동을 걸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북한 당국은 부품 등 물자 조달이 어려워지면서 탄도미사일 기술 개발에서 실질적인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다만, 이번 조치는 새로운 결의안 형태로 안보리 전체에 상정하는 것이 아닌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1718위원회)'에 제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NPR은 이날 그린필드 대사가 제안한 추가 제재안이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15인(안보리 이사국)의 합의에 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역시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그린필드 대사가 대북제재위원회 의장 앞으로 서한도 제출했으며, 해당 추가 제재가 새로운 안보리 결의를 뜻하는 것은 아니라고 전했다. 

따라서, 이날 미국이 추진하는 UN 추가 제재가 발효하기 위해서는 중국과 러시아의 합의를 끌어내는 것이 관건이다. 다만, 최근 미국은 중국과 러시아와 대립각을 벌여 놓은 상황이라 이들 국가의 동의가 나올지는 미지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달 27~31일 제8기 제4차 전원회의를 진행 중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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