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이더 품귀 사태에 고용 보험 가입 의무화까지 겹쳐 최근 기본 배달료 '천정부지'
  • 배달료 인상분은 자영업자와 소비자 몫…비용 부담 커지자 포장 주문 건수 90배 폭증

[서울=연합뉴스]

새해부터 배달료가 대폭 오르면서 자영업자와 소비자가 분담해야 할 비용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배달라이더 고용보험 가입이 의무화된 데다 배달 수요는 높아지는데 배달라이더는 점점 부족해져 '몸값'이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높아진 몸값은 고스란히 자영업자와 소비자 몫이 될 가능성이 크지만, 자영업자와 소비자는 각자 직배(직접배달)와 포장 주문으로 부담을 줄이려는 모양새다.

4일 배달업계에 따르면 전국 배달 대행 업체들이 새해 첫날부터 기본요금을 일제히 올렸다. 서울과 인천 등 수도권 일부 업체는 약 500원을, 천안 일부 지역은 최대 1100원을 인상했다. 또 이달부터는 배달 라이더들이 고용보험에 의무가입해야 하면서 건별 배달수익을 기준으로 보험료율 1.4%를 배달업체와 라이더가 0.7%씩을 내야 한다. 배달료가 오를 수밖에 없는 이유다.

또 배달업계는 한 번에 한 집만 가는 단건 배달로 라이더가 부족해진 데다 배달 수요마저 늘어나면서 라이더를 모집하려면 배달료를 올릴 수밖엔 없단 입장이다. 한 식당 업주는 "1월 1일부터 배달 대행업체 요금이 일괄적으로 인상돼 부득이하게 배달료를 올리게 됐다"며 소비자가 부담하는 배달 팁 비용이 7500~8500원이라고 공지했다.
 

[사진=연합뉴스] 

라이더 품귀 현상 외에 각종 할증도 배달료를 높이는 요소 중 하나다. 예를 들어 눈이나 비가 내릴 때, 늦은 시간에 주문할 때, 고층 아파트거나 보안 절차가 까다로운 곳이라면 500~1000원의 추가 요금이 붙는다. 최근엔 심지어 한파 할증까지 생겨났다. 인상된 배달료에 각종 할증이 더해지면 배달료는 1만원에 육박하는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자영업자들은 이중고를 겪는 모양새다. 코로나19로 매출이 급감한 상황에 배달료가 오르면 인상분은 고스란히 업주 몫이 될 수 있단 판단에서다. 물론 업주가 배달료 인상분을 소비자에게 100% 전가할 수 있다. 보통 배달료는 업주와 소비자가 절반씩 나눠 부담하지만, 업주가 얼마씩 부담할지 설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배달료 인상분을 소비자에게 모두 넘길 경우 해당 식당을 찾는 발길이 뚝 끊길 수 있어 업주는 울며 겨자 먹기로 배달료 인상분을 짊어질 수밖에 없다. 대신 업주는 음식 가격을 500~1000원가량 올리는 방식으로 배달료 인상분을 충당할 수 있어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식당을 운영한다고 밝힌 한 점주는 자영업자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 "손님이 내는 배달 팁을 유지하는 대신 3년 동안 올리지 않던 음식 가격을 최근 인상했다. 음식값 인상이 손님 입장에선 달갑지 않겠지만,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정말 남는 게 없다"고 말했다. 경기도에서 빵집을 운영한다는 점주도 "5년 만에 100~200원가량을 올렸다. 하지만 손님은 얼마를 인상했느냐보다 단지 인상 여부를 더 중요시한다. 그러다 보니 가격 인상을 불편해하는 손님들이 있다"고 토로했다. 다시 말해 배달료 인상이 곧 음식값 인상으로 이어져 손님이 줄어들 수 있단 뜻이다.

실제로 한 업주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배달료를 중재해달란 글을 올렸다. 가게 운영에 지장을 줄 만큼 배달료가 올랐단 이유에서다. 청원인은 "1월부터 배달 대행업체에서 과도한 가격 인상을 통보했다. 다른 업체로 변경하려 해도 이미 업체별로 조건을 비슷하게 맞춰놓은 상황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역별로 요금 차이는 있겠지만 주말을 포함한 공휴일에 기본 배달료 500원 인상은 과하다. 특히 주말 배달 수요가 일주일 중 70%에 달하는 만큼 기본요금을 인상한 꼴이다. 여기에 우천할증과 야간할증 등 추가 인상 요인도 즐비하다"고 꼬집었다.

청원인은 "배달료가 오르면 업주는 배달 팁을 인상할 수밖에 없다. 이는 곧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진다. 결국 배달을 이용하는 수요가 줄면서 폐업하는 소상공인들이 늘어날 것"이라며 배달료 인상이 내수 시장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배달료 인상으로 배달 음식에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들이 점차 늘어나면서 앞으론 포장 주문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배달앱 요기요에 따르면 작년 11월 앱을 통한 포장 주문 건수는 전년도 같은 달보다 약 90배 폭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배달료가 조금씩 오르면서 '배보다 배꼽이 큰 상황'이 오자 편리함 대신 비용을 아끼는 쪽으로 소비 패턴이 변화한 것으로 보인다.

배달 대행업체를 이용하는 대신 직접 배달에 나서는 업주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업주가 음식을 직접 배달할 경우 배달료 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데다 음식값을 올리지 않아도 돼 손님 이탈을 최소화할 수 있단 이유에서다. 배달료가 부담돼 최근 직접 배달에 나섰다고 밝힌 한 업주는 "직접 배달엔 차량 유지비도 들지만, 기존 배달료 대비 30%를 아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사진=아주경제 DB]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실시간 인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페이지 상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