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천구 인하대 교수 "반복되는 석탄 수급 문제… 원자재 공급망 다변화 미흡이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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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기자
입력 2022-01-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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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시아발 천연가스 시세 급등의 후폭풍…글로벌 메이저의 석탄가격 조정 시도 의심"

  • "우리만 탄소중립 외쳐도 세계 각국은 꾸준히 석탄 사용…하루아침에 탄소중립 되진 않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지난해 요소수 사태를 비롯해 올 초 인도네시아발 석탄 수출 금지까지 빈번한 원자재 대란에 산업계와 관계 당국의 고심이 깊다. 일부 전문가들은 에너지 전환 과정의 부작용으로 해석하기도 했지만, 근본적인 공급망 부실을 되짚어봐야 할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특히 아직 사용빈도가 높은 석탄을 너무 등한시한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강천구 인하대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는 4일 아주경제와 통화에서 이러한 문제 발생의 근본 원인을 공급망 부실이라고 지적했다. 강 교수는 한국광물자원공사에서 30여년간 현장 경험을 쌓고 현대제철, 동양시멘트 등을 거쳐 인하대 교수로 초빙된 국내 환경·에너지 분야의 전문가다.

그는 "에너지 혹은 에너지 자원, 그리고 우리가 필요한 원자재 자원의 다변화가 안 돼 있다"며 "석탄은 에너지 자원 중 여러 나라에 많이 있는 편이다"라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외부적인 자원의 희소성 문제가 아닌 우리 내부적인 공급 시스템 문제라는 것.

산업통상자원부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지난해 석탄 수입 중 절반은 호주(49%)에서 가져왔다. 이어 인도네시아가 20%를 차지해 양국에서 70%를 공수했다. 나머지 러시아(11%), 미국(9%) 등 국가를 합하면 90%의 석탄을 4개 국가에 의존하는 셈이다.

강 교수는 "우리나라가 석탄을 호주와 인도네시아, 러시아에서 많이 가져오는데 유연탄 같은 경우는 가깝게는 베트남에도 있고 석탄은 다양한 곳에 있으니 수입선 다변화를 좀 시켜야 한다"며 “수입선 다변화가 안 되니 이렇게 딱 한 번 공급 위기가 와도 크게 피해를 본다"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의 경우와 우리나라를 대비하며 상대적으로 원자재 공급망이 다변화된 일본이 최근 원자재 수급 위기를 덜 겪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강 교수는 정부의 공급망 컨트롤타워 부실도 이러한 원자재 수급 위기를 거듭하게 한다고 덧붙였다.

강 교수는 "우리나라는 공급망을 관리하는 하나의 컨트롤타워가 없다고 보면 정확하다"며 "산업부가 컨트롤타워라고 하지만 요소수 사태를 보면 산업부가 아니라 기재부가 했다"라고 공급망 관리 부실을 재차 강조했다.

이어 이번 인도네시아의 석탄 수출 금지 문제를 두고 강 교수는 외적인 환경도 거론했다.

현재 러시아는 유럽 내 천연가스 공급을 조절하면서 에너지 패권을 휘두르고 있다. 가스의 공급처는 한정돼 있는데, 여기에 최근 겨울철 에너지 수요가 많아지자 가스요금이 급등했다는 게 강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천연가스의 대체재가 석유와 석탄밖에 없으므로 자연스레 석탄으로 수요가 옮겨간다고 부연했다.

강 교수는 "대체재 중 석유가격은 이미 많이 올랐고, 석탄은 기후변화 때문에 잘 쓰지 않았지만 이제 쓰는 수밖에 없다"며 "가스나 석유에 비해서 석탄가격이 저렴하다 보니 인도네시아가 이 기회에 석탄의 수급을 조절하는 것일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특히 최근 호주 등 석탄의 수급이 많아지는 것을 눈치챈 글로벌 메이저들이 석탄의 가격 조정을 시도하는 분위기도 있다. 인도네시아의 석탄 수출 금지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게 강 교수의 시각이다.

강 교수는 마지막으로 정부의 급격한 탄소중립 행보가 에너지 수급 안정화에 영향을 끼쳤다고 꼬집었다. 국내 수요에 비해 생산과 공급을 빠르게 줄여서다.

그는 "우리나라가 연탄을 만드는 데 쓰는 무연탄을 국내에서 연간 100만톤(t) 생산하고, 수입을 700만t가량 하고 있다"며 "원료탄인 유연탄의 경우는 수입의존도가 더 심각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강 교수는 "유연탄은 발전자회사, 제철용, 시멘트 등 우리가 지난해 기준으로 1억3000만t을 수입했다"며 "t당 100달러만 해도 수십조원에 달한다. 하루아침에 탄소중립 전환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강 교수는 석탄이나 유연탄의 중요성도 거론했다. 그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화석연료가 석탄이다"라며 "우리나라가 석탄을 쓰지 않는다고 다른 나라가 쓰지 않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 예로 일본의 경우 호주산 석탄 중 열량이 낮은 갈탄을 골라내 가스화를 거친 뒤 자국으로 운반한 다음 액화를 해서 사용한다고 다양한 사용방법이 있음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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