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가계대출 금리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은행권 신용대출 평균금리가 2014년 10월 이후 7년여 만에 연 5%를 넘어섰고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도 2014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3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11월 한 달간 예금은행의 전체 가계 대출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전월대비 0.15%포인트 오른 연 3.61%로 6개월 연속 증가했다. 2018년 12월(연 3.61%) 이후 최고치다.
송재창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은 대출금리 상승 배경에 대해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금리에 영향을 주는 지표금리가 올랐고, 가계대출 관리 노력으로 은행들의 한도 축소와 가산금리 인상도 불가피하게 이뤄지면서 가계대출 금리가 연초에 비해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이 기간 가계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COFIX)는 전월대비 0.26%포인트 상승한 1.55%를 기록했다. 지난 10월 1.08% 수준이던 CD(91일물) 금리는 1.17%를 기록했고 은행채 1년물(AAA) 금리 역시 1.5%에서 0.2%포인트 오른 1.7%를 나타냈다.
대출 금리 상승세 속 변동금리 대출 비중은 오히려 늘었다.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 변동금리 비중은 82.3%로 10월(79.3%)보다 3%포인트 증가했다. 이에 대해 송 팀장은 “고정금리 대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정책 모기지의 취급 비중이 작아지며 전체적으로 고정금리 대출 비중이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은행 기업대출 평균금리 역시 전월 대비 0.18%포인트 오르면서 3%(3.12%)를 넘어섰다. 이 중 대기업대출 금리는 전월 대비 0.23%포인트 오른 2.9%로 나타났고, 중소기업대출 금리는 3.3%로 전월보다 0.16%포인트 확대됐다. 기업대출과 가계대출 금리가 일제히 상승하면서 가계와 기업을 합한 전체 대출 평균금리는 전월대비 0.16%포인트 오른 3.23%를 기록했다.
비은행기관 가운데서는 상호저축은행 대출금리가 0.15%포인트 하락한 9.32%로 나타났다. 저축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기관들은 일제히 대출금리 상승추세를 보였다. 신용협동조합(신협)과 상호금융 일반대출 금리의 경우 각각 0.04%포인트, 0.11%포인트 상승한 3.98%, 3.58%를 나타냈고 새마을금고 역시 0.04%포인트 확대된 3.91%로 집계됐다.
고객에게 제공되는 예금은행 저축성수신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전월보다 0.28%포인트 오른 연 1.57%를 기록해 4개월 연속 1%대를 나타냈다. 이 중 순수저축성예금(정기예적금) 금리는 전월보다 0.23%포인트 올랐고 시장형금융상품(CD, 금융채, RP, 표지어음 등) 금리도 0.41%포인트 상승했다. 은행들의 신규취급액 기준 예대금리차는 1.66%포인트로 전월보다 0.12%포인트 축소됐다.
한편 가계대출 금리는 내년 상반기까지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이 내년 1분기 추가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하고 있어서다. 다만 송 팀장은 "내년 가계대출 금리에 대한 전망은 기준금리 인상 상황과 은행권의 가계대출 관리에 대한 입장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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