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4분기 실적까지는 좋다만… 내년엔 하락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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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훈 기자
입력 2021-12-25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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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요 6개 증권사 4분기 순이익 전분기와 유사

  • 내년엔 거래대금 줄며 순이익 20% 감소 전망

국내 증권사들이 2021년 3분기 양호한 실적을 기록한 데 이어 4분기에도 전년 동기 수준의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2022년에는 거래대금 감소로 인한 실적 감소가 불가피한 것으로 전망된다.
 
◇6개 증권사 4분기 순이익, 전년 대비 1% 증가
 


22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을 비롯해 한국금융지주, 삼성증권, NH투자증권, 메리츠증권, 키움증권 등 6개 증권사의 2021년 4분기 순이익 추정치는 1조97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0년 4분기 순이익 1조831억원보다 1.28% 증가하는 규모다.

증권사별로는 한국투자증권이 속한 한국금융지주의 2021년 4분기 순이익이 2390억원으로 가장 많을 것으로 추정됐다. 한국금융지주의 2021년 4분기 실적 추정치는 전년 동기 대비 30.28% 줄어든 수준이지만 이들 증권사 중 가장 많은 순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됐다.

미래에셋증권의 4분기 순이익은 2002억원으로 한국금융지주의 뒤를 이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2020년 4분기 순이익 1849억원보다 8.27% 많은 수준이다.

전년 동기 대비 가장 큰 폭의 순이익 증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 증권사는 NH투자증권이다. NH투자증권의 2020년 4분기 순이익은 756억원이었으나 2021년 4분기에는 1767억원으로 133.73% 늘어날 것으로 추정됐다. 2020년 4분기 옵티머스 펀드 사태와 관련한 충당금을 대폭 늘리면서 실적에 악영향을 끼쳤지만 2021년 들어서는 이를 대부분 해소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로써 이들 증권사의 2021년 연간 순이익 추정치는 전년 대비 5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6개 증권사에 대한 2021년 순이익 추정치는 6조2406억원으로 2020년 4조318억원보다 54.78%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특히 2021년에는 미래에셋증권과 한국금융지주가 순이익 '1조 클럽'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금융지주와 미래에셋증권의 2021년 연간 순이익 추정치는 각각 1조6756억원, 1조1215억원이다.

한국금융지주의 전년 대비 연간 순이익 증가율은 94.05%에 달한다. 올해 카카오뱅크 상장에 따른 지분법이익 반영을 비롯해 한국투자증권의 투자은행(IB) 부문 실적 호조 등이 배경으로 꼽힌다.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 역시 1조원에 가까운 연간 순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됐다. 삼성증권의 2021년 순이익 추정치는 9419억원으로 2020년 5078억원보다 85.49% 늘어날 전망이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2년은 코로나19 이후 개인 투자자 중심으로 주식거래 열풍이 일면서 IB 고성장과 동시에 위탁매매 수익도 증가하는 모습을 띠기 시작했다"며 "두 가지 수익모델이 자기자본이익률(ROE) 상승을 이끌면서 유례없는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고 평가했다.
 
◇증시 거래대금 감소 영향 2022년에 본격 영향… 순이익 20% 가까이 줄어
 


증권사마다 2021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내년에는 20% 가까운 실적 하락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2022년 6개 증권사의 연간 순이익 추정치는 총 4조993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1년 연간 순이익 추정치보다 19.98% 줄어드는 수준이다. 다만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연간 순이익 합계 3조2833억원보다는 양호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금융지주의 경우 1조836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2년 연속 순이익 1조 클럽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됐고 미래에셋증권의 연간 순이익은 9496억원으로 전년 대비 15.33%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밖에 삼성증권은 7852억원, NH투자증권은 7549억원의 순이익을 거둬 각각 16.64%, 16.35%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키움증권(7646억원), 메리츠증권(10.38%)의 실적도 10% 이상 줄어들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2022년 증권사 실적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는 배경으로 증시 거래대금 감소에 따른 위탁매매, 투자 관련 수익 부진을 꼽는다. 2021년 초 풍부했던 증시 거래대금이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점차 줄어든 영향이 2022년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증시 거래대금 감소는 개인 투자자의 거래 위축이 큰 영향을 끼쳤다. 국내 증시가 조정을 거치는 사이 가상자산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개인 투자자의 주식시장 거래가 줄었고 거래대금 감소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구경회 SK증권 연구원에 따르면 12월 개인 투자자의 하루평균 거래대금은 14조5000억원으로 2021년 하반기 평균인 18조2000억원보다 20.33% 줄었다.

구 연구원은 "6월 이후 코스피가 약세를 보이면서 개인 투자자의 거래가 자연스럽게 감소했는데 최근의 거래대금 감소는 정상으로의 회귀로 볼 수 있다"며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의 11월 일평균 거래대금은 5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11월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인 11조7000억원의 46%에 달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구 연구원은 이로 인해 2022년에는 증권사들의 위탁 수수료가 감소하고 유가증권운용이익 역시 초호황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정 연구원은 이 같은 영향으로 증권사들의 실적이 2021년보다는 줄어들지만 증시 거래대금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줄어들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이미 주식 회전율은 저점 수준으로 추가적인 하락폭은 제한적이다"라며 "2021년 대형 기업공개(IPO)가 다수 진행되면서 주식시장 규모 자체가 커졌고 코로나19 이후 주식 거래가 일상이 된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고객예탁금은 여전히 60조원 이상을 유지하고 있어 대내외 여건만 회복된다면 거래대금은 다시 2021년 상반기 수준을 회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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