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테크 리포트] ③ 앞서가는 글로벌 하드웨어 기업, 국내 산업 발전 방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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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우 기자
입력 2021-12-21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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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타버스 얼라이언스 디바이스 분과 운영

  • AR 등 유망분야에 한정된 자원 집중 계획

  • 양 손 자유로운 AR 글래스 활용도 커질 전망

MS 홀로렌즈는 산업용 AR 장비로 상용화된 대표 사례다. [사진=마이크로소프트]

메타버스에서 하드웨어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해당 시장 역시 빠르게 성장할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는 글로벌 가상·증강현실(VR·AR) 시장은 2021년 307억 달러에서 2024년 2969억 달러(약 350조원)로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AR 기술은 확장현실(XR) 산업에서 주요 요소로 자리잡으며 시장 규모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메타버스 산업이 VR 헤드셋, AR 안경, 스마트폰 앱 등 다양한 기기와 연계하면서 전반적인 하드웨어 성장을 주도할 전망이다.

이미 글로벌 선두기업은 VR·AR를 넘어 MR·XR 분야에서 다양한 하드웨어를 쏟아내고 있으며, 수많은 콘텐츠 기업이 이를 이용해 게임이나 가상체험 등의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만들고, 가상공간에서 여러 사용자와 소통할 수 있는 플랫폼을 선보이고 있다.

국내에서도 메타버스 분야에 2022년 예산을 편성했지만, 콘텐츠 분야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VR·AR 콘텐츠 산업 육성에 887억원(21년 704억원), 디지털트윈 연합 핵심기술 44억원(22년 신규)을 투입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메타버스 콘텐츠 제작(168억원)과 실감형 콘텐츠 제작(60억원) 등을 편성했다. 이렇게 개발된 콘텐츠는 결국 글로벌 기업이 주도하는 하드웨어에서 구현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국내 콘텐츠 기업 역시 하드웨어 필요성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 있으며, 중소 하드웨어 기업에서 시범적인 제품이 등장하고 있는 추세다. 특히 올해 결성된 '메타버스 얼라이언스'는 디바이스 분과를 운영하며 각종 메타버스 서비스 수요에 대응하는 하드웨어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메타버스 얼라이언스, 국내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잇는 연결점 될 것
메타버스 얼라이언스는 △쇼핑/관광/도시 △교육/커뮤니티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제조/훈련/정비 △공공/행정 △의료/복지/건강 등 B2B와 B2C 분과를 운영하며, 여기서 개발된 콘텐츠를 디바이스 분과에서 만든 하드웨어에서 선보이는 것이 기본 골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미디어콘텐츠 분야 기술자문을 담당하는 이준우 PM은 "디바이스 분과는 오픈XR를 기반으로 국내 메타버스 관련 기업이 활용할 수 있는 솔루션 스택과 SDK를 개발하고, 국내 기업이 이를 활용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오픈XR는 VR·AR 플랫폼과 장치를 위한 개방형 표준이다. 이 표준에는 하드웨어 사양과 인터페이스, 운영체제, 소프트웨어 개발 환경까지 포함돼 있으며, 이를 통해 VR·AR 시장의 파편화를 줄이는 것이 목표다. 콘텐츠 개발사는 각 하드웨어 특성에 맞춰 콘텐츠를 최적화할 필요가 없고, 하드웨어 개발사 역시 표준에 맞춰 설계하면 다양한 콘텐츠를 수용할 수 있다.

해당 프로젝트는 크로노스 그룹을 통해 관리되고 있으며, 인텔, AMD, 퀄컴 등 반도체 제조사, 마이크로소프트(MS), 모질라, 구글, 에픽, 유니티, 밸브 등 소프트웨어 기업, LG전자, 삼성전자, 로지텍, 레이저 등 하드웨어 제조사까지 다양한 기업이 기여하고 있다.

메타버스 얼라이언스는 각 분과를 통해 추진하는 메타버스 프로젝트를 오픈XR에 맞춰 진행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디바이스 분과는 표준 하드웨어를 제작하는 것이 아닌, 오픈XR 기반 SDK를 만들어 보급하고, 국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서로 잘 연결되도록 지원한다.

이준우 PM은 "얼라이언스는 메타버스에서 하드웨어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지만, 소프트웨어나 앱을 개발하는 것과 달리 하드웨어는 폼팩터나 몰딩을 설계하는 등 많은 투자가 필요한 일이다. 과거에도 정부 예산으로 XR 기기 개발 지원을 해왔다. 하지만 해당 시장에 대해 국내 대기업의 관심이 적어 시장확대가 더디고, 결과물로 나온 제품 역시 글로벌 대기업 제품과 비교해 품질이 떨어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글로벌 기업 제품과 비교해 다소 부족하더라도, 국내에서 개발한 디바이스와 서비스가 연결됐으면 한다. 국내 콘텐츠 개발사도 막상 쓸 수 있는 장비가 없어 오큘러스나 홀로렌즈를 선택하는 상황이다. 디바이스 분과는 이 연결점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소프트웨어부터 하드웨어까지 모든 사이클을 운영해봐야 국내 기술의 강점과 약점을 알 수 있다. 국내에서도 소싱할 수 있는 수준의 부품과 모듈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생태계 사슬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글로벌 기업의 AR·XR 글래스 사업 확대, 국내 시장 활성화도 기대
국내 기업이 요구하는 장비 형태는 AR, 나아가 XR를 지원하는 스마트 글래스 제품이다. 자원이 한정돼 있는 만큼, 유망한 분야를 우선 지원하며 기반을 만든다는 전략이다.

VR 헤드셋의 경우 이미 메타의 자회사인 오큘러스가 우수한 제품을 선보였고, 구글 역시 솔루션 스택이 잘 구축돼 있는 상황이다. 특히 VR 헤드셋은 크기나 무게 등 착용감과 관련한 문제가 있다. 유선 연결 시에는 활동성이 줄어들고, 무선으로 사용 시에는 배터리 지속시간과 콘텐츠 품질저하 등으로 인해 엔터테인먼트나 교육 등으로 활용이 제한된다.

반면, 스마트 안경 형태의 AR·XR 기기는 산업, 의료, 국방, 과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어 시장 전망이 좋다. 우선 VR 헤드셋과 비교해 착용이 편해 활동성을 높일 수 있으며, 별도의 기기 없이도 눈앞에서 각종 정보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양손이 자유롭다. 산업현장에서도 사방을 볼 수 있으며, 현실세계에 그래픽을 덧입혀 기존보다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할 수도 있다.

실제로 AR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글로벌 기업도 많다. 이미 MS는 홀로렌즈를 기반으로 업무나 산업에 적합한 솔루션을 선보이고 있다. 가령, MS 홀로렌즈를 착용한 상태로 정비가 필요한 작업현장에 도착하면, AR 기술을 통해 현재 보고 있는 설비에서 어떤 부품을 만지고, 무엇을 수리해야 하는지 현실에 덧입혀 보여준다.

삼성전자도 이러한 가능성을 눈여겨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미국 AR 기업인 디지렌즈(DigiLens)에 투자를 확대하면서 XR와 메타버스를 위한 하드웨어 분야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전망이다. 이를 통해 삼성전자가 만든 AR 글래스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애플 역시 AR·XR 헤드셋을 내년쯤 선보일 전망이다. 십여개의 카메라와 센서를 이용해 주변 사물과 상황을 인식하고, 손동작이나 제스처 등 일상 속 행동으로 기기를 조작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준우 PM은 "삼성전자나 애플 등 대기업에 AR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면 VR에 집중돼 있는 시장 판도가 바뀔 수 있으며, 국내에서 추진하는 프로젝트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성능 좋지만 무거운 VR 헤드셋...휴대성 높은 AR 글래스가 일상에서 쓰일 전망
비즈니스와이어는 스마트 AR 글래스 글로벌 시장이 2020년 25만5600대 규모에서 2026년까지 880만대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발표했다. 전체 모수가 크지는 않지만, 성장세는 가파르다. 특히 휴대성이 높고, 착용 시 양손이 자유로우며, 안경 너머로 실제 현장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제조, 물류, 의료 현장에서 활용 기대가 크다.

김재혁 레티널 대표는 2021 가상융합경제 활성화 포럼 콘퍼런스에서 "PC 기반 디지털 환경이 인터넷을 거쳐 모바일로 넘어가고, 향후 VR·AR·XR로 발전한다는 이야기가 많았다. 오늘날 이러한 기술은 메타버스로 수렴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메타버스 시대에 정보성과 휴대성에 대한 하드웨어의 딜레마를 설명했다. 예를 들어, 초기에 등장한 휴대폰은 이름처럼 휴대성을 중시하면서 크기가 점점 더 작아졌지만, 기능과 성능이 일정 수준 이상 향상된 이후에는 정보량을 중시하며 화면이 다시 커지기 시작했다.

김 대표는 "커질 대로 커진 화면은 이제 폴더블이나 롤러블처럼 새로운 기술을 접목해 화면을 키우고 있으며, 결국 화면을 무한대로 확장하는 AR·XR 스마트 글래스로 발전할 것"이라며, "스마트폰 알림을 듣고 손으로 들어 내용을 확인하는 과정이 XR에서는 실시간으로 눈앞에 보이며 두 손도 자유로워진다"고 말했다.

이어, "정보가 화면 밖에 나오면서 일터에서는 몰입도 높은 형태로 가상 화면을 배치하거나, 현장에서는 AR를 이용해 실시간으로 원격 지원을 받으며 정비할 수 있는 환경도 만들 수 있다. 일의 확장, 몰입과 협업으로 기존 업무 방식을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픽=임이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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