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산업전망-산업] 해운·반도체·철강 '맑음', 석화·항공 '흐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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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범 기자
입력 2021-12-20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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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창궐한 지 2년이 가까워졌다. 코로나19와 이를 극복하기 위해 각국 정부가 뿌린 '헬리콥터 머니'는 산업 지형도를 크게 변화시켰다. 돈은 넘치는데 생산 환경이 악화되며 나타난 공급 병목 현상 및 인플레이션은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또 탄소 중립과 디지털 전환 속도가 빨라지는 가운데 '공동부유'를 외치는 중국 정부의 정책 기조도 내년 산업계의 주요 변수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 
 

[그래픽 = 아주경제]

 
한국기업평가, 나이스신용평가, 한국신용평가 등 국내 신용평가 3사는 내년 산업 전망을 발표했다. 세 신평사의 내년 예상은 큰 틀에서 대동소이했다. 3사 모두 △공급망 차질 △원자재 상승 △코로나19 재확산을 산업계의 주요 변수로 꼽았다. 한신평의 경우, 탄소 중립을 추가했다. 

3사 모두 내년 전망이 우호적으로 꼽은 업종은 해운이다. 코로나19 사태가 누그러진다면 물동량이 늘어나고, 코로나19가 심화된다면 공급망 차질로 화물가 상승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어느 쪽이든 우호적인 상황이다. 선영귀 한기평 연구원은 "올 10월을 피크로 경색된 공급망이 일부 완화되겠지만, 완전한 해소까지는 적지 않은 기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업 역시 사업 환경이 개선될 전망이다. 올해의 경우, 조선업 수주는 늘었지만 후판 가격이 상승하고 이를 선가에 전가시키지 못하며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은 3분기말 연결 기준 모두 조 단위 손실을 기록했다. 하지만 내년에는 상황이 달라질 전망이다. 김봉환 나신평 연구원은 "신규 수주 증가로 조선사들이 수주 잔고를 충분히 확보함에 따라 조선사들의 가격 교섭력이 강화됐다"면서 "해운사들의 수익성이 크게 개선되며 환경규제 등에 대비하기 위한 선박 투자여력이 확대됐다"라고 설명했다. 
 
반면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은 다소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메타버스, 자율주행 등의 발전이 가속화되고 있는 현상이 유지되고 이커머스, 클라우드 등 비대면 관련 성장세도 이어지기에 후방 산업인 반도체 수요는 여전할 전망이다. 다만, 올해 실적이 워낙 좋았던 만큼 내년 실적이 올해만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김승범 한기평 연구원은 "올 4분기부터 주요 메모리 반도체의 평균 판매단가가 하락했다"며 "평균 판매단가 하락이 수익성 저하를 야기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역대급 실적을 냈던 철강업계는 탄소 중립 기조가 복병이 될 전망이다. 탄소세, 전력 요금 상승 등은 수익성 악화 요인이다. 다만, 타 산업보다 원자재와 에너지 가격 상승분을 전방 산업으로 전가하기 용이한 특성이 있어 큰 폭의 하락은 없을 전망이다. 

철강 업계와 더불어 탄소 중립이 수익성 악화와 직결되는 석유화학 업계도 사정은 비슷하다. 김성진 나신평 연구원은 "코로나19로 지연되었던 글로벌 증설 물량이 본격 확대될 예정이고, 코로나19로 확대됐던 언택트, 내구재 등의 수요가 제한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환경 규제 관련 비용 증가 등을 고려하면 내년 석유화학 산업의 산업환경은 올해 대비 저하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코로나19로 큰 타격을 받은 항공업은 여전히 어려울 전망이다. 올해 국제여객수는 19년과 비교해 3.2%에 불과하다. 이는 지난해와 비교해도 1/5 수준이다. 특히 여객 부문이 주력인 저비용항공사(LCC)는 지난해 영업손실률이 108.3%에 이르렀다. 매출보다 손실이 많았다는 의미다. 하지만 이보다 더 나빠지긴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다만 코로나19 회복이 여객 수요 회복으로 이어지기에는 아직 요원해 실적 턴어라운드는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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