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저성장의 굴레, 혁신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돌파구를 찾자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이재훈 혁신성장기업부 부장
입력 2021-12-13 05:0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김용문 창업진흥원 원장

김용문 창업진흥원 원장 [사진=창업진흥원]


 
 
한국 경제는 한마디로 외화내빈(外華內貧), 즉 겉은 그럴듯하나 실상 속을 들여다보면 내실이 제대로 다져지지 못해 저성장의 굴레에 갇혀 있는 모습이다.
 
지난 9월 세계지식재산기구(WIPO)가 발표한 글로벌 혁신지수에서 우리나라는 역대 최고인 세계 5위, 아시아 1위를 차지하며 명실상부한 글로벌 혁신국가로 발돋움하였다. 반면 한국경제연구원은 ‘성장률 제고를 위한 전략과 비전’ 보고서에서 한국 경제는 저성장 기조의 구조적 정착화가 진행 중이며, 10년 내에 제로(0) 성장이 현실화할 수 있음을 우려하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혁신을 통한 경제성장을 기조로 다양한 정책을 펼치며 대외적으로는 가시적 성과를 이루었지만, 아직 혁신경제로의 길은 멀게만 느껴진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필자는 혁신 생태계에서 그 해답을 찾고자 한다.
 
우리나라는 우수한 기술 경쟁력과 성장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기존 산업구조 틀에 갇혀 혁신의 경제 개선 효과를 제약하고 있다. 이는 혁신 시스템의 변화 속에서 혁신이 창출되는 과정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뒷받침되지 못한 결과다.
 
과거 전통적인 혁신 생태계에서는 대학, 정부 출연연구기관이 개발한 기술을 대기업이 이전받아 연구개발·사업화를 거쳐 시장에 진출하는 ‘다운스트림(down stream)’ 형태였다. 이러한 기술이전·사업화 방식은 기초연구가 시장에 진출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됨에 따라 전방위적인 정책적 지원에도 불구하고 그 성과가 발현되기 어려운 구조다.
 
이에 최근에는 ‘개방형 혁신’, 즉 ‘오픈 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이 전통적 혁신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자리 잡고 있다. 혁신의 아이콘으로 각광받고 있는 ‘스타트업(Startup)’을 중심으로 한 개방형 혁신 생태계가 그것이다.
 
스타트업이 혁신 성과 창출의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는 ‘혁신 스타트업 생태계’에서는 새로운 제품·서비스 개발을 위해 필요로 하는 기초연구, 지식재산권, 정보, 기술 등 다양한 외부 자원을 스타트업이 중심이 되어 결합한다.

더 나아가 혁신 생태계의 모든 주체와 상호작용하며 혁신을 고도화하는 ‘업스트림(upstream)’ 형태의 과정을 거친다.
 
이러한 업스트림 형태의 혁신 스타트업 생태계는 급변하는 대내외 환경 속에서 혁신 성과를 발현시킬 최적의 시스템이라 할 수 있다. 업스트림 형태의 혁신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국가 R&D 및 사업화, 지식재산권 활용 구조가 스타트업의 단계적 수요에 적합하도록 재편돼야 할 것이다.
 
이렇듯 스타트업은 혁신과 국가 경제성장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미국은 ‘실리콘밸리’라는 민간 중심의 스타트업 생태계로 전 세계의 혁신을 주도하고 있으며, 중국은 ‘중관춘’이라는 정부 주도의 스타트업 생태계를 통해 경제성장을 이끌어 가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어떨까.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는 역사가 짧아 미국과 같이 민간 중심의 생태계를 조성하기에는 역부족인 실정이다. 중국처럼 정부가 주도적으로 이끌어 가기에는 이미 민간이 개척한 스타트업 생태계가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이처럼 정책 주도에서 민간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는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의 특성을 고려할 때 우리나라에 가장 적합한 방식은 ‘팁스(TIPS)’ 프로그램으로 대표되는 ‘민관 협력 모델’일 것이다.
 
우리나라는 그간 ‘빠른 추격자(fast follower)’ 전략으로 압축 성장을 이루며 세계 경제 강국의 반열에 올라섰다. 하지만 이제 전통적 산업 발전 모델로는 더 이상의 경제성장을 이루기 어렵다. 우리도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경제 발전 모델이 필요한 것이다.
 
부디 혁신 스타트업 생태계에 초점을 둔 혁신 시스템의 구조 개선과 정책의 실질화를 통해 많은 스타트업들이 과감한 도전으로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선도자(first mover)’로 거듭나길 기대해본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