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의 10월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평균 금리가 3%대 중반 가까이, 4%대 중반까지 각각 오른 가운데 지난 11월 28일 서울의 한 시중은행 입구에 주택담보대출, 개인신용대출 등 대출 상품 관련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연합뉴스]

"은행 대출 금리는 몇 퍼센트까지 오를까요?", "1월 1일부터 대출 정상화되는 것 사실인가요?"

정부의 예측불가능한 경제정책이 금융소비자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급한 불만 끄고 보자는 식으로 규제 정책을 쏟아내다가 놀란 서민들이 비판을 쏟아내면 그제서야 다시 땜질식으로 고치는 정책이 반복되면서다. 때문에 6일에도 국내 최대 부동산 커뮤니티에는 대출 상담하는 글이 줄을 잇는다. 관료들이 사전에 현장의 목소리나 실체를 무시하고 탁상행정으로 정책을 추진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대표적인 예가 일괄 대출 총량 규제다. 가계대출이 급증하자 일률적으로 대출을 규제하는 총량 관리 정책을 추진했다. 지난 8월부터 발등에 불이 떨어진 은행들은 갑자기 대출 상품을 축소해 나갔고, 당장 전세 계약을 앞둔 실수요자들이 잔금을 치르지 못해 계약금을 떼이거나 반전세로 매물을 변경하는 처지에 이르렀다. 결국 문재인 대통령이 나서 제동을 걸자 당국은 뒤늦게 올 연말까지 전세대출 규제를 적용하지 않기로 정책을 바꿨다.

무분별한 가계대출 억제정책으로 대출금리는 치솟았다. 자고 일어나면 오르는 대출금리에 실수요자들은 아우성쳤고, 은행들의 배만 불렸다는 비판도 나왔다. 은행들은 예금금리에 비해 대출금리를 빠르게 올렸고, 이자수익은 급격히 늘어났다. 올해 3분기 국내은행의 당기순이익은 4조6000억원으로 전년 동기(3조5000억원) 대비 1조원 넘게 늘었다. 은행의 주 수입원인 이자이익은 같은 기간 1조3000억원 증가했다. 금융당국은 초반에는 '금융회사 자율'이라며 뒷짐만 지다가 금융소비자들의 불만이 폭주하자 구두개입을 통해 은행들에게 겁을 줬다. 뒷북 대책으로는 까다로운 요건을 갖춰야만 활용할 수 있는 '금리인하 요구권'을 내놓았다. 

이런 상황에서 내년 대출 문턱은 올해보다 더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금융당국의 시중은행에 대한 가계대출 총량 증가율 규제 지침이 올해(5%)보다 더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개인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도 기존보다 6개월 앞당겨 다음 달부터 본격 시행된다. 전체 대출액이 2억원을 넘으면 DSR 규제도 적용된다. 가계 대출에 대해 정부는 "상환 능력 중심의 대출 관행 정립을 최우선 순위에 두고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벌써 곳곳에서 시장논리에 어긋나는 '역차별'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내년도 가계대출 총량규제에서 중·저신용자를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다. 상환 능력이 되는 고신용자들은 내년에도 돈을 빌리는 것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또한,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지난 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온라인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 원칙은 4~5%지만 상황이 바뀌면 바꿀 수 있다"고 모호한 발언을 내놓았다. 언제든지 정책은 또 바뀔 수 있다는 의미로 읽힌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조만간 금융권과 내년도 대출 총량 규제를 논의한다고 한다. 물론 사상 최대치로 치솟은 가계빚은 관리가 필요하다. 그러나 올해처럼 예고 없이 불쑥 대출을 중단하거나, 갑자기 재개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실수요자가 예측가능할 수 있도록 일관된 정책을 준비하고, 금융당국을 믿고 신뢰할 수 있도록 부작용은 최소화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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