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첨단제품 확대에 ‘구세대’ 수요 오히려 증가...차세대 반도체 수요도 증가할 듯
반도체 공급난 속에서도 실리콘카바이드(SiC), 질화갈륨(GaN) 등을 기반으로 하는 차세대 반도체가 떠오르면서 ‘8인치’가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국내에서는 SK하이닉스시스템IC, DB하이텍 등이 8인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계에서 활약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디스플레이 구동칩(DDI), 전력관리반도체(PMIC) 등 8인치 웨이퍼를 주로 사용하는 반도체 수요가 내년까지도 공급을 초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더해 SiC, GaN을 사용하는 차세대 반도체 분야도 8인치 반도체의 수요 증가를 부추길 것이란 관측이다.

이에 따라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있었던 8인치 반도체가 제2의 부흥기를 맞이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8인치 반도체는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는 상황이다. 공급난으로 인해 글로벌 공급망이 무너져 자동차를 비롯한 완제품 산업이 생산에 애를 먹고 있다.

업계에서는 8인치 반도체 공급난이 내년까지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5G 통신, 인공지능(AI) 등 최첨단 제품에 탑재되는 PMIC도 8인치 웨이퍼를 사용한다”며 “오히려 더 많은 PMIC가 필요해 8인치 반도체 수요는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와 같은 수요에 더해 최근 차세대 반도체로 주목받는 SiC·GaN 기반의 웨이퍼 수요가 더해질 전망이다. 현재 SiC·GaN 기반 웨이퍼는 4~6인치를 주로 사용한다. 그러나 업계는 추후 대세가 8인치로 넘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같은 분석에 힘입어 최근 시장에서도 8인치 반도체가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0월 29일 키파운드리 인수를 발표했다. 이를 통해 기존의 SK하이닉스시스템IC가 보유한 8인치 반도체 파운드리 생산능력을 배로 늘렸다.

DB하이텍 역시 자사의 생산능력을 최대로 활용하며 순항하고 있다. DB하이텍은 올해 창사 이후 최초로 ‘1조 매출’ 달성이 확실시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DB하이텍이 내년 장사를 일찌감치 마무리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신증권은 “DB하이텍이 내년 연간 수주를 이미 확보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올해 3분기 말 기준 수주 잔고액은 8208만 달러(약 974억원)로 2분기 말보다 30% 증가했고 수량기준 수주 잔고는 12만9066장으로 전 분기 대비 24% 늘었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이러한 공급 부족 현상이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수요는 계속해서 늘어나는데 공급은 구조적으로 눈에 띄는 증가가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반도체 제조용 장비를 비롯해 후방산업이 이미 12인치 체제로 전환을 마무리했다는 게 치명적이다. 반도체 장비 업체로서는 12인치용 장비도 잘 팔리는 마당에 굳이 돈을 들여 8인치용 장비 시장에 재진입할 유인 동기가 없는 것이다.

게다가 지금은 8인치 웨이퍼를 선호하는 고객사가 전략적인 판단에 따라 12인치 웨이퍼 체제로 전환할 가능성 등도 제약 요소다.

그러다 보니 8인치 파운드리 기업들은 경쟁사의 중고 장비를 들여오거나, 궁여지책으로 디스플레이 등 다른 산업에서 사용되는 장비를 중고 거래하는 실정이다. 공정 개선 등을 통해 수율을 높여 생산능력을 늘릴 수는 있지만 이마저도 제한적인 증가에 불과하다.

업계에서는 8인치 파운드리 업계가 차세대 반도체를 포함한 사업 확대에 나서기 위해서는 시장 참여자들의 움직임을 끌어낼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파운드리 업계와 관련 장비 업계 등 전후방 산업이 모두 사업에 관심을 두고는 있지만 업계의 특성상 천문학적 투자금이 필요하다 보니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기엔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전방산업은 사업 확대에 나섰다가 부품을 공급받지 못할 것을 우려하는데 동시에 후방산업에서는 수요를 확보하지 못해 헛돈을 쓰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을 떨치지 못하는 것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일각에서는 8인치 반도체의 초과 수요가 2026년까지 이어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며 “특히 글로벌 차세대 반도체 시장에서 한국이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는 초기 시장 형성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역할을 해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DB하이텍 부천공장 전경 [사진=DB하이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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