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진행된 '탄소중립과 헌법' 심포지엄.[사진=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실 제공]



정부가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40% 감축하고, 2050년에는 '순배출량을 0'으로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확정한 가운데 절차적·법적 문제가 있다는 전문가들의 주장이 나왔다.

1일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과 대한변호사협회는 서울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탄소중립과 헌법 심포지엄'을 진행했다. 이날 심포지엄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구성부터 탄소중립기본법의 문제점 등을 지적했다.

◆"모호한 법 규정..국민에 세금 전가" 우려 한목소리
정부가 국제사회의 흐름에 발맞춰 지난해 10월 2050년 탄소중립 목표를 선언한 이후, 지난 9월 '탄소중립기본법'이 제정됐다. 법은 기후위기의 심각한 영향을 예방하기 위해 온실가스 감축 등 지속 가능한 발전에 이바지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이날 심포지엄에선 오는 2022년 9월 시행되는 탄소중립기본법의 구체적인 범위·개념 등이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탄소중립을 위한 비용이 국민들에게 전가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탄소중립기본법 제3조는 '환경오염이나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경제적 비용이 재화 또는 서비스의 시장가격에 합리적으로 반영되도록 조세체계와 금융체계 등을 개편해 오염자 부담의 원칙이 구현되도록 노력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권오현 대한변협 환경과에너지연구위원회 부위원장은 '탄소중립기본법 시행 시 발생하게 되는 경제적 비용을 시장가격에 반영시키면 그 비용은 결국 국민들에게 돌아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그는 탄소중립기본법에 담긴 '정의로운 전환'이라는 개념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탄소중립기본법 2조의 정의로운 전환을 위해 '이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담을 사회적으로 분담하고'란 문구를 문제삼은 것이다.

권 부위원장은 '정의로운 전환이라는 개념을 도입함으로써 탄소중립안 이외에 추가적인 사회적·국민적 비용 부담이 예상된다'고도 지적했다.

◆국민동의 전제로 정책 재설정 요구

이날 전문가들은 '2050년 탄소중립'이라는 국가 비전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동의했다. 하지만 중간 단계인 2030년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기존 26.3%에서 35%로 크게 올려 잡는 등 실현 불가능한 목표를 세우고 이를 법제화 한 것은 문제라는 지적도 나왔다.

류권홍 에너지환경법센터장은 "당장 선진국으로 알려진 스위스는 이를 두고 국민 투표를 했는데, 탄소중립에 대한 공감대가 있으면서도 먹고사는 문제의 중요성이 커 부결된 바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탄소중립 시나리오는) 위원회 몇 명이 토론해서 결정할 일이 아닌데 한국은 비용 부분에 대해 나중에 얘기하자고 한다. 세상에 그런 정책이 어디 있냐"고 꼬집었다.

류 센터장은 탄소중립을 위한 원칙을 재설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민주성 원칙 △투명성 원칙 △헌법과 민주주의에 부합하는 공정한 전환 등이 고려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민주적이고 현실적인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재설정하려면 민주성을 되찾아야 한다. 국민들에게 어디로 가야할지 방향을 물어야하고, 또 이들이 의사판단을 할 수 있도록 요금과 비용에 대해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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