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에서 SK스퀘어 분할…복잡해진 '지주할인' 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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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창 기자
입력 2021-12-03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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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KT 제공]


SK텔레콤에서 떨어져 나온 SK스퀘어가 상장했다. 최근 SK그룹의 계열사 상장 이슈가 매번 지주사 할인 문제를 일으켰다는 점에서 이번 SK스퀘어 상장도 비슷한 우려가 나온다. 하지만 SK스퀘어가 분할되는 과정은 기존과 다르다는 지적도 있다. 

그동안 SK 등이 계열사를 분할할 때 기존 주주들에게 지분을 주지 않는 '물적분할'을 이용한 반면 SK스퀘어는 '인적분할'로 분리됐다. 그 결과 SK텔레콤 주주들이 SK스퀘어의 주식도 가지게 됐다. 물적분할에 주로 나타나는 지주할인 문제가 SK텔레콤와 SK스퀘어의 분할에도 나타날지에 대해 금융투자업계의 관심이 뜨겁다.
 
SK스퀘어 변경상장…인적분할 효과는 '오미크론'에 잠식

기존 SK텔레콤이 11월 29일 반도체·정보통신기술(ICT) 사업 상장사인 'SK스퀘어'와 유무선 통신사업 상장사인 'SK텔레콤'으로 인적분할해 코스피에 각각 상장했다. SK스퀘어는 변경상장, SK텔레콤은 재상장이다. 

금융투자업계와 산업계는 SK그룹의 핵심 계열사가 통신과 비통신 사업으로 나뉘면서 기업구조 개편에 따른 효율성 개선 등의 효과로 결국 기업가치가 올라가리라는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증권가가 기대하는 시가총액은 두 기업 합계 29조원 수준이다.

두 종목은 변경 재상장 첫날인 29일 오전 8시30분부터 9시까지의 호가를 기준으로 시초가를 형성했다. 하지만 이날 큰 변수가 있었다. 바로 코로나 19의 오미크론 변종에 따른 하락장이 연출된 것이다. 개별 종목이 가진 이슈보다는 초대형 외부 이슈에 따른 시장 전체의 수급이 개별 주가 향방을 좌지우지하는 상황이다.

이날 코스피가 전 거래일보다 1% 가까이 떨어지는 가운데 SK텔레콤은 시초가 대비 8.43% 오른 5만79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시가총액은 12조6704억원이다. 반면 SK스퀘어는 시초가보다 7.32% 떨어진 7만6000원으로 마감했다. 시가총액은 10조7515억원이다. 두 기업의 시가총액 합은 23조4219억원으로 분할 직전 SK텔레콤의 시가총액 22조3000억이전보다 1조원 가량 증가했지만 시장의 기대에는 못미쳤다.

이후 지난 11월30일 종가를 기준으로 SK텔레콤은 5만4500원으로 전일 상승폭을 일부 반납했고, SK스퀘어는 6만8000원으로 낙폭을 더 확대했다. 오미크론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면서 코스피 전체가 폭락(-2.42%)했다는 점에서 지금 이 종목들의 지주할인 이슈를 따지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상황이다.
 
SK텔레콤, 인적분할로 SK스퀘어 '출가'…지주할인 우려 적어

당장은 오미크론에 대한 이슈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지만, 이후 상황에 대해서는 기대감과 함께 우려감이 함께 있다. 최근 SK뿐만 아니라 LG와 현대중공업 등 그룹사에서 자주 발생하는 지주할인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유독 사업부나 자회사를 상장하는 그룹사가 많았다. 그때마다 한 상장사가 그 가치를 온전히 누리던 유망한 사업이 별도의 회사로 분할되고 상장까지 할 경우 기존 지주사의 가치가 떨어지는 현상인 '지주 할인'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았다.

SK텔레콤의 SK스퀘어 분할도 이에 대한 우려에서 자유롭지 못하리라는 우려가 있다.

하지만 이번 SK텔레콤의 SK스퀘어 상장은 조금 차이가 있다. 우선 인적분할이라는 차이점이다. 지주할인 이슈는 주로 물적분할을 통해 나뉜 경우에 발생했다. 물적분할은 신설되는 법인의 지분을 기존 '지주사'가 가진다. 100% 자회사가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인적분할의 경우 신설법인의 지분을 지주사의 '주주'가 가진다. 지주사와 지분 구성이 같은 회사가 생기는 셈이다. 

물적분할은 신설법인의 가치를 기존 주주들이 누리지 못한다는 점에서 지주할인 이슈를 불러왔지만, 인적분할은 신설 법인의 가치도 기존 주주들이 계속 가진다는 차이가 있다.

이에 증권업계도 SK텔레콤에서 당장 지주할인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설명을 내놓고 있다.
 
자회사 공격적인 상장 예고된 SK스퀘어…지주할인 문제 있을 듯

그렇다고 지주할인 이슈가 끝난 게 아니다. 새로 상장한 SK스퀘어가 향후 자회사를 추가로 상장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번 분할과 상장으로 기존 SK텔레콤에 있던 11번가와 SK쉴더스, 티맵, 원스토어, SK하이닉스는 모두 SK스퀘어 산하로 들어선다. SK스퀘어는 이 곳들을 상장할 예정이다. 투자전문 지주회사가 되는 것이다.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겠다고 천명한 SK스퀘어 입장에서 자회사의 상장은 피할 수 없다.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는 부채비율을 200% 이하로 유지해야 한다. 투자를 위한 자금확보를 위해 부채를 늘리기 어렵다면 자회사 IPO가 합리적이다.

게다가 내년부터 공정거래법 개정안 시행에 따라 내년부터 지주회사의 자회사 지분 의무 비율이 20%에서 30%로 높아진다. SK스퀘어는 핵심 자회사 SK하이닉스의 지분율이 20%에 그친다. 10%를 더 확보하기 위한 자금이 필요하다. 최소 7조원의 자금이 필요하다는 게 금융투자업계의 설명이다. SK스퀘어를 (주)SK와 합병하면 문제해결이 수월해지지만 SK그룹은 그렇게 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수차례 밝혀왔다.

금융투자업계 입장에서는 SK스퀘어의 계획에 대해 SK그룹의 우량한 계열사가 대거 시장에 나올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해석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기존 SK스퀘어 주주 입장에서는 따져볼 일이 있다. 자금 마련을 위해 자회사를 상장시키겠다는 얘기는 지주할인을 불러온다는 점이다.
 
SK스퀘어, 지수 편입·지분한도 규제 제외 등 호재도 있어…원스토어 상장으로 시험대

SK텔레콤에서 분할한 SK스퀘어는 신규상장이 아니라 변경상장으로 진행됐다. 회사를 떼준 SK텔레콤 입장에서 들어오는 자금이 없었다. 대신 지주할인 이슈에서 다소 자유롭다.

하지만 SK스퀘어는 자회사를 상장한다는 방침이다 보니 향후 지주할인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우려만 있는 것은 아니다. SK스퀘어는 SK텔레콤에 적용되던 외국인 지분 한도(49%) 규제를 받지 않는다. 또 상장 직후 KOSPI200에 편입됐다는 점에서 외국인 투자자 유입 가능성이 높다.

한편 SK스퀘어의 첫 번째 시험대는 원스토어다. SK스퀘어는 내년 상반기 코스피 상장을 목표로 자회사 원스토어의 기업공개를 준비 중이다. 원스토어는 지난해 연간 순익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올해 이익규모는 지난해를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SK스퀘어는 SK쉴더스와 11번가 등도 차례대로 상장시킨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현재 26조 원인 순자산가치를 2025년 약 3배에 달하는 75조원으로 키운다는 게 SK스퀘어의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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