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공포] 일본, 사실상 '무기한' 입국 금지...동북아 오미크론 상륙 우려에 초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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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현 기자
입력 2021-11-29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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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B.1.1.529)의 동북 아시아 지역 상륙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나미비아에서 귀국한 일본인의 오미크론 감염 우려 가능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이에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재빨리 외국인 입국 금지라는 초강수를 꺼냈다. 전 세계 모든 국가를 대상으로 사실상 '무기한'에 가까운 조치다. 

29일 오후 기시다 일본 총리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긴급 예방 조치로서, 11월 30일 오전 0시 부로 전세계를 대상으로 외국인의 입국을 원칙적으로 금지한다"고 밝혔다. 

기시다 총리는 이어 "해당 조치를 오는 30일부터 앞으로 1개월간 실시한다"고 덧붙였지만,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정보를 상당 수준 확인할 때까지 이러한 임시조치를 이어가겠다"고도 부연했다. 사실상 향후 일본 정부의 전면적인 외국인 입국 금지 방침이 언제 해제할지 가늠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29일 일본 도쿄도 총리 관저에서 긴급 기자회견 중인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사진=교도·연합뉴스]


이에 따라, 이달 8일부터 제한적으로 재개(비자 심사, 최소 3일 격리)했던 비즈니스 목적의 입국자와 유학생, 기능 실습생 등의 일본 입국길도 다시 막히게 됐다. 또한, 지난 26일 하루 5000명 수준으로 늘어났던 입국자 상한도 3500명으로 다시 줄었으며, 12월 1일부터는 3500명 아래로 더욱 축소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일본 정부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외국인에 한해 제한적인 입국을 승인하겠다는 여지를 남겼다. 이에 해당하는 대상은 일본인을 배우자로 두고 있거나 외교관, 입국 목적에 공익성을 지닌 외국인 방문자, 인도적인 배려가 필요한 경우 등이다. 하지만, 이들 목적의 입국 승인 역시 얼마나 허용될지 여부는 미지수다. 

앞서, 일본 정부는 오미크론 변이 유입을 우려해 이미 입국 규제를 강화한 상태였다. 일본 정부는 28일 오전 0시부터 남아프리카공화국을 포함한 아프리카 9개국(△짐바브웨 △나미비아 △레소토 △에스와티니 △보츠와나 △잠비아 △말라위 △모잠비크)에서 들어오는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했고, 이들 국가에서 귀국하는 자국민을 상대로는 지정 검역 시설에서 10일 동안 격리하도록 했다. 

이로부터, 일본 정부가 하루 만에 전면적인 입국 금지 방침으로 돌아선 데는 오미크론 변이의 자국 유입 가능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일본 방역 당국은 전날 밤 나미비아에서 일본 도쿄 나리타공항으로 귀국한 30대 일본 국적의 남성의 오미크론 변이 감염 여부를 의심하고 있다. 해당 남성은 입국 당시 발열 증세를 보였으며 코로나19 감염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 

당국은 해당 남성의 오미크론 감염 여부 분석을 일본 국립감염증연구소에 의뢰한 상황이며, 최종 분석까지는 4~5일가량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해당 남성의 오미크론 감염이 확인될 경우 동북아 지역에서 최초로 보고된 오미크론 변이 감염 사례가 된다. 

한편, 기시다 내각은 오미크론 변이 보고 이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 25일 세계보건기구(WHO)가 오미크론 변이를 '우려 변이(VOC·variant of concern)'로 지정한 후 나흘 만에 오미크론 변이를 '우려되는 변이주'로 지정하고 경계 수준을 최상으로 올렸을 뿐 아니라 전면 입국 금지 기조를 채택한 것이다. 

이는 기시다 총리가 과거 아베 신조와 스가 요시히데 전 일본 내각 당시의 실책을 되풀이 하지 않고 내각 지지율을 방어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이들 두 총리는 코로나19 방역 실패로 내각 지지율 하락을 면치 못하며 총리 교체 수순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당시 두 총리는 코로나19 방역 대책과 관련해 신속한 결정을 내리지 못하면서 일본의 기본 방역 방침인 '미즈기와(水際·물가) 전략' 수성에 실패했다는 비판을 들었다. 해당 전략은 해상에서 공격해오는 적이 육지에 받을 들여놓기 전에 물가에서 섬멸한다는 것으로, 일본 본국으로의 바이러스 유입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의미다. 

실제, 기시다 일본 총리의 신속 결단에 일본 내부 여론은 호의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일본 최대 소셜미디어와 검색엔진인 트위터와 야후재팬에선 '입국 정지' 검색이 실시간 1위에 올랐으며, '지금껏 가장 빠른 대응', '기시(다)-유능(きっしー有能)', '하면 할 수 있구나', '신속한 대응에 안심했다' 등의 누리꾼 반응이 이어졌다. 
 

지난 27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일본 도쿄도 아사카 주둔지를 방문해 육상자위대 사열했다. [사진=교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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