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또 올랐다…'금리인상 탓에 한국증시 힘 못쓴다'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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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빈 기자
입력 2021-11-28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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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이 3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하면서 국내증시에 미칠 파급력에 이목이 쏠린다.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에 가속도를 붙이면서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증시가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다만 개방적인 한국증시의 특성상 국내 통화정책보다는 미국의 통화정책이 주요 변수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지속적인 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만큼 은행주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 한은, 3개월 만에 기준금리 추가 인상…내년 초 추가인상 전망도

28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지난 25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0.75%에서 1.00%로 25bp 인상했다. 지난 8월 기준금리 인상(0.50→0.75%) 이후 3개월 만에 추가 인상을 단행한 셈이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은 다른 주요국 중앙은행보다 빠른 속도로 이뤄지는 중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채권매입 축소(테이퍼링) 등을 통해 유동성 공급 축소에 시동을 걸기는 했지만 기준금리 인상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취하는 중이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은 내년 3분기에 단행될 전망이다. 유럽중앙은행(ECB)도 지난달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기존의 0%로 동결하고 자산매입프로그램(APP)에 따른 매달 200억 유로 규모의 순매입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는 더 빨라질 전망이다. 8월 금통위 이후 3개월 만인 11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한 데 이어 이르면 앞으로 2달 후인 1월 금통위에서도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어서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기준금리 인상은 가계부채 문제로 대표되는 금융안정이 현재 통화당국이 가장 크게 주목하고 있는 현안이라는 것을 확인시켰다"며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임기가 끝나기 전에 추가로 금리 인상이 이뤄질 수 있다고 본다. 인상 시기는 다음 금통위가 열리는 1월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대부분의 증권사 연구원들은 이르면 내년 1월, 늦어도 내년 2월 금리인상을 예상하는 중이다. 이번 금리인상이 8월 금통위 이후 2개월 만임을 고려하면 증권사 연구원들은 금리인상 속도가 최소한 지금과 같은 수준을 유지하거나 더 빨라질 것으로 진단하고 있는 셈이다.

◆ 외국계 증권사 "한국증시 힘 못쓰는 이유는 금리인상 때문"

기준금리가 주요국 대비 빠른 속도로 오르면서 국내증시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8월 한은의 금리인상 이후 한국증시가 글로벌 주요증시 대비 부진하고 있는 원인이 금리인상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7월 30일 3202.32포인트였던 코스피는 지속적으로 조정을 받으면서 2900~3000포인트 근방에서 공방전을 벌이는 중이다. 26일 종가는 2936.44포인트로 7월 대비로는 8.30% 하락했다.

반면 아직 금리인상을 단행하지 않은 미국증시는 꾸준히 우상향을 지속했다. 새로운 코로나19 변이가 글로벌증시에 영향을 미치기 전인 지난 24일까지 상승세를 지속한 셈이다. 지난 7월 30일 3만4935.47포인트였던 다우지수는 지난 24일 3만5804.38포인트를 기록하며 약 4개월간 2.48% 올랐다. 같은 기간 나스닥은 1만4672.68포인트에서 1만5845.23포인트로 7.99%, S&P500은 4395.26포인트에서 4701.46포인트로 6.96% 상승했다.

유럽증시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독일의 닥스지수는 1만5544.39포인트에서 1만5917.98포인트로 2.40%, 영국의 FTSE100 지수는 7032.30포인트에서 7310.37포인트로 3.95% 강세를 시현했다.

이처럼 국내증시가 유독 힘을 쓰지 못하면서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의 유동성 옥죄기가 금리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홍콩계 증권사인 CLSA가 규제 및 대선정책이 한국시장의 매력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지적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폴최 CLSA 한국법인 리서치센터장은 지난 8일 '이상한 나라의 은행업' 보고서에서 "정부가 부동산으로 향하는 돈줄을 옥죄려고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있다"며 "당국이 시장의 역할을 옥죄는 정책을 펼치면서 한국 증시는 선진국 시장에서 멀어지고 있다. 한국증시를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다만 장근혁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개방적인 특성을 가진 한국증시는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보다는 미국의 금리 변동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며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증시 영향은 상대적으로 미미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 금리인상 수혜주로 포트폴리오 짜볼까…유망 업종은 은행주

한은이 지속적인 금리 인상을 예고하면서 전통적인 금리인상 수혜주인 은행주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금리가 상승함에 따라 주요은행들의 예대마진 개선이 예상되고 연말이 다가오면서 전통적인 고배당주인 은행주의 매력이 높아질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IBK투자증권은 월간 전망에서 연말 은행주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3분기 은행주 연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하면서 배당성향 회복이 기대된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일부 종목은 20% 이상의 배당성향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면서 다른 업종 대비 배당매력이 강조될 것으로 보인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도 "2022년에도 추가 기준금리 인상을 전망하고 있기 때문에 주요 금융지주의 실적은 내년에도 증가할 것"이라며 "은행주에 대해 긍정적인 관점을 유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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