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모 증권부 차장]

'가짜' 보도자료 하나에 주가가 급등 후 급락하는 회사가 있다. 상한가에서 -17%로 추락한 이 회사 주가는 재차 상한가로 직행하며 이상 급등락을 이어가고 있다.
 
바로 램테크놀러지라는 회사 얘기다. 이 회사 주가는 지난 11월 22일 세계 최고 초순도 기체·액체 불화수소 동시 생산기술을 개발했다는 소식이 보도자료를 통해 전해지면서 상한가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 내용은 회사와 무관한 신원불명의 인물이 배포한 가짜였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주가는 급락하기 시작했다.
 
지난 19일 6840원으로 거래를 마쳤던 램테크놀러 지 주가는 상한가를 기록하며 22일 8890원까지 올랐 다. 23일에도 장중에 1만1550원으로 2거래일 연속 상 한가를 기록했다. 이후 해당 자료가 사칭임이 알려지 기 시작하자 주가는 급락했고 23일 주가는 7410원으 로 마감했다.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은 가짜 보도자료 임이 밝혀진 다음날인 24일에도 주가가 급등하면서 상한가로 직행했다는 점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 전업 투자자는 “상단에 물렸던 개미들이 재차 유입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매매 상위 증권 계좌는 키움증권이다. 개미 투자자들이 집중적으로 매수에 나서고 있다는 걸 방증한다.
 
이해하기 힘든 건 사측의 대응에도 있다. 늦어도 너무 늦은 대응이 화를 불렀다. 회사는 해명 자료를 주가가 급등했던 22일에서 하루 지난 23일 오전 9시에 배포했다. 한 상장사 IR담당자는 “자기 회사의 주가가 가짜뉴스로 폭등하는데 이를 방치하고 있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램테크놀러지측의 해명도 이해하기 어렵다. “사칭 보도자료 중 일부는 사실이 있어 사실과 거짓을 가려내기 위해 시간이 소요됐다”고 했다. 또 “해당 자료가 사칭임을 발표하는 것만으로는 시장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는 판단에 자료 준비에 시간을 들였다”고 부연했다.
 
해명공시도 23일에서야 나왔다. 회사측은 “11월 22일 관련 보도자료를 배포한 바 없음을 알린다”면서 공장 증설과 관련해서도 “현재 용인2공장 증설 관련하여 진행되고 있는 사항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회사에서 배포하지 않은 보도 자료로 주가가 급등하면 회사가 자발적으로 이에 대한 해명공시를 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다른 관계자는 이번 사태를 보고 “정교하게 짜여진 사기”라고 지적했다. 이어 “진위 여부를 가리기 위해 투자자들이 회사측에 전화를 한다고 해도 전화를 잘 받지 않는다”며 “기업의 빠르고 자발적인 대응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정교한 사기극에는 기관도 물린 것으로 보인다. 기관 매매 추이를 보면 한 기관에서 지난 22일 1억1000만원어치 매수주문이 들어왔고, 다음날인 23일에는 1억3900만원어치 매도 주문이 들어온 것으로 확인된다.
 
일각에서는 회사측도 주가 상승을 즐기고 있지 않았겠느냐는 말도 나온다. 실제 한 정치 테마주로 묶인 기업의 경우 회사 대표와 대선 후보 간의 인연이 전혀 없는 걸 알면서도 해명공시를 내지 않았다. “주가가 오르는데 굳이 해명까지 할 필요가 있겠느냐”는 거다.
 
최근 기업의 불공정 거래 건수가 크게 늘면서 기업들도 공시에 더욱 만전을 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19일부터 올해 5월 31일까지 집중신고기간을 운영한 결과 불공정거래 신고건수가 390건이 접수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기록한 179건 대비 118%가 증가했다. 특히 불공정거래 신고 유형 중 시세조종과 관련한 신고건수는 289건으로 가장 많다.
 
이번 사건으로 개인 투자자들의 피해가 우려된다. 24일에도 주가가 상한가를 기록했지만 언제 폭락으로 이어질지 모르는 상황이다. 폭탄 돌리기가 시작된 거다.
 
이번 사건을 단순한 해프닝으로 끝내서는 안 된다. 그리고 공시에 대한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해야 한다. 투자자들이 눈뜨고 코 베이는 일이 없도록 기업들이 먼저 투자자 보호를 위해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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