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마오타이 가격 맞먹는 '귀한 몸' 장아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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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이재호 특파원
입력 2021-11-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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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푸링자차이 선물세트 1500위안 달해

  • "제조법 다르다" 시중보다 30배 비싸

  • 식료품 업계 가격인상 행렬에 동참도

  • "원료값 올라 불가피" vs "실적 관리"

  • PPI·CPI 괴리 심각, 물가 상승세 지속

푸링자차이 선물세트가 전자상거래 플랫폼 징둥에서 1300위안대에 판매되고 있다. [사진=징둥 캡처]

중국 내 식료품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마오타이(茅台) 등 유명 바이주(白酒)와 비슷한 가격대의 고가 장아찌 제품까지 등장했다.

이를 놓고 온라인상에서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전문가들은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3일 제일재경신문에 따르면 최근 징둥과 타오바오 등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 최고 1300~1500위안(약 24만~28만원)에 달하는 자차이(榨菜) 선물세트가 판매되고 있다.

마오타이 페이톈(飛天) 500㎖ 한 병이 1499위안, 52도짜리 우량예가 병당 1300~1400위안인 걸 감안하면 지나치게 비싼 가격이다. 

제조사는 우장(烏江)이라는 자차이 브랜드로 유명한 푸링자차이다. 자차이는 칭차이터우(靑菜頭)라는 채소를 소금에 절인 뒤 고추·향신료 등을 넣어 만든 일종의 장아찌다. 

포장 상자 내에는 450g들이 자차이 2병이 들어 있다. 용량은 같은데 가격은 다소 낮은 788~888위안대 선물세트도 판매 중이다. 

고가의 자차이 제품을 선보인 배경에 대해 사측은 "선물용으로 제작된 제품으로 일반 자차이와 비교해 제조법과 맛이 다르다"며 "출시한 지 꽤 됐고 대대적으로 영업·홍보를 할 생각은 없다"고 해명했다.

같은 브랜드의 자차이가 대형 마트나 슈퍼마켓에서는 80g당 3~4위안 정도에 팔리기도 한다. 선물세트 가격이 시중가보다 30배 이상 비싼 셈이다.

소식이 알려지자 중국 SNS 웨이보에는 '어떤 밥을 먹어야 이렇게 비싼 자차이와 어울릴 수 있는가', '1982년산 와인을 마시며 1982년산 자차이를 곁들이니 부자가 된 기분' 등의 풍자글이 쇄도하고 있다. 

앞서 푸링자차이는 지난 14일 일부 제품의 출고가를 품목별로 3~19% 인상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튿날에는 투자자 대상 설명회에서 "전체 원가에서 원자재가 45% 정도를 차지한다"며 "올해 비용이 상승한 건 원자재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푸링자차이 외에도 최근 많은 식료품 기업들이 가격 인상에 나서고 있다. 

하이톈웨이예(간장)와 쉐톈염업(소금), 커밍식품(면), 차차식품(해바라기씨), 안징식품(냉동류), 헝순초업(식초) 등이 최소 3%에서 최대 50%까지 가격을 일제히 끌어올렸다.

원자재 가격 상승이 표면적인 이유로 꼽힌다. 궈타이쥔안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일부 기업이 원가 상승 압력으로 인해 가격을 인상 중"이라며 "수요가 회복돼 가격 인상 폭을 감내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고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가격 인상이 주가와 실적 부양을 위한 조치라는 분석도 제기한다. 실제로 가격을 올린 기업 모두 상하이 및 선전거래소 상장사다. 

푸링자차이의 경우 올해 1~3분기 매출은 19억5500만 위안으로 전년 동기보다 8.73% 늘었지만, 순이익은 5억 위안으로 17.92% 줄었다. 주당 순이익은 0.605위안으로 22.44% 급감해 투자자들의 불만이 높은 상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식료품 기업들의 실적 개선이 시급해 부분적인 가격 인상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생산자물가지수(PPI)와 소비자물가지수(CPI) 괴리가 큰 것도 가격과 물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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