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걱거리는 위드코로나…여행·항공·면세주 '한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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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빈 기자
입력 2021-11-21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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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확진자 급증·봉쇄조치 재개

  • 리오프닝주 고정 이어질듯

[사진=게티이미지 제공]


여행·항공·면세 등 리오프닝 테마가 고전하고 있다. 이번주 싱가포르 여행안전권역(트래블버블) 시행으로 강세가 기대됐지만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급증하면서 실적 우려감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일부 국가에서는 방역 지침을 다시 강화하는 봉쇄 현상까지 관측되면서 리오프닝주의 고전이 길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 트래블버블 기대감 여행·항공·면세주, 주가 오히려 하락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한주 일부 리오프닝주가 약세를 기록했다. 약세폭이 컸던 테마는 여행·항공·면세주로 일부 종목 중에서는 주간 하락률이 10%에 달하는 종목도 등장했다.

먼저 대표적인 면세점주인 호텔신라는 지난 19일 7만9000원으로 마감하며 지난 12일 종가(8만1300원) 대비 2.82%(2300원) 하락했다. 같은 기간 현대백화점은 7만9300원에서 7만6500원으로 3.53%(2800원) 주가가 빠졌고 신세계는 24만3000원에서 23만5000원으로 3.29%(8000원) 내렸다.

여행주도 일제히 하락세를 기록했다. 종목별로는 노랑풍선이 1만6800원에서 1만5700원으로 6.54%(1100원) 내렸고 하나투어(-6.22%)와 모두투어(-4.61%) 등도 약세를 시현했다. 항공주도 대한항공(-2.94%)과 아시아나항공(-5.09%), 제주항공(-2.68%) 등이 약세를 보였다. 티웨이항공은 3895원에서 10.14%(395원) 내린 3500원을 기록하며 10%대 약세를 기록했다.

◆ 위드코로나·트래블버블 믿었는데…야속한 코로나19 재확산

이들 종목은 위드코로나와 트래블버블 시행으로 주가 상승이 기대됐던 산업군이다. 앞서 정부는 이달초 위드코로나를 통해 방역지침을 일부 완화했고 지난 15일에는 싱가포르와의 트래블버블도 시행됐다. 특히 협약을 맺은 국가의 여행객들이 2주간의 자가격리 없이 상대국을 여행할 수 있는 트래블버블은 코로나19로 인해 한동안 영업에 지장이 있었던 이들 종목이 실적을 만회할 수 있는 요소로 기대를 모았던 제도다.

실제로 지난 17일 한 업체의 라이브 커머스 방송에서는 몰디브 항공권 300장이 단 57초만에 완판되는 일도 벌어졌다. 또 대표적인 휴양지인 하와이의 경우 지난달 항공권 예약이 전월 대비 1020% 증하면서 표를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인 상황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억제됐던 여행 수요가 폭발하고 있는 셈이다.

그럼에도 이들 종목이 약세를 보이고 있는 배경에는 코로나19 재확산이 자리한다. 백신 보급이 확산되면서 종식이 머지않은 것으로 보였던 코로나19가 다시 확산세를 키우면서 여행·항공·면세주의 실적 개선이 미뤄질 것이라는 우려감이 확산됐기 때문이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지난 15일 2124명이었던 국내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16일 3187명으로 급증하며 다시 3000명대를 기록했다. 지난 17일에는 3292명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새로 썼고 19일까지 나흘 연속 3000명대를 유지하는 중이다. 20일 오후 9시 기준으로는 신규 확진자 수가 전일 대비 677명 감소한 2219명을 기록하면서 일간 확진자 수가 3000명대를 밑돌 전망이지만 검사량이 감소하는 주말의 특성을 감안하면 다시 3000명대를 돌파할 가능성이 높다.

코로나19 재확산은 전세계적으로 발생하는 중이다. 20일 오후 2시 집계 기준 주요 국가들의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미국 12만8832명 △영국 4만4411명 △프랑스 2만695명 △독일 5만7302명 △인도 2만1408명 등이다. 인도(54.70%)를 제외하면 전국민이 백신을 최소 1회 이상 접종한 비율이 60~70%대인 선진국에서도 코로나19가 재확산하고 있는 셈이다.

◆ 해외는 벌써 방역 강화 기조…한국 방역 강화도 시간문제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시 고개를 들면서 유럽을 시작으로 일부 국가들은 방역을 강화하는 모양새다. 먼저 오스트리아는 오는 22일(현지시간) 전국적인 봉쇄 조치를 재개한다. 가을 이후 코로나19 환자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독일도 신규 확진자 수가 6만명에 육박하면서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긴급회의를 열고 백신 미접종자의 활동을 제한하는 계획에 합의했다. 봉쇄조치에 대해서도 가능성을 부정하지 않으면서 확산세가 지속될 경우 재개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밖에도 아일랜드는 지난 재택근무 시행과 음식점·술집 운영시간 제한을, 오스트리아는 백신 미접종자 외출 금지 등을 시행하는 중이다.

한국은 아직 방역지침 재개나 미접종자 규제를 시행하지는 않고 있지만 시간문제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19일 수도권 병상 배정 대기자 수가 520명을 돌파하는 등 의료체계가 신규 확진자 급증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국회에서 확산세가 지속될 경우 방역 조치를 강화할 수 있다고 발언한 점도 국내 방역 강화의 근거로 꼽힌다.

◆ 여전히 멀리 있는 해외여행…"단기 반등 기대감 접어야"

리오프닝주에 대한 호재가 자취를 감추면서 투자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여행·항공·면세주는 필수소비재가 아닌 사치재인 만큼 회복에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나민식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높아진 화물운임이 3분기 실적 개선세를 이끌었다"면서도 "국제여객 회복세는 멀었고 국내여객은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면세점 사업의 흑자전환 시점은 내년 2분기로 추정된다"고 부연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해외여행은 여전히 생각보다 멀리 있다"며 "코로나19 상황이 수시로 급변하면서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대대적인 백신 보급에도 유럽을 중심으로 확진자 수가 급증하면서 여행 심리가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 업황 회복이 느린 만큼 여행주에 대한 투자 매력도 호전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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