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업들이 국가적 현안 해결에 앞장서고 있다.

청년 일자리 창출에 나서며 고용 문제를 해결하고, 요소수 부족으로 물류대란이 우려되자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이를 국내에 들여왔다. 지난 5월에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대규모 투자를 발표하며 외교에 손을 보태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기업은 손해가 되는 일은 하지 않는다”며 이와 같은 성과를 평가절하하기도 한다.

물론 기업들이 국가 현안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홍보 효과나 이미지 제고 등을 고려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국가적 현안에 힘을 보태고자 노력하는 과정이나 그 결과물을 보면 결코 보여주기를 위한 형식적인 활동이 아니라는 것을 느낀다.

정부가 추진하는 청년 일자리 창출 프로젝트 ‘청년희망ON’에 참여 의사를 밝힌 국내 대기업집단은 KT, 삼성, LG, SK, 포스코 등 5개 기업이다. 현대차 역시 22일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힐 것으로 보인다.

이들 5개 그룹이 향후 3년간 만들겠다고 약속한 청년 일자리는 총 13만개가 넘는다. 정부와 파트너십을 체결하는 행사에는 총수가 직접 참여해 실행 의지를 대내외적으로 밝혔다.

요소수 부족 사태가 불거진 직후 요소·요소수 확보에 나선 ‘상사맨’들은 본사 관계자들도 놀랄 정도로 신속하게 상당한 양의 물량을 확보했다고 한다.

상사업계 한 관계자는 “처음에는 (요소수 부족) 상황이 워낙 심각했기 때문에 잘 구해질지 의문이었는데 현지에 계신 분들이 정말 많이 노력해주셨고 덕분에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기업들은 이처럼 국가적 위기 극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최근의 상황을 보면 국가와 사회는 기업의 상황을 고려해주지 않는 것 같아서 아쉽다.

그 사례로 최근 경제계는 탄소중립, 중대재해처벌법 등 정부가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시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정부가 목표를 설정한 뒤 이를 달성하기 위한 계획을 세우거나 추진해나가는 과정에서 기업에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한다는 주장이다.

17일 발족한 ‘중대재해 예방 산업안전 포럼’에서도 경영자 처벌과 획일적 규제 중심의 중대재해처벌법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같은날 열린 ‘제2차 탄소중립 산업전환 추진위원회’에서도 정부가 2030년까지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40% 감축해야 한다는 목표치를 법으로 명시한 것을 두고 “현실적으로 달성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많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기업들이 겪는 현실적인 어려움을 외면한 채 높은 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를 어떻게든 이뤄내야 한다고 밀어붙이는 모양새가 계속되고 있는 셈이다.

정부와 경제계가 부딪히는 현안은 여러 갈래지만 경제계는 한목소리로 ‘불통’을 지적한다. 경제계가 정부에 설명하고 요구하는 사안들이 정책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다는 불만이다.

탄소중립과 관련해 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2030년 NDC를 설정하는 과정에서는 산업계의 의견이 거의 반영되지 않았다”며 “그래도 일단 목표가 설정됐으니 이를 달성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데, 정부도 산업계의 연구·개발(R&D) 등에 적극적인 지원을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업이 힘들어지면 결국 투자와 고용이 축소되고 가계로 흘러가는 돈이 줄어든다. 경제력이 떨어진 가계는 소비를 줄이고 기업은 돈을 받지 못해 다시 힘들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이 과정에서 경제규모가 축소되면 정부가 거둬들이는 세수도 줄어든다.

기업이 국가적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할 때, 국가도 기업과의 소통을 강화하며 상호호혜적인 관계 구축이 필요한 시점이다.
 

산업부 장문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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