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유일 베트남 아이돌…"어깨 무겁지만 행복"
  • 걸그룹 뷰티박스 '안' "중학교부터 꿈꿔온 데뷔"

안녕하세요 저는 뷰티박스의 베트남 멤버 ‘안’입니다.

동그란 눈에 귀여운 눈웃음이 매력적인 쩜안(Tran Nguyen Tram Anh·쩐 응우옌 쩜안)씨. 아직은 어눌한 한국어 발음으로 밝게 인사했다. '뷰티박스'의 유일한 베트남 멤버다. 뷰티박스는 한국인 2명, 일본인 2명, 태국인 1명, 베트남인 1명 등 총 6명으로 구성돼 있다. 지난 6월 21일 유튜브에 티저 영상을 공개하고 9월 23일 데뷔앨범 'Beyond of BB'로 데뷔했다. 
 

지난달 25일 아주경제와 인터뷰 중인 쩜안씨.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갓 데뷔한 그룹의 멤버지만, 안이 이 자리에 서기까지의 여정은 간단하지 않았다. 수많은 오디션에 떨어졌고, 수많은 실패가 있었다. 

'프로듀스101(Produce 101)' 등과 같은 일부 한국 서바이벌 프로그램(글로벌 아이돌 육성 프로젝트)과 비슷한 베트남 프로그램 '스텝투페임(Steps2Fame)'에 참여했다. 프로그램의 상위 4명은 한국에서 6개월간 훈련을 받고 베트남 시장에서 데뷔할 수 있다. 너무나 원했던 기회였지만, 상위권에 들지 못했다. 


그러나 꿈을 향한 여정을 그만둘 수는 없었다. 2019년 '지팝드림(Z POP Dream) 시즌 2'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이 프로그램은 음악으로 모든 아시아를 연결하는 '하나의 아시아(One Asia)'를 목표로 아시아의 음악적 재능을 발굴, 양성하고 빛나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취지에서 기획된 것이다. 이번 프로그램도 우승자 2명(남자 1명, 여자 1명)은 한국에서 훈련을 받고 베트남 시장에서 코즈믹(COZMIC) 또는 팝스뮤직(POPS Music) 그룹과 5년간 독점 협력 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 이 대회에서 안은 무려 상위 10위에 진입했다. 그러나 데뷔의 기회는 아쉽게도 잡지 못했다. 

닿을 듯 닿지 않는 목표로 계속 걸어가는 것은 힘들었다. 결국 안은 뷔팝(Vpop) 아티스트로 전향하며 쉐리라는 예명으로 거의 1년 동안 베트남 음악 시장에서 활동했다. 웹드라마에도 출연했다. 그러나 안은 한국에서 아이돌이라는 목표를 잃은 것은 아니다. 오디션에는 계속 지원을 했다. 그렇게 만난 게 2020년 말 바이유엔터테인먼트의 오디션이다. 결과는 성공이었다. 
 

 2019년 베트남에서 코즈믹과 팝스뮤직이 공동 개최한 '지팝드림' 시즌 2 참가자들(쩜안·뒷줄 오른쪽에서 셋째)이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팝스뮤직 제공]

안이 처음 K-POP(케이팝)을 접한 것은 중학교 3학년 때였다. 한국 노래에 맞춰 한국 그룹의 춤을 따라서 추는 이른바 커버댄스가 인기를 끌었다. 그래서 참가하게 된 커버댄스 동아리. 여기에서 안의 인생은 바뀌기 시작한다. 다른 9명의 친구들과 티아라 등 케이팝 아이돌 그룹의 영상을 보면서 연습했던 안. 처음으로 무대에서 공연을 했던 순간, 안의 마음속에는 새로운 꿈이 타올랐다. 

안의 가족 중 누구도 음악과 관련된 직업을 가진 이는 없다. 다만 아버지가 어린 시절 노래를 사랑했다고 한다. 그러나 안의 아버지는 가정형편 때문에 안정적 직업을 택해야 했다. 대개 노래를 부르고 무대에 서는 일의 미래는 불안정하다. 때문에 무척이나 큰 용기가 필요하다. 안의 부모가 걱정하면서도 여전히 딸이 케이팝 아이돌이 되기로 한 결정을 지지하는 이유일 것이다.

처음으로 무대에 서서 춤을 췄을 때, 그 순간을 안은 아직도 잊지 못한다. 나라는 사람을 춤과 노래를 통해 알린다는 사실이 더할 수 없는 쾌감을 줬다. 알 수 없는 기쁨과 자신감이 차올랐다. "내가 능력이 있구나. 연예인이 될 소질도 있구나. 사람들 앞에 서서 내 안무, 내 목소리, 내 능력 그리고 내 성격까지 표현해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라고 안은 당시를 회상했다. 그때부터 아이돌이 되겠다고 생각했고, 한국에 갈 기회가 오기를 꿈꿨다. 아이돌을 꿈꾸는 이들에게 한국은 가고 싶은 꿈의 무대이기 때문이다. 
 

뷰티박스 데뷔곡 'Ratatat' 커버 사진. 맨왼쪽이 쩜안이다. [사진=바이유엔터테인먼트 제공]

꿈에 그리던 데뷔를 이뤘지만, 22세 어린 안의 타국 생활이 쉽지만은 않다. 쩜안씨는 하루에 5~6시간 이상 안무를 연습하고 보컬 연습도 따로 하고 매일 스케줄 업무도 해야 한다. 이외에도 언어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일주일에 2번, 한 번에 2시간씩 온라인으로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

무엇보다 언어장벽이 가장 큰 고민이다. 안은 아직 한국어 초급 단계다. 한국어로 원활한 의사소통은 여전히 서툴다. 안무 연습 때도 언어장벽은 발목을 잡는다. 지시를 정확하게 알아듣기 위해서 엄청나게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무엇보다 그룹의 멤버들에게 자신의 의견이나 감정을 여러 번 표현하고 싶지만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안은 “저의 진짜 생각과 감정을 멤버들이랑 바로바로 이야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언어장벽에 대한 고민 외에도 쩜안씨에게는 다른 부담이 있다. 쩜안씨가 아이돌이 되기 이전에 한국 아이돌 그룹 멤버로 데뷔한 베트남 가수들이 있었지만, 이제는 모두 활동을 중단한 상황이다. 

2008년부터 4인조 여성그룹 ‘미소(M.I.S.O)'에 합류한 응우옌하이옌(Nguyen Hai Yen)씨는 한국 시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유명한 베트남 최초의 아티스트 중 한 명이다. 다만 2011년 하이옌은 결혼을 위해 귀국했고 연예계도 떠났다. 

2014년 DK엔터테인먼트는 '에이데일리(A-Daily)'라는 걸그룹을 데뷔시켰으며, 여기에는 응우옌황바오옥(Nguyen Hoang Bao Ngoc·예명 제이드)이라는 베트남 멤버 1명이 포함됐다. 그러나 주목을 받기도 전에 2015년 탈퇴를 했다. 

2019년 초 제니스 미디어 콘텐츠 기획사는 '지걸스(Z-Girls)'와 '지보이스(Z-Boys)'라는 두 개의 다국적 그룹을 데뷔시켰다. 2018년 '지팝 드림(Z-POP Dream)' 시즌 1에 참여해 룩꾸엔(Luc Quyen·예명 Queen)과 화이바오(Hoai Bao·예명 Roy)라는 젊은 아티스트 2명이 두 그룹에 참여할 기회를 얻었다. 그러나 활동한 지 3년이 된 지금까지도 두 그룹은 한국 시장에서 주목을 끌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한국 멤버가 없는 다국적 그룹이기 때문에 지걸스와 지보이스는 국내 음악 프로그램에 자주 출연하지 못한다.

'아일랜드(ILAND)'라는 서바이벌쇼에 참가한 응오옥흥(Ngo Ngoc Hung·예명 한빈)씨는 2020년 엔하이픈(ENHYPEN) 보이그룹 멤버로 데뷔할 베트남 케이팝 아이돌이 될 것 같았지만 운은 그에게 아직 찾아오지 않았다. 현재 한빈은 위에화엔터테인먼트의 연습생으로 있다.
 

걸그룹 뷰티박스 쩜안의 안무 연습 모습. [사진=유수민 기자 parasol@ajunews.com]

때문에 안은 유일하게 현재 한국에서 데뷔해 활동하고 있는 베트남인 케이팝 아이돌이라고 ​​할 수 있다. 안은 데뷔 후 너무 기쁘고 신났지만 한편으로는 부담감도 크다고 토로했다. 자신이 성공 사례로 남아야 한다는 부담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현재 한국에서 케이팝 아이돌로 데뷔해서 활동하고 있는 유일한 베트남인이라는 기사가 베트남 현지에서 종종 나와요. 그게 큰 부담이 되네요. 베트남의 대표라는 평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저는 항상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까 고민합니다. 뷰티박스에도, 특히 우리 고향 베트남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으려면 제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다짐해요.


인터뷰가 시작되면서 계속 씩씩했던 안이었지만, 부모님 이야기가 나오자 금방 눈가가 촉촉해졌다. 오랫동안 떨어져 있었던 탓이다. 그리움의 무게가 크기는 하지만, 안은 자신이 정한 인생의 출발점이 된 케이팝을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을 다짐해 본다.

케이팝은 제 취미이자 꿈을 찾는 길잡이입니다. 케이팝 덕분에 꿈을 찾았고 매일매일 열심히 노력하면서 원하는 것들을 향한 첫걸음들을 이제서야 드디어 내디딜 수 있었어요. 앞으로도 끊임없이 노력하겠습니다!

 

지난 1일 대구 수성구는 구청 회의실에서 다국적 멤버로 구성된 6인조 걸그룹 ‘뷰티박스’를 유튜브 홍보대사로 위촉했다. [사진=대구 수성구 제공]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정부광고 수수료를 지원받아 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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