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고전으로 만나는 한국 추상미술 대표 화가 최욱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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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민 기자
입력 2021-10-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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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50년대 이후 미발표작 공개 및 미술과 문학의 연관 관계 조명

‘최욱경, 앨리스의 고양이’ 전시 전경. [사진=국립현대미술관 제공]


한국 추상미술의 대표적인 화가 최욱경의 대규모 회고전이 열린다.

국립현대미술관(MMCA·관장 윤범모)은 최욱경의 회고전 ‘최욱경, 앨리스의 고양이’를 오는 2월 13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과천에서 개최한다.

지난 27일 개막한 ‘최욱경, 앨리스의 고양이’는 최욱경(1940~1985)의 예술 세계 전반을 재조명하고, 미술 교육자이자 시인이기도 했던 작가의 전방위적인 활동 이력을 총체적으로 조망하고자 마련된 회고전이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작업세계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진 루이스 캐럴(1832~1898)의 소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Alice’s Adventures in Wonderland)>에 대한 작가의 관심과 작가의 시집 등 미술이 문학과 연계 되는 다층적인 지점들에 주목해 그의 작업 전반을 새롭게 읽어보고자 한다.

최욱경은 1940년 서울에서 출생해 서울예고와 서울대 회화과를 졸업한 뒤 1963년에 도미(渡美)했고, 미국 유학 후 현지에서 화가이자 미술 교육자로서의 활동을 본격화했다.

1965년에는 <작은 돌들(Small Stones)>이라는 영문 시집을 출간, 문학에 대한 자신의 관심을 처음으로 드러냈다. 1970년대에는 한국과 미국을 오가면서 작품 창작과 강의를 병행했고, <앨리스의 고양이>를 비롯한 시 45편을 수록한 국문 시집 <낯설은 얼굴들처럼>(1972)을 출간하기도 했다. 1979년부터 1985년 작고할 때까지는 영남대와 덕성여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한국의 산과 섬을 주제로 한 회화 작업 제작에 몰두했다.

한국과 미국에서 미술가, 교육자, 시인으로 활발하게 활동했음에도 불구하고, 최욱경은 주로 ‘추상표현주의 미술의 영향을 수용한 미국적인 화가’ 혹은 ‘요절한 비극적인 여성 작가’로 인식되어 왔다.

국립현대미술관 관계자는 “‘최욱경, 앨리스의 고양이’는 이전의 평가들과는 달리 그의 작업을 동시대 현대미술 및 문학과의 관계를 통해 다각도로 조명함으로써, 최욱경의 예술이 위치한 좌표를 재탐색하고자 한다“라며 “동시에 호기심 때문에 원더랜드로 모험을 떠난 앨리스처럼,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늘 새로운 세계에 대한 탐색을 멈추지 않았던 최욱경의 능동적인 삶의 이력과 그의 작업이 지닌 동시대성을 부각하고자 한다“라고 설명했다. 

‘화난 여인‘, 1966, 캔버스에 유채 [사진=국립현대미술관 제공]


전시는 크게 4개의 공간으로 나뉜다. ‘미국이라는 원더랜드를 향하여’, ‘한국과 미국, 꿈과 현실의 사이에서’, ‘한국의 산과 섬, 그림의 고향으로’ 3개의 주제 공간은 연대기별로, 마지막 ‘에필로그. 거울의 방: 새로운 이야기의 시작’은 작가의 작업 세계를 보다 다각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자화상 작품 및 기록물을 소개하는 공간으로 구성되었다.

첫 번째 ‘미국이라는 원더랜드를 향하여’는 1963년부터 1970년까지 미국 유학을 통해 추상표현주의와 후기회화적 추상에서 팝아트와 네오 다다에 이르기까지 미국 동시대 미술을 폭넓게 수용한 시기이다. 특히 ‘화난 여인’(1966), ‘나는 세 개의 눈을 가졌다’(1966) 등 표현적인 요소가 두드러지는 추상 회화 및 흑백 회화 등을 선보인다.

두 번째 ‘한국과 미국, 꿈과 현실의 사이에서’에서는 작가가 1971년부터 1978년까지 미국과 한국을 오가면서 활동했던 시기의 작품을 볼 수 있다. 표현적인 추상미술에서 벗어나 구상과 추상이 결합된 독자적인 200호 이상의 대규모 추상미술 작업을 제작한 시기로 ‘줄타기’(1977), ‘마사 그래함’(1977) 등이 소개된다.

세 번째 ‘한국의 산과 섬, 그림의 고향으로’는 1979년에 미국에서 귀국해 영남대와 덕성여대에 재직하면서 경상도 지역의 산과 남해의 섬 등 한국의 자연을 주제로 한 작품을 다수 제작한 시기이다. 원색의 강렬한 대비와 표현적인 성격이 두드러진 대작이 많았던 1970년대의 작업과 달리, 중간색을 주로 사용하고 절제된 선과 구성을 강조하는 ‘섬들처럼 떠 있는 산들’(1984), ‘빨간 꽃’(1984) 등이 소개된다.

네 번째 ‘에필로그. 거울의 방: 새로운 이야기의 시작’은 1950년대 초부터 1970년대까지 작가가 제작한 자화상으로 대부분 구성된다. 작가는 추상에 대한 다채로운 실험을 거듭하면서도 구상적인 작업을 지속했는데, 이는 자화상이 근간이 되었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최욱경의 화업을 총망라한 이번 회고전은 한국 추상미술의 위상을 높이는데 기여한 작가의 진면목을 살펴볼 수 있는 기회”라며, “화가 최욱경의 이력 뿐 아니라 시인이자 미술 교육자로 활동했던 그의 다양한 활동이 부각되어 국내외에서 최욱경을 재인식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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