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글로벌 기업 K인재 찾아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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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연 기자
입력 2021-10-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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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지연 아이허브 코리아 지사장/APAC 총괄본부장

열살짜리 소녀에게 물설고 낯선 1980년대 중반 미국 이민생활은 그리 녹록지 않았다. 당시 나는 내가 다니던 초등학교에서 몇 안되는 동양인이었고 급우들은 코리아라는 이름조차 알지 못했으니까. 그들에게 동양인은 모두 중국인으로 통하던 시절이었다. 이후 강산이 서너번 바뀌어 21세기하고도 2021년에 이른 지금, 당시 그 소녀에겐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진풍경이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다.

'한류'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대한민국발(發) 문화 공습은 K-POP, K-드라마, K-영화, K푸드, K-뷰티를 앞세워 전세계인을 매혹시키고 있는 게 아닌가. 코리안 인베이전의 시대다. 그리고 이 생소한 단어가 큰 과장도, 호들갑도 아님을 확인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캘리포니아 소재 아이허브 본사 동료들 사이에서도 LA한인타운 한식당이나 넷플릭스 드라마와 한국 영화들이 단연 핫토픽인 걸 보면 K컬처는 이제 전세계인들의 일상 속으로 아주 깊숙이 스며들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다 문득, 오랜 마케터로서의 직업병 탓인지 이 어메이징한 광경 이면이 자못 궁금해졌다. 무엇일까? 도대체 그 무엇이 전세계인을 이 K컬처에 홀리게 한 걸까. 답은 단순하다. 당연하게도 이 모든 것을 만들고 빚어낸 ‘사람’이 아니겠는가. 그리고 이 명확한 답은 나만 알고 있는 게 아니어서 이미 수년 전부터 글로벌 기업들은 앞다퉈 한국 인재 영입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중이다.

이들이 한국 인재에 눈독을 들이는 것은 비단 K컬처 효과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정글 속 약육강식의 법칙만이 존재하는 21세기 자본주의 사회에서 기업들이 유행에 편승해 인재를 채용할 리 만무하다. 기업의 백년지대계가 달려 있는 인사(人事)이기에 '돌다리도 두들겨' 인재를 뽑는 건 기업의 생리며 적자생존을 위한 무서운 본능이기도하다. 나는 대학을 졸업한 20대 중반부터 코카콜라 본사를 거쳐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에서 근무했다. 그리고 2011년 삼성카드에서 스카우트 제의를 받고 한국으로 가 이후 8년간 한국 기업들에서 근무했다. 그리고 현재는 미국 캘리포니아를 비롯해 한국, 러시아, 홍콩 등 전세계 곳곳에서 4000여명의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는 아이허브에서 일하고 있다.

덕분에 아주 운좋게도 사회 초년병 시절부터 지금까지 나는 아주 다양한 사람들과 일할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그리고 고백하건대 지금껏 함께 일했던 그 수많은 동료들 중 최고의 파트너들을 꼽으라고 한다면 대부분 한국인들이었다. 이는 내가 한국인이기에 내리는 편파적인 평가만은 아닌듯 싶다. 지금까지 함께 일했던 상사와 동료들 역시 필자의 평가에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를 표했으니까 말이다. 그리고 현재 근무하는 아이허브 본사 내에서도 이 평가는 크게 다르지 않다.

아이허브는 글로벌 기업이란 특성상 다양한 팀내, 다양한 직책에 이중언어를 구사하는 한인 직원들이 포진해 있다. 그리고 이들과 함께 일하는 아이허브 임원진은 이들의 업무성과를 높이 평가하고 깊은 신뢰를 표한다. 내 경험에 의하면 이런 한국인들의 탁월한 업무 능력은 사회적, 문화적, 교육적 배경으로 인해 어려서부터 자연스럽게 각인된 강한 직업윤리, 인내심, 빠른 일처리 능력, 문제를 빠르고 효율적으로 대처하는 능력 때문이라고 분석할 수 있겠다. 그래서인지 요즘 아이허브뿐만 아니라 글로벌 기업 어딜 가나 한국인 임직원들을 만나는 것은 그리 특별할 것 없는 흔한 풍경이 돼버렸다.

이처럼 글로벌 기업에서 근무는 막연한 동경만이 아닌 바로 당신의 현실이 될 수 있다. 단언컨대, 대한민국 인재들이 가진 그 무한한 능력을, 잠재력을 지금 글로벌 기업들이 혈안이 돼 찾고 있으니 지금의 안전지대를 떠나 과감히 글로벌 시장에서 승부해보길 바란다. 그리고 이는 결코 무모한 도전이 아닌 어쩌면 매우 시의적절한 도전이라는 것도 잊지 말았으면 한다. 분명 향후 10년간은 세계를 무대로 일해보고 싶은 대한민국 청년들에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그리하여 우리가 지금 목도하고 있는 수많은 K들이 그러하듯 이젠 당신 차례일지 누가 알겠는가.
 

최지연 아이허브 코리아 지사장/APAC 총괄본부장.[사진 = 아이허브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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