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이건희’ 이재용의 승어부] 아버지를 능가하기 위한 세 가지 과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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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문기 기자
입력 2021-10-25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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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체적인 투자, 의미 있는 M&A, 투명 경영 강화 등 해결해야

25일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1주기를 계기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승어부(勝於父·아버지를 능가함)’에 재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의 승어부에 핵심이 되는 과제는 △구체적인 투자 계획 발표 △의미 있는 인수·합병(M&A) △투명 경영과 사법 리스크 해소 등 세 가지가 꼽힌다.

삼성은 지난 8월 반도체, 바이오, 차세대 통신, 신성장 IT 등 분야에 향후 3년간 240조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하고 이를 실행에 옮기는 게 이 부회장에게 주어진 가장 중요한 과제다.

특히 삼성전자가 2024년 말 가동을 목표로 구축에 나설 미국 내 제2 반도체 공장과 관련한 의사결정이 시급하다.

업계는 삼성이 밝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 가동을 맞추기 위해서는 조만간 부지가 확정돼야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는 텍사스주 오스틴·테일러를 비롯한 복수의 후보지를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SDI가 지난 22일 미국 자동차 기업 스텔란티스와의 합작법인 설립을 발표한 것은 의미가 있다. 삼성SDI는 이 합작법인을 통해 2025년 상반기부터 미국에서 연산 23GWh(기가와트시) 규모로 전기차 배터리 셀과 모듈을 생산하기로 했다.
 

지난 1월 글로벌기술센터(GTC)를 점검하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삼성전자 제공]

2016년 하만 인수를 발표한 뒤 5년 가까이 의미 있는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는 삼성전자의 후속 M&A 역시 이 부회장이 해결해야 하는 문제다.

최근 산업계는 핵심 역량을 보유한 기업에 대한 전략적 M&A를 통해 미래 성장을 위한 돌파구를 모색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경쟁사인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0월 인텔의 낸드플래시 사업 인수를 결정, 세계 각국에서 반독점 심사를 진행 중이다. 현재 중국 정부의 승인만을 남겨두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지난 7월 “3년 내 의미있는 M&A 실현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회사의 지속성장에 도움이 된다면 사업영역이나 규모에 제한을 두고있지는 않다. AI, 5G, 전장 등을 포함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판단되는 다양한 분야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 삼성을 중심으로 한 투명경영 체계 확립, 사법 리스크 해소 등도 중요하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5월 무노조 경영을 폐지하고 경영권을 자녀에게 승계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삼성전자 노사가 창사 이후 첫 단체협약을 체결하는 등 성과를 내고는 있지만 이런 변화들이 뿌리를 내리기 위해서는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한 게 사실이다.

그가 삼성을 경영하는 동안 이 두 가지 약속을 지키고 준법경영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지배구조 개편 등에 속도를 내야 한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이 지배구조 개편을 위해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의뢰한 컨설팅 보고서는 올해 말쯤 나올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이를 참고해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본격적인 움직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 부회장의 승어부를 위해 놓인 과제와 더불어 경영 관련 새로운 메시지에 대한 재계의 관심이 상당하다. 

가석방 당일 “저에 대한 걱정, 비난, 우려, 그리고 큰 기대 잘 듣고 있다. 열심히 하겠다”고 말한 것과 지난달 14일 김부겸 국무총리와 만나 “청년들의 희망을 위해 최선을 다해 힘을 보태겠다”고 언급한 게 외부로 공개된 이 부회장의 유이(唯二)한 메시지다.

이에 재계는 이 부회장이 이날 추도식을 계기로 별도의 경영 비전이 발표될지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삼성 사장단 인사와 조직 개편도 주목된다. 연말에 발표될 이번 인사와 조직개편에는 미래 사업에 대한 이 부회장의 구상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재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이병철 삼성 선대회장 추도식 때도 이 부회장이 사업보국 창업이념을 계승·발전시키자는 메시지를 냈다”며 “이번에는 아버지의 기일이고, 1주기라는 상징성이 있어 관련 메시지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 장남 이재용 부회장(오른쪽).[사진=아주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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