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시즌 앞둔 재계, 한국앤컴퍼니 ‘형제의 난’ 조현식 용퇴로 종식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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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희 기자
입력 2021-10-22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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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인사 시즌을 앞두고 한국앤컴퍼니그룹의 경영권을 둔 ‘형제의 난’이 종식될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빠르게 재정비를 마무리해야 미래를 담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형제의 난을 촉발했던 조양래 한국앤컴퍼니 회장의 맏이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부회장이 한발 물러서며, 갈등이 봉합될 것으로 보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조 부회장은 올해 연말 임원 인사에서 임기가 만료되는 사내이사와 부회장직을 내려놓으며, 용퇴할 가능성이 높다.

‘몽니’를 부릴 명분이 사라지면서 독자노선을 구축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는 게 근거다. 조 부회장은 올해 자신이 보유한 한국앤컴퍼니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주식을 담보로 300억원의 대출을 받아, 기술사업 투자 관련 회사 ‘엠더블유홀딩’과 ‘엠더블유앤컴퍼니’를 설립했다.

조 부회장은 올해 두 차례에 걸쳐 운전자금 명목으로 15억원을 엠더블유홀딩에 투입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25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도 단행했다. 그의 배우자와 3명의 자녀에게 지분을 나눠주기 위해서다.

갈등의 시발점이었던 조 회장의 ‘건강이상설’도 힘을 잃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조 회장은 경기 판교 한국앤컴퍼니 본사에 매일 출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건강이상설을 바탕으로 조 회장이 잘못된 선택을 했다는 논리는 더 이상 받아들이기 어려워졌다는 뜻이다. 같은 편으로 해석됐던 누나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과도 목적하는 바가 달라 갈등을 빚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법적으로도 재임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조 부회장은 지난해 4월 한국앤컴퍼니의 대표이사는 사임했지만, 부회장과 사내이사직은 유지하고 있다. 사내이사 임기는 내년 3월까지로 사실상 올해 임기가 만료되는 상황이다. 또한 상법상 사내이사는 다른 회사의 사원이나 이사가 될 수 없다. 조 부회장이 어느 쪽이든 한 곳을 포기해야 한다는 의미다.

의지도 꺾인 것으로 추정된다. 조 부회장은 한국앤컴퍼니의 대표이사 사임의사를 밝힐 당시 “최근 일련의 문제들로 인해 창업주 후손이자 회사의 대주주들이 대립하는 모습으로 비춰졌다는 사실에 큰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회사의 명성에 누가 될 수 있는 경영권 분쟁 논란의 고리를 근본적으로 끊어내고자 사임 의사를 밝힌다”고 전한 바 있다.

실제 이후 조 부회장은 한국앤컴퍼니그룹이 둘째 조현범 사장 체재로 안정화되며, 경영에 일절 관여하지 않았다.

한국앤컴퍼니그룹의 경영권 분쟁은 지난해 6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조 회장은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로 조 사장에 자신이 보유한 한국앤컴퍼니 지분 23.59%를 전량 양도했다. 이를 통해 조 사장은 지분 42.9%를 보유하며 최대주주에 올랐다. 업계는 조 회장이 빠른 판단으로 안정적인 경영권 승계가 이뤄졌다고 평가했었다.

하지만 지난해 7월 블록딜에 대해 조 이사장은 서울가정법원에 조 회장에 대한 한정후견 개시 심판 청구를 접수했다. 조 부회장 역시 참가인으로 재판에 참여 중이다. 당시 조양래 회장 건강에 대해 여러 시선이 있었지만, 올해 4월 진행된 심문 기일에 직접 참석하며 건강한 모습을 눈앞에서 확인시켰다.

또 한정후견 개시 심판 청구 논란이 처음 시작됐을 때 “조 사장에 오랜 시간 경영을 맡겨왔고, 좋은 성과를 만들어냈다고 생각한다”며 “충분한 검증을 거쳤다고 판단해 오래전부터 최대주주로 점찍어 두었다”고 본인의 생각을 이례적으로 언론에 공개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조 부회장이 조만간 대승적 결정을 할 것으로 본다”며 “사내이사 임기 마지막 해인 올해 연말 인사에 맞춰 부회장과 사내이사직을 내려놓고 회사를 떠나 새로운 길을 개척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앤컴퍼니 지분은 조 사장(42.9%), 조 부회장(19.3%), 조희원씨(10.82%), 국민연금(5.21%) 등이 보유하고 있다. 조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0.83%) 등 나머지 특수 관계인 지분은 1% 미만이다.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부회장. [사진-한국앤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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