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겨울 에너지 위기 가능성이 고조하는 가운데, 원유시장에선 '유가 200달러 시대'에 베팅하는 옵션 거래(콜옵션) 투자자가 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일부 투자자들이 옵션 거래 시장에서 배럴당 100달러의 유가를 넘어 200달러(약 24만원)를 예상하는 '미친' 베팅이 늘어나고 있다고 소개했다.
 

유정 모습.[사진=로이터·연합뉴스]


최근 미국 벤치마크(기준가)인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와 국제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각각 배럴당 82달러와 85달러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WTI는 지난 2014년 말 이후 최고 수준으로, 이달에만 10% 상승했으며 올해 들어서는 70%나 폭등한 가격이다. 이달 중순 브렌트유 역시 지난 2018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85달러를 넘겼다.

지난해 4월 사상 초유의 마이너스(-) 유가 사태로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가 하루 1000만 배럴 이상의 대규모 감산을 단행한 가운데, 올해 코로나19 사태 정상화 과정에서 국제 원유 수요가 폭증한 여파다.

그러나, 고(高) 유가 행진에 올겨울 에너지 위기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일부 투자자들은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이상의 가격으로 치솟을 수 있다고 예상하며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이 중 대부분이 연말 WTI 선물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를 넘긴다는 데 투자한 콜옵션이다. 이와 관련해 CME는 지난 14일 WTI 가격이 100달러 이상일 때 투자자가 이익을 보는 콜옵션이 14만1534건을 기록했다고 집계했다. 이를 원유 물량으로 환산할 경우, 1억4153만 배럴(옵션 1계약=1000배럴)에 달하는데, 이는 최근 전 세계의 일일 산유량과 맞먹는 수준이다.

지난 1월만 해도 같은 조건의 옵션 거래 건수는 하루 3만건에도 미치지 못했기에, 그만큼 시장에 원유 가격 급등세에 대한 낙관적 전망이 만연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매체는 유럽의 일부 투자자들이 내년 연말까지 브렌트유의 가격이 배럴당 200달러를 돌파할 수 있다는 것에 콜옵션을 건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를 두고, WSJ은 에너지 위기까지 거론되는 상황에서 원유시장에 투기적 성향의 투자자들이 시장을 침범(invade)했다고 우려하며, 경제 지표 등 시장 환경에 따라 원유 시장이 급락할 수 있다고 충고했다.

실제, JP모건체이스는 올 연말 브렌트유 가격 예상치를 배럴당 84달러로, 씨티그룹과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각각 배럴당 85~90달러와 100달러로 전망하고 있다.
 

역대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위)와 브렌트유 선물 가격 추이. [자료=인베스팅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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