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혜경 서울시 보행친화기획관 인터뷰


이혜경 서울시 보행친화기획관
























"걷기 좋은 도시가 국가의 미래경쟁력을 좌우한다. 걷기는 소통의 확장이자 다양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수단이다. 시민들이 육체적, 정신적으로 더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도시의 얼굴'을 바꿔가겠다."  

이혜경 서울시 보행친화기획관은 최근 아주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서울시의 보행친화도시 정책은 '도시의 철학을 바꾸는 일'이라고 말했다. 도로 공간재편사업은 자동차가 차지한 도시를 다시 보행자와 자전거를 위한 공간으로 바꿔 궁극적으로 시민의 삶의 공간을 넓히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그는 사업 취지에 대해 "서울은 사대문이 산으로 둘러쌓인 아름다운 도시지만 곳곳이 자동차와 도로로 가득해 시민들이 천혜의 환경을 누릴 기회가 없었다"면서 "목적없이 통과하는 도시가 아니라 사람들이 거리에 머무르면서 도시의 멋을 감상하고, 숭례문과 같은 역사 명소를 눈에 담으며 동시에 지역 상권도 되살리는 그야말로 '시민을 위한 도시'로 다시 설계하는 작업"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행친화도시는 단순히 '걷자' 운동의 확대, 과거로의 회귀 등을 의미하는 게 아니다"라면서 "보행로의 확장은 자율주행시대의 도로 인프라와도 맞물려 자동차와 보행자들의 이동 자율성,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단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미 유럽과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걷기'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걷기 좋은 도시가 시민들의 건강과 안전, 더 나아가 국가경쟁력을 좌우한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들 국가에서는 보도, 골목길, 공원 등이 얼마만큼 잘 갖춰져있는지가 도시경쟁력을 판단하는 중요한 근거가 된다. 특히 '걷기'는 국제사회의 ESG 경영 트랜드와 발맞춰 지속가능한 미래도시의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자리잡고 있다.

그는 "런던은 현재 시 면적의 50%를 녹지구간으로 바꿔 도심 전체를 국립공원화하는 '내셔널파크' 시티를 계획하고 있고, 뉴욕의 브로드웨이는 차로수를 줄이고 보행과 자전거 도로를 확대해 경제활동 규모가 22% 증가하고, 보행자 사고는 35% 낮췄다"면서 "걷기 좋은 도시는 그만큼 안전하다는 뜻인 동시에 살기 좋고, 여행하기 좋은 도시이며 결과적으로 도시경쟁력을 높인다"고 설명했다.

이 기획관은 앞서 국제협력관으로서 다양한 도시의 경험을 거쳤다. 그는 스페인의 소도시 '폰테베드라'가 진행한 1999년 '차 없는 도시' 실험을 소개하며 "스페인이 15년동안 이 실험을 진행하면서 도시는 이산화탄소가 60% 줄어 시민들의 건강이 좋아졌고, 보행자가 늘면서 도심골목상권과 지역공동체가 살아났다"면서 "인구가 점점 줄어드는 옆동네와 달리 '안전하고 살기 좋은 도시'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지속적으로 인구가 늘어났다"고 말했다. 

영국 런던의 '익지비션 도로'도 비슷한 사례다. 이 곳은 매년 1100만명의 관광객이 방문하는 곳이지만 보행자에게는 낙제점을 받았다. 런던시는 2012년 이 도로를 보행자 중심의 공유도로로 만들기 위해 가로배치, 횡단보도 재설계, 가로등 설치 등 다양한 조치를 취했다. 그 결과 방문객은 20~40%늘었고, 보행자 만족도는 75% 높아져 새로운 명소로 재탄생했다.

이 기획관은 "세종대로 사람숲길 사업을 시작할 때만해도 반대가 참 많았는데 막상 완성하고보니 '이렇게 차가 많은 도로도 가능하구나', '보행로가 넓어지니 참 좋구나' 등 시민들의 의식이 긍정적으로 바뀌기 시작했다"면서 "특히 보행로를 넓히니 교통사고 1위 지역이 대표적인 관광명소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세종대로를 시작으로 퇴계로, 을지로 등 오는 2030년까지 사대문 안 녹색교통지역 내 22개 주요도로에 도로공간재편 및 가로 숲을 도입해 도시경관이 획기적으로 개선되면 사대문 안 서울의 얼굴이 완전히 바뀌게 될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보행공간이 기존대비 15만6801㎡(시청광장 12배) 증가해 도심부 보도율이 50% 수준으로 상승한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여의도, 강남권역에 대해서도 도로공간재편 사업을 추진해 '서울 전역의 보행도시화'를 앞당기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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