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중소기업중앙회]


주52시간 근무제를 적용한 중소 조선업체 근로자 10명 중 3명 정도는 월급이 100만원 이상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주52시간제를 지키다 보니 잔업이 줄어 임금이 감소한 것이다. 근로자 97%는 임금 감소로 생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응답했다. 결국 퇴근 후 다른 일을 또 해야 하는 ‘투잡’ 근로자가 40%를 넘어섰다.

또 일반 중소기업도 절반 이상은 주52시간제를 지키는 게 여전히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구인난과 추가 채용에 따른 인건비 부담 탓이다. 주52시간제 도입의 핵심 목표였던 ‘저녁이 있는 삶’과 ‘일자리 확대’가 사실상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중소기업중앙회는 14일 5~299인 중소기업 414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중소기업 주52시간제 시행 실태 및 제도개선 의견조사’, 중소조선업체 근로자 171명을 대상으로 한 ‘주52시간제 중소조선업 근로자 인식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월 급여 평균 65만8000원 줄어…40.8%는 투잡 뛴다

중소조선업체 대상 조사 결과에 따르면, 근로자의 76%는 주52시간제 시행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행에 반대하는 이유(복수응답)로는 ‘잔업 감소로 임금이 줄어들어 생계에 부정적 영향’이 96.9%로 가장 높았다.

이어 △추가 채용 어려워 기존인력 노동강도 심화(43.1%) △연장수당 감소 보전을 위한 투잡 생활로 전보다 워라밸 악화(40.8%) △회사가 인건비 부담으로 인력 감축, 외주화 등을 할 것으로 예상돼 고용 불안(16.2%) 순으로 조사됐다.

[사진 = 중기중앙회]


주52시간제 시행으로 임금이 감소했다고 답한 근로자의 비율은 91.8%로 대부분의 중소조선업 근로자들의 임금이 줄었다고 답변했다. 주52시간제 이후 임금이 올랐다고 응답한 근로자는 0.6%에 불과했다.

주52시간제 시행으로 임금이 감소했다고 답한 응답자들의 평균 임금 감소액은 65만8000원으로 조사됐다. 감소액이 50만~100만원 구간은 43.9%, 50만원 미만은 29.3%, 100만원 이상은 26.8%를 차지했다.

근로자의 71.3%는 임금이 줄어도 별다른 대책(복수응답)을 마련하지 못했다고 응답했다. 동시에 40.8%는 ‘업무 외 시간에 근로 가능한 일자리 구직’을 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투잡을 뛰고 있다는 것이다. 24.8%는 가족 구성원을 추가로 일하게 하는 등 다른 소득원을 알아보고 있었다.

연령별로는 50대에서 ‘업무 외 시간에 근로 가능한 일자리 구직(투잡 생활)’(45.9%), 40대에서는 ‘가족 구성원을 추가로 일하게 하는 등 다른 소득원을 알아봄’(36.2%)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현재 주12시간 단위 연장근로를 노사가 합의해 월 단위로 유연화하는 데 근로자의 72.5%는 ‘찬성한다’고 했다. 반대 의견은 9.4%다.

◆중소기업 절반 “주52시간제 시행에 어려움 겪어”

일반 중소기업도 주52시간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기업의 절반 이상인 54.1%는 ‘주52시간제 시행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답변했다. 업종별로 제조업의 ‘어려움’ 비율은 64.8%로, 비제조업(35.9%)보다 28.9%포인트 높았다.

어려운 이유로는 ‘구인난으로 추가 채용이 어려움’이 52.2%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다음으로 ‘사전에 원청이나 발주처의 주문 예측 어려워 유연근무제 활용이 어려움’(51.3%), ‘추가채용에 따른 인건비 부담’(50.9%) 등이 뒤를 이었다.
 

[자료=중소기업중앙회]


주52시간제 대응방법은 ‘당초 근로시간이 주52시간제 이내’라는 응답(35%)을 제외하고는 ‘탄력근로, 선택근로 등 유연근무제 도입’이 30.7%로 가장 높게 조사됐다. 이어 △추가인력 채용(18.6%) △사전 근로계획 수립이 어려워 특별연장근로 인가제 활용(17.1%) △8시간 추가연장근로제 활용(16.2%) 등이다.

현재 활용하고 있는 유연근무제로는 △탄력적 근로시간제(75.6%) △선택적 근로시간제(35.4%) △재량근로시간제(7.9%) △사업장 밖 간주근로시간제(5.5%)의 순이다.

5~29인 기업은 ‘8시간 추가연장근로제 활용’(40.9%)이, 30~49인 기업은 ‘탄력근로, 선택근로 등 유연근무제 도입’(37.7%)이 주된 대응방법으로 꼽혔다. 중기중앙회는 “올해 초부터 주52시간제 적용을 받고 있는 50인 미만 기업들의 대다수가 아직 주52시간을 초과하고 있다”며 “30인 미만 기업의 경우 내년 말까지 한시적으로 운영 예정인 8시간 추가연장근로제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유연근무제 운영 시 어려운 점이 있다는 기업은 55.1%로 조사됐다. 이들 중 34.6%는 ‘제도 대상 및 요건이 너무 제한적이라 활용이 어려움’을 그 이유로 꼽았다.

유연근무제를 활용하지 않는 기업에 향후 도입계획을 물어보니 33.1%는 ‘도입이 필요 없다’고 했다. △탄력근로제 도입(30.3%) △도입이 불가능함(15.3%) △선택근로제 도입(11.8%) 등의 순으로 응답했다.
 

[자료=중소기업중앙회]


탄력근로제 외의 유연근무제는 중소기업 현장에서는 활용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의 경우 ‘유연근무제 도입이 불가능’하다는 비중이 19.8%로 비제조업(5.6%)에 비해 높게 나타나 중소제조업 현장에서는 유연근무제 활용이 더욱 제한적이었다.

주52시간제 현장 안착을 위해 가장 필요한 법·제도 개선사항(복수응답)으로는 ‘특별연장근로 기간 확대 및 사후인가 절차 완화’(35%)가 꼽혔다. ‘노사 합의 시 연장근로한도를 현행 주단위(12시간)에서 월단위(4주 합산 48시간)로 변경 허용’과 ‘탄력근로제 사전근로계획 수립 및 변경방식 등 요건‧절차 완화’가 32.4%를 차지했다. ‘8시간 추가연장근로제 기한 및 대상 확대’와 ‘3개월 단위 선택근로제 대상 업무 확대’도 각각 31.4%, 12.6%로 조사됐다.

가장 필요한 정부 지원책으로는 ‘추가인력 채용 시 인건비 지원’(57.2%), ‘기존인력 임금보전 비용 지원’(57.2%)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태희 중소기업중앙회 스마트일자리본부장은 “여전히 상당수 중소기업이 비용 부담, 구인난, 현장과 맞지 않는 유연근무제 등으로 주52시간제 시행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며 “최소한 노사가 모두 원할 경우 더 일할 수 있도록 노사합의 기반 월 단위 연장근로제 도입, 특별연장근로 인가제 개선 등의 제도적 보완책이 하루빨리 마련되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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