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정보 서비스 코인게코에서 5~11위를 유지하고 있는 주요 거래소의 일주일 거래량 그래프. 당초부터 원화마켓을 운영하지 않은 한빗코를 제외한 나머지 거래소들은 지난 24일을 기점으로 그래프가 고꾸라진 모습이다. [사진=코인게코 홈페이지 캡처]
 

지난 25일 시행된 암호화폐 거래소 영업 요건 여파로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은 받았지만 실명확인입출금계좌가 없어 원화마켓을 중단한 중소 거래소의 거래량이 급격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거래량이 전혀 없는 거래소들도 수두룩하다. 중소 거래소들은 대부분 거래대금의 0.1~0.2%인 수수료가 주수입원인 만큼 채산성 악화와 줄폐업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29일 가상자산 정보 서비스 코인게코에 따르면, 가상자산 거래소 플라이빗의 일일 거래대금은 지난 24일 9740만 달러(약 1152억원)에서 이날 오전 10시 기준 509만 달러(약 60억원)로 94.8%가량 쪼그라들었다. 9월 거래대금이 가장 많았던 8일(6억9200만 달러)과 비교하면 99.3% 줄었다. 

5위권 가상자산 거래소 고팍스도 마찬가지다. 고팍스의 거래대금은 24일 7856만 달러에서 이날 오전 10시 기준 274만 달러로 96.5% 감소했다. 이달 거래량이 가장 많았던 지난 3일(1억5500만 달러)과 비교하면 거래량의 98.2%가 사라졌다. 업계 상위권을 유지했던 코인빗과 지닥도 비슷한 상황이다.

그나마 사전에 투자를 유치한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거래왕 이벤트', '수수료 무료 이벤트' 등으로 고객 유치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마저도 어려움을 겪는 중소 거래소들은 24시간 동안 거래량이 '제로(0)'인 경우가 허다하다.

이들 거래소는 24일 비트코인이나 미국 달러화와 일대일로 교환이 가능한 테더(USDT) 등을 기본적인 교환 수단으로 삼는 코인마켓으로 전환했다. 현금으로 가상자산을 매매할 수 없게 되자 거래절벽이 심화되면서 좀처럼 거래량은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이는 투자자 입장에서 이들 거래소를 이용할 유인이 대폭 줄었기 때문이다. 테더의 경우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달러화나 원화로 교환해 주지 않는다. 따라서 해외 거래소로 보유한 테더를 옮긴 후, 다른 가상자산으로 바꾼 뒤에 국내 거래소로 다시 가지고 와서 원화로 바꿔야 한다. 그 과정에서 높은 수수료를 내야 할 뿐만 아니라 번거로움도 따른다. 특정 가상자산의 가격 변동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되는 부담도 안아야 한다. 

대신 현금 매매가 가능한 4대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는 코인마켓에서 이탈한 투자자들을 흡수하며 입지를 공고히 했다. 업계에서는 내년 3월 거래소 간 가상자산 이동 기록을 모두 수집해 보관하는 '트래블 룰(Travel Rule)' 준수 의무가 시행되면 중소거래소의 상황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한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거래소에 대한 규제 정도를 계속 높여가면 결국 규제 준수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극소수 업체만 살아남게 될 것"이라면서 "지금으로선 4대 거래소 독과점 형태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일단 고팍스를 비롯한 주요 거래소들은 생존을 위해 다시 새 제휴 은행을 찾아 나섰다. 금융정보분석원(FIU) 등 당국은 사업자 신고 시 실명계좌 확인서 구비를 못해 원화마켓 사업을 할 수 없게 된 사업자들의 경우 최대 3개월로 예상되는 심사기간 동안 사후적으로 확인서를 확보할 경우 변경 신고를 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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