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에 부는 '분사' 바람... "쪼개야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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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수연 기자
입력 2021-09-27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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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K스퀘어 출범한 SKT…미디어 사업 재편 나선 KT

박정호 SKT 대표(왼쪽), 구현모 KT 대표. [사진=각 사 제공]

올해 들어 SKT와 KT 등 이동통신사의 분사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본업인 통신과 신사업을 분리해 신사업에 대한 투자와 그에 따른 성과를 돋보이게 하려는 전략이다. 

SKT는 다음 달 12일로 예정된 임시주주총회에서 SK스퀘어 인적분할 계획 최종 확정을 앞두고 있다. 주주총회를 거쳐 오는 11월 1일 공식 출범한다.

앞서 지난 4월 SKT는 반도체와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에서 도약하기 위해 통신회사(존속회사)와 ICT 투자전문기업(신설회사)으로 분할하는 안을 공개했다.

SK스퀘어는 반도체(SK하이닉스), 앱마켓(원스토어), 커머스(11번가), 융합보안(ADT캡스), 모빌리티(티맵모빌리티) 부문을 산하에 품는다. 공격적인 반도체 투자와 ICT 영역의 포트폴리오 강화로 성장에 속도를 내겠다는 복안이다. 오는 2025년까지 순자산가치를 현재의 3배인 75조원 규모로 키운다는 방침이다.

KT도 지난해 디지털 플랫폼 기업(디지코)으로 도약을 선언한 이후 미디어·콘텐츠 사업 부문 재편을 활발하게 추진 중이다.

KT는 지난달 모바일미디어 부문을 독립시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즌' 사업을 담당하는 KT시즌을 출범했다. 올해 1월에는 그룹 내 콘텐츠 컨트롤타워 역할을 담당하는 KT스튜디오지니를 설립했고, 지난해엔 스토리위즈를 분사했다. 콘텐츠 투자→공급→서비스 제공→판매·유통으로 이어지는 미디어·콘텐츠 선순환 구조를 완성했다. 

이통사들이 이같이 분사에 나서는 이유는 본업인 통신이 포화상태에 도달해 시장에서 안정성은 높으나, 성장성이 낮게 평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자칫 신사업이 통신의 그늘에 가려 제대로 빛을 발하지 못할 수도 있다.

기업 분할을 통해 역량을 결집하면 각 사업에서 전문성을 강화해 새롭게 성장하는 시장에서 유리한 입지를 선점할 수 있다. 투자, 기업공개(IPO) 등에 이점을 얻고,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에 속도를 내기에도 유리하다. 가벼워진 몸집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신산업 환경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전문가들은 특히 이통사들이 통신을 넘어 신사업인 플랫폼 기업으로 변신하려 하고, 가치를 높이기 위해 기업 쪼개기에 나선다는 데 주목한다.

신민수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는 "통신 산업은 규제 산업이어서 신사업이 통신과 같이 있다면 규제에 포섭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더 중요한 것은 통신 사업자들이 통신 네트워크를 단순히 전송을 위한 수단을 넘어 플랫폼으로 보고, 일반 플랫폼 사업자같이 그 위에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분할은 올해 한국 통신업종의 기업 가치 증대를 위한 카드로 활용되고 있다"며 "SKT의 인적 분할은 성장과 수익성으로 특화한 각각의 개별 사업에 대한 최적의 거버넌스 전환을 통해 각 사업 가치를 높이는 방향으로 결과가 이어질 전망이다. KT 분할은 거대한 통신업에 매몰된 성장 사업에 대해 투자자 환기를 시키면서 전체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는 좋은 수단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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