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허리’ 중견기업이 끊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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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상철 기자
입력 2021-09-2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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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권창우 기자]

한국경제 허리 역할을 하는 중견기업이 홀대를 받고 있다. 국내 중견기업은 전체 영리법인의 0.7%에 불과하지만, 우리나라 전체 고용의 14%, 매출 15%, 수출 17%를 차지한다.

높은 경제기여도와 달리, 국내 산업정책은 획일적 지원시책으로 중견기업 정책 체감 효과는 미미하다. 중견기업이 중소기업 회귀를 검토하는 ‘피터팬증후군’은 국내 산업정책에 중견기업이 얼마나 외면받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중견기업이 ‘정부 정책 소외계층’으로 전락하면서 코로나19와 4차 산업혁명 시대 도래로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노출돼야만 했다. 중견기업의 58%는 연구개발(R&D) 조직‧인력이 없고, 60%는 내수중심 기업으로 기술개발과 글로벌 진출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업계에선 미래 대응이 시급한 때 정책적 부재로 인한 중견기업의 R&D 경쟁력 약화를 위험신호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 역시 “한국경제에서 제조‧기술‧일자리 핵심인 중견기업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일자리 창출 핵심 중견기업…작년 고용증가율 5.2%로 가장 높아

중견기업은 우리 경제 성장에 중추적 역할을 담당한다. 올해 1월 발표된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9년(결산) 기준 국내 중견기업의 매출은 782조원으로 전체 영리법인 매출의 15.7%를 차지한다. 2015년(620조원)과 비교해 26.1%나 증가했다. 고용은 149만명으로 14.3%를 차지한다. 2015년(115만명) 대비 29.6% 늘었다. 수출 역시 936억 달러로 전체 수출의 17.3%에 이른다.

중견기업군은 일자리 창출의 핵심주체로, 지난해 고용증가율은 전년대비 5.2%를 기록했다. 대기업(1.6%)과 중소기업(0.1%)보다 높은 수치다. 청년채용도 증가하고 있다. 신규채용 중 청년층의 비중은 2018년 62.2%(18만명 중 11만2000명), 2019년 65.7%(21만1000명 중 13만9000명)다.

제조 중견기업 중 소재‧부품‧장비 기업은 84%다. 제조 중견기업이 중견기업 전체 매출액의 51.9%를 담당한다. 중견기업계 관계자는 “중견기업은 일본 수출규제 극복의 주역이며, 코로나19 등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대응하기 위한 소부장 산업의 핵심 기업군이자 위기의 버팀목”이라고 자평했다.

◆기업을 ‘피터팬’으로 만드는 정책부재…4차산업혁명‧코로나19 변화 속 위험신호 켜지나

중견기업 정책지원 큰 틀은 2014년 시행된 중견기업법으로 마련됐다. 하지만, 성장에 따른 부담과 걸림돌은 여전하다는 평가다.

대표적인 게 ‘피터팬증후군’이다.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면 지원이 단절돼 중소기업으로 회귀를 검토한다는 의미다. 실제 중견기업이 되면 △공공기관 우선구매 △법인세 등 조세특례 △중소기업 적합업종 △중소기업 정책자금 등의 혜택에서 제외된다.

또 중견기업의 60.3%가 매출액 1000억원 미만 기업으로 미래 변화 대응에 한계가 있다. 중견기업의 58%는 현재 R&D 조직‧인력이 없다. 59.6%는 내수중심 기업이라 글로벌 진출과 기술개발 관련 지원이 절실하다.

중견기업계 관계자는 “변화된 경영환경 대응을 위한 투자 확대가 필요한데, 환경보전시설‧안전시설에 대한 공제율은 축소된 상황이다. 연구‧인력개발비 세액공제율 또한 감소하고, 제한적으로 지원받아 연구개발 투자 부담이 크다”며 “중견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고 수출 등 해외진출을 위해 R&D, 설비투자가 필수적으로 관련 투자 확대를 위한 지원이 요구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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