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전쟁보다 뜨겁다···폐배터리 재활용 시장 '춘추전국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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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입력 2021-09-1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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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업관심 늘며 2050년까지 600조 규모 성장 기대

  • SK이노·LG엔솔·삼성SDI '배터리 빅3' 경쟁 심화

  • 포스코·두산重·코스모화학 BMR 사업 도전장

전기차 배터리에 이어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기존 배터리 업체들은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에 본격 투자하는 동시에 이미 관련 사업에 진출했고 눈독을 들이던 다른 기업들도 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해 사업 진출을 노리고 있다.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글로벌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이 2050년까지 600조원 규모로 성장한다는 관측에서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분사 이후 폐배터리 재활용(Battery Metal Recycle·BMR) 시장의 주도권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은 16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배터리와 E&P(석유개발) 사업을 각각 분사한 이후 BMR 사업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미래 성장동력으로 지목된 배터리 사업을 분리한 이후에도 자체적인 성장세를 유지하기 위해 BMR 사업을 새롭게 성장동력으로 낙점했다는 분석이다.

◆배터리 시장 커질수록 폐배터리 시장도 확대
SK이노베이션은 지난달 실적발표회를 통해 내년 폐배터리 재활용 시험 공장을 세우고 2024년에는 국내외에서 상업생산을 시작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어 2025년 6만톤(t) 수준의 생산 능력을 확보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놓기도 했다.

폐배터리는 배터리 시장이 확대될수록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수명이 끝난 폐배터리는 리튬, 망간, 니켈, 코발트 등 핵심광물을 일정 이상 보유하고 있다. 이를 회수해서 재활용하는 것이 BMR 사업이다. 이 같은 회수를 통해 원재료를 확보하면 신규 배터리의 원가도 절감할 수 있다.

이에 배터리 3사의 경쟁이 점점 더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SK이노베이션은 물론이고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도 각자의 방식으로 해당 시장의 진출을 가시화하고 있다. 우선 LG에너지솔루션은 제너럴모터스(GM)와의 합작사인 '얼티엄셀즈'를 통해 북미 최대 배터리 재활용 업체인 '리-사이클(Li-Cycle)'과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SDI도 BMR 사업을 위해 성일하이텍과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성일하이텍은 폐배터리를 재활용해 희귀 금속을 회수하는 기술을 가진 몇 안 되는 기업 중 하나로 꼽힌다.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 2050년 600조원 규모
재미있는 점은 기존 배터리 시장보다 폐배터리 시장 경쟁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는 점이다. 기존 배터리 시장은 국내 3사가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 업체와 겨루는 모양새였다면 BMR 시장은 국내에서도 배터리 3사 외에 다른 경쟁자가 많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폐배터리에서 니켈과 리튬 등 희귀광물을 추출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두산중공업도 최근 화학약품을 사용하지 않고 폐배터리에서 탄산리튬을 회수하는 기술을 개발해 사업화를 서두르고 있다. 중견 화학사인 코스모화학도 지난달 설비증설을 통해 BMR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같이 경쟁이 심각해지고 있는 것은 시장이 급속도로 커질 것으로 보이나 관련 기술 문턱은 낮기 때문이다. 시장 조사업체 SNE리서치는 글로벌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 규모가 오는 2050년 60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폐배터리에서 희귀광물을 회수하는 기술 자체는 관련 업체들이 상당수 보유한 기술이라는 평가다. 업체별로 기술의 격차로 회수효율의 차이가 벌어질 수 있지만 진입 자체가 어려운 시장은 아니라는 시각이다.

국내 배터리 기업 관계자는 "아직 국내 BMR 시장에서 뚜렷하게 주도권을 확보한 기업이 없는 상황"이라며 "시장의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해서 앞으로 배터리 시장 이상으로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진=LG에너지솔루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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