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반의 승리 거둔 애플, 앞길은 가시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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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숙 국제경제팀 팀장
입력 2021-09-12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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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일 주가 3% 급락…"앱스토어 반대론자들과의 전쟁 계속될 것"

애플의 주가가 10일(이하 현지시간) 급락했다. 법원이 애플의 독점적인 사업 방식에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이날 주가는 3.31%나 하락한 148.97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연방법원은 “앱스토어가 아닌 다른 방식으로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 구매 비용을 결제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반경쟁적 조치다"라고 판결했다. 

이번 재판은 게임 '포터나이트' 개발사 에픽게임스가 애플의 앱스토어의 운영 관행이 반독점법 위반이라고 소송을 제기해 열린 것이다. 이번 판결을 맡은 이본 곤살레스 로저스 판사는 "애플의 앱 외부이동 차단 조항은 중요한 정보를 소비자들에게 숨기면서 불법적으로 소비자의 선택을 억압했다"면서 "이런 조항을 삭제하기 위한 처방은 정당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래픽=인베스팅닷컴 갈무리]


그러나 이번 판결은 애플이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독점 기업은 아니라고 판단하면서, 인앱 결제 부분에 대해서만 애플에 규제를 강제했다. 다른 대부분의 소송 쟁점에서 애플의 조치들을 그대로 인정했다. 또 지난해 에픽게임스가 게임 내 결제 시스템을 구축한 것은 기존 애플과의 계약 위반이라면서 손실액을 애플에 지급하도록 했다.

때문에 이번 판결은 애플의 승리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향후 미칠 파장을 고려해보면 꼭 그런 것만도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일 "이번 판결은 애플에는 부분적 승리를 안겨주었지만, 앱스토어 반대 진영과의 싸움이 끝나려면 아직 멀었다"라고 지적했다.

180페이지에 달하는 이번 판결문은 애플 사업 방식에 대한 비판도 포함하고 있다. 때문에 전 세계 경쟁 업체는 물론 디지털 시장 보호와 거대 기술기업들의 지나친 확장을 억제하고자 하는 국회의원 등이 판결문을 면밀히 검토하는 것은 물론 향후 규제 필요성에 대한 근거로 사용될 수도 있다는 게 WSJ의 지적이다. 다만 온라인 데이트 회사인 매치그룹은 WSJ에 "이번 판결은 구식 독점금지법이 법원에서만 고쳐질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알려줬다"고 지적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빅테크의 독과점에 따른 불공정한 상황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애플은 이번 소송에서는 승리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입지는 점차 좁아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CFRA의 리걸 에지 리서치 책임자인 닉 로델리는 고객들에게 보낸 보고서를 통해 "애플 앞에 놓인 리스크는 여전히 크다"고 지적했다. 또 이번 판결은 연방거래위원회의 불공정 기업 관행 사건과 잠재적으로 다른 개발업체 소송과 관련한 지침을 제공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법원 판결로 1000억 달러 규모로 추산되는 앱 결제 시장이 균열을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에 애플의 주가도 흔들린 것이다.

그러나 오는 14일로 예정된 ‘스페셜 이벤트’에서 공개되는 새로운 제품에 대한 열광적인 시장의 반응을 얻어낼 경우 주가의 약세는 단기적으로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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